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파랑길 인문 기행 - 동해 바닷가 길에서 만난 우리 역사 이야기
신정일 지음 / 상상출판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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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걸은 길에서 바다가 들려준 이야기는


삼면이 바다로 된 나라. 한반도 대한민국. 땅의 경계 끝으로 가면 만날 수 있는 바다, 그리고 바다를 주욱 감싸고 있는 산들은 멋진 장관을 만들어낼 수밖에 없다. 해파랑길이란, 떠오르는 해와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파도소리를 벗삼아 함께 걷는 길"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의 해파랑길은 동해 바닷가길을 의미한다. 동해부터 쭈욱 걸어오는 바닷길. 그 바닷길에서 우리는 무엇을 발견할 수 있을까.


이 길을 걷는 중에 배낭 하나 메고 부지런히 걷고 있는 미국인 관광객을 만났다. 어디를 가는 거냐고 묻자 "한국의 바닷길이 너무 아름다워 무작정 걷고 있다"로 대답했다.

그 길을 열여드레 걷는 동안 힘들어떤 만큼 어린애처럼 행복해지기도 했다. 바다가 되었다가. 넘쳐서 달려오던 파도가 되었다가, 매일 태어나고 스러지는 태양이 되기도 했던 나날이 언제 다시 내 앞에 올 것인가 생각하면 순간 순간 가슴이 벅차오르는 시간들이었다.

(중략)

"우리나라 어느 지역을 가건, 이웃 마을로 놀러 가던 '마실길'이 있고. 나물 캐러 가던 길, 나무하러 가던 길, 과거 보러 가던 길이 남아 있습니다. 그동안에 자동차와 열차가 생기면서 잊히고 사라졌던 그 길을 '찾고', 설령 사라졌으면 잇고,' 그리고 사람들이 걸어가기만 하면 아름답고 역사적인 길이 새롭게 만들어질 것입니다. 나는 고스톱을 못 치지만 '찾고, 잇고, 걷고' 그래서 '쓰리고'만 하면 돈을 가장 적게 들이면서도 아름다운 길을 만들 수 있을 겁니다.

p.7

사라지지 않는 이상, 장소는 수많은 과거의 이야기들을 품고 있다. 그리고 살아 있는 사람은 그 길과 장소에 깃든 이야기를 안다. 이 책은 하나씩 길을 따라 걸으며 그 이야기들을 찾아내는 여정이라고 할 수 있겠다. 특히나 이 책은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정말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은데, 우리가 역사가 깊은 나라인 것은 알지만 이렇게 많은 역사가 있는 줄은 미처 몰랐다. 알지 못했다면 그저 바닷길이겠거니, 하고 바다만 바라보고 지나갔겠지만 그 안에 깃든 이야기를 알게 되니 추후에 그 길을 걸을 때 기분이 다를 것 같다.





아름다운 바다 사진과 길이 아주 많이 수록되어 있다. 이런 예쁜 길들을 눈으로 직접 보고 느낀 저자와 함께 동행한 사람들이 부러웠다. 책으로 읽는 것과 직접 발로 걷는 것은 땅과 천지 차이이다. 걸으며 역사를 되돌아보며, 현재의 바다를 바라보며... 정말 좋은 추억이었을 것 같다.

이 기행문을 읽고 있노라면 우리나라에 정말 아름다운 길들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과 동시에 한 번 해파랑길 걷기에 도전해볼까? 싶은 도전 욕구를 자극하기도 한다. 아주 긴 길일 것이다. 오랜 시간 걸어보지 않은 사람은 아마 발이 짓무르고 발톱이 빠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순례길을 걷는다는 마음으로, 이야기를 가진 땅을 자근자근 밟아가며 내 마음 속에 길을 새기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행문만의 생생한 묘사와 심리 묘사가 눈에 띄었다. 직접 걸어본 사람만이 느껴볼 수 있는 문장들이 마음을 울렸다.

내가 바다를 좋아한다면 해파랑길은 절대 질릴 수 없는 도보 여행 코스가 될 것이다. 상상해보라. 옆에는 바다가 잔잔히 파도를 안고 가고, 나는 그 위를 걷고 있고, 하루 종일 철썩이는 소리를 들으며 걷는다는 것은. 마음의 안식과 새로운 경험을 부여할 것 같다.

생생한 경험들을 읽어보고 해파랑길을 느껴보기를 바란다.


바닷가 길을 따라가는 도보 답사는 전혀 지루하지 않다. 청량한 소리를 내면 부서지는 파도 소리를 듣고 멀리 수평선 너머로 오고 가는 배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평소 잊고 있던 시문마저 떠올라 마음을 흔들어대니 그 설렘이란 쉽게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이다.

높은 산은 낮은 바다에서부터 시작되지 않는가. 그 바다가 오늘 잠잠하다. 하지만 이 고요가 언제까지일지는 아무도 모른다. 한순간에 길을 넘고 산을 넘을 파도를 간직한 바다. 그 바다를 옆에 두고 걷는 이 길이 좋다.

p.29



앞서거니 뒤서거니 묵묵히 앞만 보고 걷는 일행의 모습이 마치 행군하는 병사처럼 보인다. 누가 시켜서 하는 고생이라면 면원망을 하거나 욕설이라도 퍼부을 텐데. 저마다 자발적으로 선택한 여정이니 불평조차 할 수 없다.

"걸을 만한가요?"

