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자신들의 세상을 만들어가는 아이들의 이야기

초딩 망명 공화국 - 제2회 위즈덤하우스 판타지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ㅣ 파란 이야기 23
노룡 지음, 카인비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0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위즈덤하우스 판타지문학상 우수상 수상작인 <초딩망명공화국>

판타지문학상 수상작 답게 '마수리마트'라는 마법물품 판매소와 같은 판타지적 장치를 설정하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어딘가 많은 비밀을 갖고 있는 것 같은 마수리 마트 사장님.

마트에 물건을 사러온 이들에게 추첨함을 내밀며 경품을 뽑도록 한다.

그 경품에 바로 마수리 마트의 비밀이 담겨 있다.

이 작품 속에서 등장하는 아이들이 있다.

잘하는게 별로 없는 느린 아이 '이서로'

의대를 가야한다는 강압적인 엄마 밑에서 공부에 억눌려 있는 '장방랑'

늑대같은 아빠의 폭력이 끔찍하게 싫은 '은탁수'

이미 똑똑하지만 의대를 가야 한다는 의사부모의 꿈에 수많은 학원에 파묻혀 힘들기만 한 '소우주'

이 억눌리고 아픈 네명의 아이들은 부모의 욕심과 폭력에 그저 속수무책으로 당하지만은 않는다.

일등이 뭐라고 체육을 거부하고 수학시험도 거부하는 서로와

엄마에게 당당히 '나 의사 안될래요'라고 말하는 방랑이,

늑대같은 아빠에게 엄마를 구하기 위해 용기를 내는 탁수,

그리고 학원을 먹어치워버리는 우주까지

이들은 자신의 행복한 삶을 위해 부모에게 당당히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급기야 이 세상의 전원을 끄고 아무도 살지 않는 자기들의 세상에서

그들만의 공화국을 만들고 그들만의 법을 만드는 거대한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자신들의 삶을 당당하게 선택하고 만들어나가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마수리 마트의 마법물건들은 잠시 도와주는 역할 일 뿐.

결국 선택과 해방은 그들 스스로 이루어 냈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어리석고 욕심많은 어른들의 모습을 꼬집으며

동화에서는 극단적으로 표현되어 있는 부모들의 모습을

누구나 조금씩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날 어린이들이 그 부모들의 곁을 떠나버릴 지도 모른다.

어른들이 함께 읽어야 하는 동화책이다.

전학생

전학생 ㅣ 책 읽는 샤미 52
김화요 지음, sujan 그림 / 이지북 / 2025년 8월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날카로운 못으로 철판을 긁을 때 '까득, 끼기긱' 소리와 함께 등골이 오싹하고 머리 끝이 쭈뼛서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런 예민한 감각으로 생활하게 되는 공간이 초6의 교실이 아닐까.

물론 각자 아이들 성향의 차이에 따라 무던하게 지내기도 하고 앞에 나서서 무리를 이끄는 아이가 되기도 하고 구석에서 조용히 존재감없이 지내기도 하고 무리 안에서 눈치보며 지내기도 하고

다 상관없이 마이웨이로 지내기도 하지만 그 모두들 무리의 위치에서 예민한 감각으로 살아내는 곳이 초6 교실 여자아이들의 모습이다.

작가는 그런 예민함을 극대화시켜 아이들의 감정을 표현하였고 이런 구성은 너무 극단적이지 않을까 싶은 부분에 불편한 마음이 들기도 하고 극에 치닫다가 각 인물들의 서사와 함께 사건이 해결되어져 가면서 느껴지는 카타르시스에 오히려 후련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실제적인 교실의 공간은 이렇게 사건이나 감정이 드러나지 않는다. 각자가 느끼는 초 예민감각들을 잘 감추고 포장하여 행복한 초등 6학년 학생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 속을 하나 하나 들여다보면 아프고 슬픈 어린 마음들이 가득하다.

그런 아이들의 마음을 일부러 드러내고 드러내어 괜찮다고 말해주는 그런 동화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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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꼬똥, 나야 김단우야 ㅣ 노란 잠수함 18
지안 지음, 이주희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6월

처음 반려동물을 입양하게 된 나우. 너무나 사랑스러운 꼬똥의 혼자만의 형이 되고 싶어 여기 저기서 질투하게 된다. 아이들의 강아지, 고양이를 향한 열망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것이다.

외동으로 혼자인 나우에게 꼬똥의 존재는 친동생과도 같은 존재일 것이다.

