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화는 밤새도록 끝이 없지 - 두 젊은 창작가의 삶과 예술적 영감에 관하여
허휘수.서솔 지음 / 상상출판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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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을 진정 짝사랑하는 자들의 대화는 밤새도록 끝이 없고 그것이 또 예술이 되고.


당신에게 한 번 질문을 던져보고 싶다.

예술이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당신에게 있어서 예술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예술이란 참으로 정의하기 어려우면서도 어디에나 있으나 모두가 추구하지는 않는 것인 것 같다. 한 마디로 정의내릴 수 없는 예술에 대해서 두 명의 예술가가 대화 형식으로 한 자씩 채워나가는 책이다. 이런 형식의 책은 익숙하지 않으면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두 친구의 솔직하고 거침없는 이야기가 빠져들게 만든다. 같은 테이블 위에 앉아 있고, 나는 휘수와 서솔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는 관조자가 된 느낌이랄까. 솔직히 말하면

너무 재미있다!

예술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에 대해서 진지하게 이야기해 볼 친구가 없었기 때문에 한 가지 주제에 열정을 가지고 끝없는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두 사람이 부럽다고 생각했다. 대화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물고 물어 가장 깊은 심연의 대화까지로 가는데, 나의 지난 대화를 돌이켜 보게 되기도 했다. 나는 최근 이렇게 깊은 대화를 해 본 적이 있는가?

나의 생각을 함께 공유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것은 참 축복이야.


책의 내용을 크게 나눠보자면

1) 휘수와 서솔이 서로에게 보내는 편지

2) 둘의 대화

3) 서솔의 모닝 페이지 / 휘수의 이브닝 페이지 - 각자의 이야기를 담은

두 친구가 주고받는 편지, 대화 모두 너무 감성적이고 진심적이다. 편지같은 것을 오글거린다 이야기하는 세상에서의 둘의 진심. 낭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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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의 예술 영역은 사뭇 다르다. 휘수는 춤, 그리고 서솔은 비디오 아트이기 때문이다. 다른 듯 큰 범주 안에서 예술을 하는 두 사람이 누구보다 진지하게 예술을 대하는 마음이 참 좋았다. 그리고 얼마나 예술을 짝사랑하는 지도 잘 느낄 수 있다. 나는 예술을 한다, 아니면 예술을 즐긴다, 예술을 좋아한다 하는 사람들은 으레 공감할 만한 이야기들이 잔뜩 등장한다. 두 청년들의 수다를 통해서 우리는 또한 좋아하는 예술을 하면서도 가질 수 있는 고충과 고뇌, 현실적 어려움, 불안 등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그래서 더 좋았던 것이 아닐까. 예술이란 멋져! 예술은 최고야! 예술하는 내가 짱이야! 하는 식의 예술뽕(?)이 찬 게 아니라서. 독자를 예술을 모르는 무지랭이로 취급하지 않아서. 나도 항상 불안한 인간이다, 인정하고 있어서. 독자와 함께 예술이란 무엇일까요? 고민해 나갈 수 있도록 질문을 던지는 것만 같다.


책에는 두 사람이 행했던 예술이, 그들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도록 사진으로 실려있다. 나는 항상 예술하는 사람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저렇게 자유롭게 본인의 생각을 표현할까? 어떻게 저렇게 새로움을 매번 만들어낼 수 있을까?

예술을 할 때의 반짝임을 우리는 책 속에서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예술을 하는 사람들이 불안 속에서도 스스로 답을 찾아가며 좋아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하고 응원하게 된다. 인생에 정답은 없고 예술에는 더더욱 없다고 생각한다. 세상이 만들어낸 틀 안에서 찌그러지지 말고 내가 하는 모든 것이 예술임을, 인정하고 계속 발전해나가면 좋겠다.

이 책은 예술을 하는 사람들 외에도 20-30대 청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그들 나이대에 가질 수 있는 불안과 고민을 충분히 같이 풀어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마지막 장으로 가면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파트가 있다.