일행에게 말을 건네니 "너무 좋은데요"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어쩌면 걷기를 선택한 사람들에게는 당연한 대답일 것이다.

p.57



"선생님, 우리가 볼 때는 걸어가고 우리가 보지 않으면 차 타고 가는 것 아닙니까?"

나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던그 말. 그 말이 결국 나를 더욱 정직하게 걷게 만들었다. 옛 사람들은 "발과 눈은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곤 했다. 그러한 일련의 말들이 힘겨운 길에서 허우적대면서도 한 발 한 발 정직한 걸음을 걷게 했는지도 모른다.

p.106



요즘 우리의 하루 벌이는 얼마나 될까? 우리가 도보로 닿는 목적지까지 차편을 이용한다면 지불해야 할 1만 원 정도의 차비를 수입으로 잡아야 할까.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된 일상을 뒤로하고 나와 고작 1만 원 수익? 잠들어 있던 소가 깨어나 웃을 일 아닌가. 그런데도 온종일 길을 걷다 객지 숙소에서 하루를 마감할 때면 참으로 부자 된 마음에 뿌듯해 하지 않는가. 그래, 세상에는 결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것들이 많았지. 육체 노동으로 이루어지는 자원봉시, 애틋함, 그리움, 슬픔과 기쁨, 그 많은 것들에 느리게 걷는 도보 답사도 해당될 것이다.

p.200



멀고도 먼 길. 아름다운 산천 경관을 배경 삼아 펼쳐진 망망한 바다를 따라 걸어온 길. 그 길이 너무 아름다워 슬펐다. 모든 감정의 원인은 하나임을 이 길을 따라 걸으며 느꼈다. 지극한 절경에 경탄하는 순간 가슴 저 밑바닥을 치고 올라오는 아릿한 슬픔을 함께 느꼈으니. 너무 아름다워 슬픈 길, 그 길을 다리가 아플 만큼 마음껏 걷고 싶다. "욕심은 눈을 멀게 한다"는 속담이 있다. 하지만 한 번 걸으면 눈이 멀어도 좋을 길, 여한이 없는 길, 그 길이 바로 바다를 바라보며 걷는 대륙으로 가는 동해 해파랑길이다.

p.309

바다는 인문학을 가지고



인문 기행이라는 제목에 걸맞게 이 책은 기행문만 있는 것이 아니다. 위에서 언급했듯 역사 이야기가 가득 들어있고 역사와 더불어 문학, 인문학이 쉴 틈 없이 휘몰아친다. 그렇기에 이 책을 지루하지 않게 끝까지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을 읽는 여정은 해파랑길을 걷는 여정과 동일하다고 ㅅ생각한다. 활자로만 마주한다는 것을 잊을 정도로 풍부한 이야기들과 지식, 바다에 어느새 정신을 뺏겨 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 뿐 아니라 인문학과 특히 문학(시)에 관심 있는 사람이 읽어도 너무 좋을 듯하다.

인문학적 지식이 넘친다는 게 이런 거구나, 하고 느낄 수 있었다. 길을 걸으며 이런 글들을 연관지어서 떠올릴 수 있다는 것은, 도보 여행이 매우 알찼다는 생각이 든다.

기행문이지만 감성이 충만해지는 시간. 이거야말로 일석삼조가 아닐까 싶다. 바다도 보고, 길에 깃든 이야기들도 알게 되고, 여러 가지 글들을 통해 인문학적 지식도 채우고.

훗날 해파랑길을 걷게 된다면 나도 한 번 떠올려 보고 싶다. 나만이 알고 있는 이야기, 바다와 가장 잘 어울리는 글들을.


노인은 바다를 늘 '라 마르lamar'라고 생각했는데, 이는 이곳 사람들이 애정을 가지고 바다를 를부를 때 사용하는 스페인어였다. 노인은 바다가 큰 은혜를 베풀어주기도 하고 빼앗기도 하는 무엇이라고 말했다. 설령 바다가 무섭게 굴거나 재앙을 끼치는 일이 있어도 그것은 바다로서도 어쩔 수 없는 일이려니 생각했다.

p.34



다시 나가 바라본 밤바다에서는 파도 소리를 자장가 삼아 작은 배들이 무심히 떠 있다. 흔들리는 뱃전에 기대어 앉아본다. 나는 누구인가. 그리고 나를 따라나선 도반들은 누구인가. 방랑자인가 여행자인가? 문득 헤르만 헤세의 『방랑』이 떠오른다.

우리들은 사랑을 어떤 대상으로부터 떼어낸다. 우리들은 사랑 그 자체만으로 만족한다. 마치 우리들이 방랑을 하면서도 어떤 목적지를 찾는 게 아니라 방랑 그 자체를 즐겨 언제나 방랑의 길 위에 있기를 바라듯이.

그렇다면 나는 누구일까? 수많은 세월 정처 없이 도처를 떠돌고 있는 나는 진정 누구인가? 그 의문이 살아 있는 화두가 되어 가슴을 후려친다. 애잔함으로 흐르는 시간, 바람결에 배가 드세게 흔들리고 어둠은 홀로 깊어져 간다.

p/199

<정리>

1. 해파랑길 기행문

2. 역사+인문학+여러 글 인용

<추천>

1. 역사를 좋아하시는 분

2. 인문학을 좋아하시는 분

3. 도보여행을 좋아하시는 분/ 도전해보고자 하시는 분

4. 해파랑길의 매력을 느끼고 싶으신 분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서포터즈 자격으로 무상 제공받았으며,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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