그런 존재가 나보다 친구를 더 좋아하는 것 같다면??

저학년 아이들의 순수한 감정이 이야기 안에 잘 녹아들어 있다.

꼬똥을 향한 절대적인 애정

단우를 향한 질투

눈에 보이는 대로 믿고 화내고 서운해 하는 모습 등

'남'보다는 '내'가 소중하고

'우리'보다는 '내'가 먼저인

저학년 아이들이 가지는 순수한 감정의 소용돌이를

그대로 담아 내고 있다.

자꾸만 목구멍에 꽉 막힌 얼음덩어리가 채워 지지만

나우는 정확한 이유는 모른다.

하지만 그 얼음덩어리가 뱃속으로 슝 내려갈 때 마다

자신도 모르게 한마디씩 자라는 나우의 성장에

슬금 웃음이 난다.

청소년들에게 추천해요.

고백해도 되는 타이밍 ㅣ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황영미 지음 / 우리학교 / 2025년 5월

복잡하고 예민한 시기를 거치는 중학교 시절, 아이들은 관계를 맺느냐, 마느냐에 모든 촉이 집중된다. 관계 맺기에 실패한 아이들은 마치 학교 생활에 실패한 아이들 마냥 취급 받는다. 스스로 왕따를 자처하고 관계맺기를 포기하고 만다. 덤덤한척 하지만 마음 안은 곪아 들어가기도 하고 어둠에 잠기기도 한다. 주인공 지민은 혼급식을 해야 하는 어려움에 처해 있지만 마냥 절망에 빠져있는 캐릭터는 아니다. 나름 온라인에서 위안을 얻어도 보고 자율동아리에 들어가 새로운 관계를 맺는데 애쓴다.그리고 독서동아리 안에서 자존감을 되찾게 된다. 아이들의 현실과 찰떡같은 모습에 웃음이 나온다. 우울했다 설레었다 화가났다 즐거웠다 사랑했다 눈치보았다가 변화무쌍한 지민이의 감정의 변화는 딱 중학교 2학년 아이의 모습이다. 친구들과 관계가 어려운 청소년들이나 짝사랑 중인 청소년들, 자존감이 떨어져 있는 청소년들에게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다. 분명 아이들은 이 책에서 위로를 얻을 것이고 나도 한번 용기 내 볼까? 할 것이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솔직히 작성하였습니다. >

아이들의 땅따먹기, 어른들의 땅따먹기

땅따먹기 ㅣ 스콜라 창작 그림책 86
김지영 지음, 남형식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8월

'땅따먹기'

초록 들판에 선을 그어 자신의 땅, 영역을 표시하는 아이의 모습이 보인다.

그 옆에는 동물 친구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다.

아이와 친구들은 땅따먹기 놀이를 즐겁게 시작하지만

아이는 욕심부리고 시기하고 억지부리고 반칙을 하고 떼를 쓰며

자신의 땅을 넓히는 데에만 온 마음을 쏟는다.

한번, 두번, 세번

결국 아이는 모든 땅을 차지하고 의기양양하게 웃지만

아이의 주변에 남은 친구는 아무도 없다.

아이의 반칙하는 마음으로 넓힌 땅은 어둡고 우울한 회색으로 표현되어 싱그러운 초록색을 뒤덮어 버리는 설정이

인상적이다.

모두 떠나버린 어둡고 음울한 땅에서 친구들을 외쳐 부르는 아이.

과연 친구들은 아이에게 다시 돌아와 줄까?

아이들은 화내고 싸웠다가도 금새 화해하고 다시 논다.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나면 다시 또 그런 행동을 하지 않기 위해 애쓴다.

그게 아이들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어른들의 땅따먹기와 이기주의와 반칙은 되돌이킬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진짜 땅따먹기를 위해 전쟁을 일으켜 죄없는 사람들을 희생시키고도 아무런 죄책감 없이 웃고 환호하는 인간들이 있는가 하면

자연을 이루고 살고 있는 동식물, 원주민 등을 땅따먹기로 몰아내고는 원래 자신들의 것인 양 주인행세하는 이기적인 인간들 투성이다.

우리 인간들의 이기심으로 인해 이 푸른 지구가 어둠의 땅이 되고 인간의 일부만 이 세상에 남겨졌을 때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외쳐 부르면 과연 지구는 다시 돌아와 줄까?

그림책 속 인물처럼 얼른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사이좋게 지내는 어른들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