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은 누가 간호해 주나요 - 간호사 비자의 마음 처방전
최원진 지음 / 상상출판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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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와 에세이의 결합


인스타에서 간호사 이야기로 인스타툰을 그리고 있는 비자 작가의 에세이이다. 인스타에서는 간호사라는 직업적인 면을 볼 수 있었지만, 에세이에서는 간호사로 일하는 모습 이외에도 '최원진'이라는 한 사람에 대해서 알아갈 수 있는 내용들이 많이 담겨 있다. 사적인 경험들을 많이 담았기 때문에 평소에 작가에 대해 더 알고 싶었던 사람이라면 충분히 많은 것을 알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또한 인스타툰을 먼저 연재했었기 때문에 에세이에도 여러 컷 만화가 등장한다. 귀엽기도 했고, 글로 읽었던 것을 그림으로 다시 한번 읽어 글과는 색다른 느낌을 주기도 했다. 만화를 읽는 느낌도 들어서 좋았다. 글만 읽으면 지루할 때도 있는데 그럴 틈이 없게 만들어준다고 생각한다. 인스타에서는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컷만화가 삽입되어 있다. 우리가 잘 몰랐던 간호사가 되기 이전의 작가의 이야기, 작가가 평소 가지고 있었던 생각들을 확인할 수 있다. 인스타에서 만날 수 없었던 작가의 모습을 보니, 뭔가 친근한 느낌도 들었고 SNS에서만 볼 때보다 심리적 거리감이 더 가까워진 느낌. 

만화도 좋아하고 에세이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읽는 내내 만족스러울 것 같다. 모든 화에 컷만화를 곁들인 것은 아니지만, 꼭 필요한 부분에 그려낸 것이 과하지 않았다. 이렇게 한 장 한 장 읽어가다 보면 어느새 마지막 장을 넘기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내 마음은 누가 위로해 줄까요

이 책은 전 연령 상관없이 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그중에서도 역시 간호사의 직업을 가지고 계신 분들께서 읽어보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아무래도 작가도 간호사로서의 일들을 그려내고 있기 때문에 현장에 있는 간호사분들이 그렇지 않은 분들보다 훨씬 더 많은 공감과 위로를 얻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간호사 태움 문제가 많이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는 요즘이다. 가뜩이나 간호사 업종은 열악하기로 유명한 곳인데 태움이 자연스럽게 여겨지고 있고, 그것을 계속 답습하고 있는 문제를 우리는 너무 늦게 알아버렸다고 생각한다. 이제라도 많은 사람들이 태움과 간호사들의 처우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해서 다행이긴 하지만, 그래도 아직 멀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는 아직도 바뀌어야 할 점이 너무나도 많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다. 간호사도 아닌 나도 이렇게 느꼈는데 간호사분들은 얼마나 마음 깊이 공감하실지.

간호사들의 힘든 업무 환경과 더불어 그들을 진심으로 위로하는 말들에서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 덤덤하게 책 한 권에 써나가기까지 얼마나 많은 마음고생을 하셨을지 그 깊이는 전부 알 수 없다. 그저 나는 책을 읽으면서 분노를 하고, 당장 현실을 바꿀 수 없다는 사실에 한 번 더 분노하는 수밖에는 없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어주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간호사분들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봐 주었으면 좋겠다. 진심으로.

물론 간호사분들께만 필요한 책은 아니다. 이 책은 음, 자신 스스로에게 확신이 없는, 아직 여린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읽어보면 좋겠다. 작가가 단단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는 온전히 알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여태까지의 인생을 살아오면서 깨달은 사실들과 사람들에게 공유하고 싶은 내용들이 청춘들이 읽는다면 정말로 많은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느꼈다. 마인드를 바꿀 수 있는 말들이 정말 많았다. 인생을 조금 더 살아본 사람이 사람이 건네는 위로였기 때문에 조금 더 가슴 깊숙이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 같다. 작가는 인스타툰을 시작하기 전까지 고민도 많이 하고 확신이 없었지만, 시작하고 나서는 하길 잘했다고 한다. 늦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늦지 않았음을. 하고 싶은 게 있다면 도전해 보면 좋겠다.



휘둘리지 말자. 나의 속도로 나아가자. 타인의 말이 나의 삶을 뒤흔들 순 없다는 것을 거듭 인식하자. 어떤 결과가 나에게 닥치든 내가 선택한 길에 대한 결론이라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 그저 부끄럽지 않게 나의 길을 가면 그걸로 충분하다. 내가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할 것이다.

p.45



병원에서 생사의 갈림길을 자주 목격하며 우리가 '하루'를 가볍게 여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우리의 하루는 생각처럼 평범하지 않다. 가끔 지나치게 지루하고, 또 진부하게도 느껴지는 반복되는 일상이 절대 무가치한 것은 아니다. 우리는 이토록 불확실한 생에서,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 운 좋게 하루를 잘 버틴 거다. 그러니 '오늘'은 행운으로 가득 찬 시간 덩어리라고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설령 힘든 하루였다고 해도, 당신이 무사히 그 하루를 넘겼으니 말이다.

p.62





남과 나를 비교하고 부러워하는 마음이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았다. 그래도 전보다는 그 에너지를 나 자신에게 쏟게 되었다. 나를 인정하고 내 삶을 살아내는 것. 그것보다 완전한 사람은 없으니까. 나만의 속도를 찾으면 타인과 나를 비교하지 않고도 나아갈 수 있다.

p.179

<정리>

1. 인스타툰을 그리는 '비자' 작가의 에세이

2. 만화+에세이 결합

3 개인적인 경험과 간호사의 경험을 담은 책

4. 마음의 위로를 주는 책

<추천>

1. '비자' 작가를 알고 계신 분

2. 만화나 에세이를 좋아하시는 분

3. 간호사 태움 문제에 관심 있으신 분

4. 간호사로 일하고 계신 분&20-30대 청년들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서포터즈 자격으로 무상 제공받았으며,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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