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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노믹스
돈 탭스코트.앤서니 윌리엄스 지음, 윤미나 옮김, 이준기 감수 / 21세기북스 / 2007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과연 부의 미래는 오고야 만 것이었다. 앨빈 토플러가 예견한 대로 이제는 지식노동자만 살아남는 시대이다. 벌써. 올 것이다가 아니다. 왔다. 누구나 쉬워진 플랫폼에서 다양하게 뛰놀며 오픈 소스로 된 모든 프로그램에 자기 것을 보태고 나눈다. 움켜쥐고 이익을 독식하려면 오히려 시대에 뒤떨어져 버리고 만다.
애플은 과거, OS를 독점하려던 시도를 지금 아이팟에서 다시 하고 있다. 이에 거센 비판을 받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날렵한 디자인으로 명을 이어가지만 어찌 보면 머지 않은 날, 개방하던지, 아니면 문을 닫던지 바람앞의 등불같은 운명에 처했다. 왜냐하면 지금은 프로튜어의 시대이고 모든 지식이 너무나 빨리 변하고 있고,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들은 공룡의 멸망처럼 멸망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누구든지 참여하고 협업하게 되어 있는 시대에 혼자 소스를 움켜쥔다고 해도, 곧 해킹된다. 그리고 함께하는 패러다임을 이해하지 못하면 그 시간으로 끝이다. 왜냐, 인터넷은 평등하다. 이데아고라, 알렉산드리아 등 여러 개념으로 이 책에서 소개된 바와 같이 결국은 '누구나 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플랫폼은 너무나 쉬워졌다.'그리고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 '우리 모두를 합한 것보다 나은 개인은 없다.' 이 명제는 회사에도 해당된다. '모든 고객을 합친 것보다 나은 회사는 없다.' 어떤 연구원도 프로튜어 전부를 합친 것보다 더 빨리 아이디어를 많이 폭넓게 낼 수 있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개인이 전문적인 소비를 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정말 가슴이 뛰고 멋진 일이다. 이미 제작부터 고객이 참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아시아에 움푹한 냄비를 생산해달라는 의견을 유럽이나 미국에 건의해서 아시아만을 위한 라인을 증설하는 부분적인 참여가 아니다. 아예 제품의 아이디어나, 새로운 것을 섞어서 아예 딴것을 만들어 내는 일인 동시에 어디로 튈지 전혀 예상할 수 없는 말 그대로 '오픈'인 것이다.
한편으로 두렵기도 하다. 무한 경쟁이란 단어가 낡아버린 말이 되어버렸는데, 더 속도감있는 단어, 더 치밀하고 지식경쟁력없이는 살아남기 힘들다는, 멸종되고 도태된다는 말을 나타내는 말, 어디 없을까? 그게 위키노믹스가 아닐까.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이 과거의 문화 유산, 소수 지식인의 유산이었다면 이제 위키피디아로 대표되는 오픈 소스의 시대는 비전문가가 없다. 전부가 아마추어지만 전문가로 다같이 참여하고 측정할 수 없는 양과 질의 정보를 생성해낸다. 못하는자? 가만 있는 것이 아니다. 멸종되는 것이다.
실시간으로 인터넷으로 쉐어웨어 프로그램 프리웨어 프로그램이 개발되는 걸 보면 놀랍다 못해 심장이 멈출 지경이다. 세대가 너무 빨리 변하고 있고, 이들 개발자들은 잠도 안잔다는 걸 느낄 때마다 흠칫흠칫 놀란다. 왜냐고? 돈이 안되는 부분이 이렇게 변했다면 당신이 돈벌고 있는 그 분야에 요구사항이 실시간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기대치가 올라가고 있다는 것은 당연지사 아닌가?
레고는 블럭으로 유명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다. 고객더러 이걸로 만들 수 있는 걸 해보라고 했을 때, 오타쿠 들이 만들어 놓은 작품들은 그냥 작품이 아니었다. 예술이었다. 로봇장난감 회사가 개발하는 아이디어는 결단코 고객의 상상력을 넘지 못했다. 고객이 촉발시켜준 상상력과 영감으로 회사는 제3의 상품으로 이동하고, 거기에 새로운 고객의 창의력이 보태져 다음 라인이 나온다. 완성은 없다. 그렇게 숨가쁘게 이 세상은 돌아간다.
스스로 학습하지 못하면 이젠 안녕이다. 접속하지 못하고 위키피디아 처럼 협업의 광장으로 나아가지 못하면 살았으나 죽은 것이다. 로그인이 생명이다. 이 책은 내게 많은 두려움과 도전을 주었다. 밤에 발 뻗고 자지 못할 만큼의 크기다. 동시대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앞으로 얼마나 회전속도가 빨라질 것인지 영감을 주었다.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분야를 찾아서 투신하지 않으면 안되리라는 결심속에 책장을 덮었다. 어설픈 전문가가 추풍낙엽처럼 떨어지고 영감없는 제품으론 결단코 경쟁이 되지 않는 무한 상상의 시대, 게이트가 열렸다는 것을 확인한 독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