앞전에 휘수와 서솔이 문답했던 질문들도 있었기 때문에 한 번 나의 생각을 쭉 적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나의 생각을 가지고 나만의 주관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그들이 책 속에서 내내 빛나 보였던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이지 않을까.

예술이 그렇게 거창한 게 아니다. 예술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 본다면, 나조차도 예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술을 대하는 두 사람의 글들 중 가슴에 오래 남을 문구들로 마무리해본다.




우리 대화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예술에 있어 대화는 그 자체로 예술이기도 하며, 수단이 되기도 하고 계기이자 원동력이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저는 계속 당신의 이야기가 궁금할 거예요. 우리 대화를 멈추지 말아요.

p.7


예술을 짝사랑하고 계신가요? 어려운 시절을 보내리라 생각합니다. 당신의 답답함과 상처를 모두 헤어라진 못하겠지만 저도 그 시절을 겪었다는 것만 말씀드리고 싶네요. 희망적인 이야기를 먼저 하자면 예술은 실재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죠. 예술의 사랑은 얻어내는 게 아니라, 느끼는 것이에요.

(중략)

우리는 착각하고 있어요. 옆을 차지하는 는게 아니라 예술이 내 곁에 오게 하는 겁니다. 예술은 햇빛이에요. 저기 저 빝나 보이는 이가 독차지할 수 없어요. 그 빛은 나 역시도 비추고 있죠. 따스함을 느끼는 건 건우리 몫이었어요.

p.35


휘수: 난 이렇게 생각해. 내가 아직 유명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왜냐하면 나는 계속 더 발전하고 있거든. 아직 보여줄 사람이 많다는 게 되게 좋아. 그 지점이 나를 되게 설레게 만들어. '아직 나를 모르는 사람이 더 많다!'

p.57



나도 팔고 춤도 팔고 영상도 팔고 글도 파는 잡상인.

예술가이고 싶었는데.

열심히 살수록 예술과 멀어지는 느낌이다.

어쩐지 떠나온 육지도 안 보이고, 바람 한 점 없는 망망대해에 떠 있는 배 위의 선장.

(중략)

잡히지 않는 마음이 괴혈병에 걸려 흘리는 피처럼 멎지 않는데, 레몬 같은 치료제가 없을까. 너무 간단해서 나중에는 비웃게 될지도 모르는 것.

어리석은 배 위의 선장은 아마 깨닫지 못하겠지.

p.81



휘수: 그럼 '왜 창작하는가?'에 대한 대답도 조금 바뀌려나요?

서솔: 영감을 그렇게 정의하고 나니까, 창작은 제가 살아가는 방식이라고 대답하고 싶어졌어요.

휘수: 창작은 나의 삶의 방식이다.

서솔: 제가 노트에 쓴 말도 있거든요. '의식주'에서 끝나는 게 아니고, '의식주예'다.

휘수: 아하. 내 삶에 있어서?

서솔: 그래서 계속 예술을 포기하지 못하고 짝사랑하며 빙글빙글 맴도는 거죠. 의식주가 다 그렇잖아요. 아파트 살 능력은 없지만 청약 일정 괜히 들어가 보고, 더 맛있는 걸 계속 먹고 싶어 하고, 예쁜 옷 입고 싶어 하고. 그 카테고리에 예술이라는 대주제도 들어가 있는 것이죠. 계속 갈망하는 대주제.

p.187-188



휘수: 할 수 있다면 목숨 걸고 해야지.

서솔: 심장이 뚫려도?

휘수: 응. 심장이 뚫려도. 할 거면 제대로 해야지.

p.102

<정리>

1. 허휘수x서솔의 대화 에세이

2. 예술에 대한 두 사람의 생각과 가치관을 담은 책

3. 청년들이 할 수 있을 법한 현실적인 고민, 불안을 나누는 책

4. 예술을 진정으로 짝사랑하는 두 사람이 만든 예술.

<추천>

1. 예술을 사랑하는 분/짝사랑하시는 분/좋아하고자 하시는 분

2. 허휘수/서솔의 팬이신 분

3. 예술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싶으신 분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서포터즈 자격으로 무상 제공받았으며,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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