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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숲
김준호 지음 / 한평서재 / 2020년 12월
평점 :
📚 바다숲
✍ 김준호 소설
만약 당신이 죽는다면? 그 죽음 뒤 다시 태어나 거꾸로 인생을 산다면?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 지난 일생을 그대로 다시 겪는다면? 시간이 거꾸로 흘러가는 세상 '바다숲'에서 자신의 일생을 되감는 한 남자의 이야기.
밤의 바다숲은 낮의 바다숲과 정반대의 세상이다.
매일 지지 않는 달이 떠 있고 시간이 거꾸로 흘러가는 세상, 그곳이 밤의 바다숲이다.
밤의 바다숲은 거꾸로 시간이 흘러가는 곳, 죽기 직전 노인의 순간으로 태어나 다시 아기가 될 때까지 그대가 낮의 바다숲에서 겪은 모든 일생의 경험들을 똑같이 거꾸로 겪게 될 것이다.
이미 살았던 인생을 변하는 것 없이 그대로 다시 겪는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
데스틴은 이제 뒤로 걷는 것이 당연해졌다.
마치 앞으로 걷는 법을 잊은 것처럼. 그의 시야에 들어오는 모든 것이 그에게서 항상 멀어져갔다.
가진 것을 점차 잃는 것 같았다.
어떤 것을 잃거나, 어떤 것한테서 멀어지는 것에 적응했다.
하지만 뒤로 걷는 그의 등 뒤에, 보이지 않는 많은 것들이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것을 그는 알지 못했다.
그대가 해답을 찾는 것은 사랑에 빠지는 것과 같다오.
눈으로 보는 것도 아니고 귀로 듣는 것도 아니라오. 온몸으로 아는거지.
그대 마음속 깊은 곳에서 무언가 느껴질 때, 분명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걸세.
지금의 데스틴에게 마스크 없이 살기란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니었다.
어릴 때는 몰랐지만 모든 사람이 자신의 상처만 쳐다본다는 걸 이제야 알게 되었다.
사람들이 상처를 보고 눈살을 찌푸리는 것보다, 자기가 그 사실을 모르고 자라왔다는 게 더욱 소름 끼쳤다. 누군가가 자신을 쳐다볼 때마다 마음속 깊은 곳이 칼에 찔린 것처럼 쓰렸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 인생에도 정말 소중하고 행복한 순간들이 많았는데, 왜 나는 불행한 순간들만 기억하고 있었던 걸까. 따뜻한 품속에서 사랑받고 자라며 부모님과 보냈던 행복한 시간, 아무르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함께 가정을 꾸려나간 순간들, 순식간에 쑥쑥 크던 딸의 미소를 보며 함께 놀았던 나날들. 이 모든 순간이 전부 행복이었다는 것을 이제 깨달았어.'
내가 가진 진짜 상처는 나 스스로 만든 마음속의 상처였던 거야.
그에게는 사랑의 표식이 있다고, 그 표식만 이 둘을 연결해 줄 것이라고.
지금도 코로나로 인해 매일 마스크를 끼고 살아야하는 일상으로 많이 답답한데
일평생을 마스크를 끼고 살아가야한다면 정말 끔찍할것같다
입가에 흉측한 상처를 평생 안고 살아가야했던 '데스틴'이라는 노인이 죽은 뒤 보고싶지 않았던 일생을 거꾸로 다시 살아야만 했던...시간을 거슬러보는 삶.
하지만 그 속에서는 마치 비디오의 빨리감기로 인해 놓쳤던 순간들을 기억하게 해주었다.
마침내 요람속으로 들어가며 깨달았던 진실.
그것은 암담했던 현실이 아니라 가족에게 받았던 사랑이였음을...
타임슬립이 아닌 '인생 되감기'라는 설정부터 신선했다.
이미 살아본 시간인데 거꾸로 가니 다 알고 있던 시간들이라고 생각했지만 또 다른 몰랐던 시간을 만나게되고...
순삭하게 만드는 스토리였습니다.
정말 재미있게,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