내일은 오늘 나의 선택에 달렸다

육일약국 갑시다 - 무일푼 약사출신 CEO의 독창적 경영 노하우, 나는 4.5평 가게에서 비즈니스의 모든 것을 배웠다!
김성오 지음 / 21세기북스 / 2007년 7월

이분이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누구보다도 이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 일하고 계신 것 같다. 나는 마케팅 직업을 갖고 있으면서도 마케팅의 부정적 이미지를 떨쳐내지 못했다. 심리전을 활용하고, 'yes'만 나오는 질문을 던져서 궁극의 답을 얻어낸다는 얄팍한 상술 등등에 진저리가 날 대로 난 나로서는 다시 또 한권의 마케팅 책이 나왔나 싶어 읽기가 싫었다.

안 읽었으면 큰일날 뻔했다. 이 책은 그분의 인생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류의 책이다. '로열로드 세일즈'도 그랬고, 자기 신념에 차서 살아온 인생이 고스란히 녹아 있어서 읽는 사람의 가슴도 뜨거워지고 '나태한 내 자신'을 스스로 꾸짖게 만든다.

가진 게 없다고, 남보다 어려운 형편에 재주가 없다고 늘 탓하기 바쁜데, '태산이 높다하되 하늘아래 뫼이로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리 없건마는...'하는 그 말이 딱 맞다. 사람이 제 아니 오르고 산만 높다 하는 것이다.

마산 교방동, 가로등도 버스 정류장도 없는 약국에서 누군가 변화를 가져다 주기를, 내가 갖지 못한 것에 대한 푸념을 택하기 보다, 정말 누구나 몰라서가 아니라 행하지 못해 못하는 '자존심을 버리고, 스스로 홍보하는, 남을 나보다 낫게 여기고 내가 받고 싶은 대로 대접하는'그 자세 하나로 성공을 일구어냈다.

경영학 원론을 10번이나 읽고, 어떻게 하면 그들에게 맞출까를 생각하며 섬긴 약국주인, 그냥 똑똑한 약국주인으로서 '서울대 나왔다며?'하는 소리만 들어가며, 무식한 주변사람들을 무시해가며 살아가는 것도 그가 택할 수 있는 길이었다. 4.5평으로 뭘 하겠느냐고 푸념하고 살아도 살았을 입장인데, 600만원 빚으로 약국을 열면서 빈 약통을 구해다 진열장을 채운 그 주인의 심정이 참으로 와닿는다. 나같으면 푸념을 택했을 텐데.

나같으면...잘난 나를 안 알아봐주는 세상을, 못 가진 자의 원망을 쏟아부었을 텐데. 이렇게 훌륭한 분이 있다니 감동이다. 먼저 이분은 사업전에 인격이 훌륭하신 분이다. 메가스터디를 만든 원인이 여기있구나...

책값 만원이 아깝지 않은 책이다.

이 분의 두번째 저서가 없었으면 좋겠다. 인생을 녹여낸 진국인 이 책 한 권으로 족하다. 말 많고, 글 재주 피우는 경영학자나 호사가 들이 내놓는 책은 트렌드에 따라 이리 바뀌고 저리 바뀌지만 신념대로 살아서 성공한 것으로 몸소 보여준 그 본보기로 족하다. 오랜만에 정갈한 소찬으로 밥먹고 입을 헹군듯, 속이 시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