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간지 디자인도 감성적이었다. 저자인 장재인 씨가 가수이기 때문에 직업적 특성을 살려 목차 제목을 1집, 2집 이런 식으로 한 것을 보고 과연 1집부터 4집까지 어떤 이야기를 펼칠지,, 각 앨범(?)은 어떤 주제를 가지고 있는지 궁금했다. 마치 내가 가수의 앨범을 구매한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책 구성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바로 이 QR코드이다. 사실 누군가의 에세이를 읽으면서 가장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설명을 할 때 왠지 궁금해 시각적인 혹은 청각적인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는데 저자가 특히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서는 이렇게 QR코드가 삽입해, 궁금하면 언제든 더 알아볼 수 있게 도와준다. 책 표지면 몰라도 내부에 QR코드가 있는 건 처음 봐서 신기하기도 했고 저자를 좀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고 해야 할까. 책을 읽으면서 나름 쏠쏠한 재미가 있었다. 마지막으로는 메모장을 그대로 가져온 듯한 부분이다. 이미 에세이라는 것 자체가 저자의 이모저모를 알아갈 수 있는 수단이라고 생각하는데, 그에 더해 아주 사적이고 혼자 끄적인 듯한 글들은 온전히 저자의 사적인 공간으로 데려다주는 역할을 했다. 그런 날이 있지 않은가. 별거 아닌 것으로도 글을 쓰고 싶어지는 순간이. 너무 사소해서 누구한테 말하기도 민망한 것들. 그런 것들을 가감히 보여주는 기분이 들었다.
타이틀만 가지고 날 판단하기에는 내가 너무 소중해서

타인이 '나'를 보고 판단하는 나만의 이미지가 있을 것이다. 그건 직업적인 것일 수도 있고, 누군가의 이미지에 대한 것일 수도 있고 아무튼간에 굉장히 다양할 것이다. 그건 나를 만들고, 나의 고유의 이미지를 굳히는 데 한몫을 할 수 있다. 그리고 타이틀은 대부분 긍정적인 것이지 않을까? 잘하고 사람들이 보기에도 자랑스러워질 것 같은 모습들. 하지만 가끔은 내가 가지고 있는 타이틀이 지칠 때도 있다. 보여주기 위한 타이틀인데도 그 타이틀로만 판단하는 사람들과 한 가지의 타이틀로만 판단되는 내가 싫은 느낌이랄까. 심지어 내 내면은 겉에 드러나는 것과 훨씬 다른 사람인데 누군가 그걸 알고 실망하면 어쩌지? 나는 여태까지 이게 나인 줄 알았는데, 사실 그게 아니라면? 하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되는데, 아무래도 가수이고 대중들에게 모습이 비춰지는 장재인 씨는 그런 마음이 더 심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서 <타이틀이 필요할까>라는 제목을 지은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