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장애가 있나요?
권주리 지음 / 강한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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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사랑에는 장애(disorder)가 있나요, 아니면 장애(obstacle)가 있나요?



장애(disorder)와 장애(obstacle).

장애(disorder)은 직접적으로 가지고 있는 장애를 의미한다. 눈이 보이지 않는 것, 팔이 한 쪽 없는 것, 말을 하지 못하는 것 등이 포함된다. 장애(obstacle)은 물리적인 장애를 뜻한다. 결혼을 하고자 하나 집안의 반대로 인해 하지 못하는 경우, 너무 멀리 있어서 만나지 못하는 경우 등을 이야기할 수 있다.

당신의 사랑에는 두 가지의 장애 중 어떤 것이 문제가 되겠는가?

우리는 신체적 장애는 사랑의 힘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말을 하지만, 실제로 장애를 가진 사람이 나의 연인이라면? 나의 배우자라면? 혹은 나의 아들, 동생, 엄마, 아빠 등 나의 가족이라면? 우리는 과연 아무 조건 없이 그 사람을 그대로 보고 사랑할 수 있을까?

당신의 사랑에는 두 가지의 장애 중 어떤 것이 문제가 될 것 같은가?



당신을 사랑해, 당신이 어떤 모습이던지



저자인 권주리씨는 현재 남편이신 박항승 씨와의 첫만남부터 결혼 후 아이를 낳은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따스한 에세이 속에 담아내고 있다. 박항승 씨는 팔과 다리 한 쪽이 없으신 장애인이셨기 때문에 저자는 첫 만남을 매우 망설였다고 한다. 그 마음이 이해가 되는 게, 장애를 가진 사람과 함께 하면 일반 사람보다 신경 써야 할 것들도 있고, 타인의 시선에서도 결코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좋아한다고 해도 쉽사리 사귈 수 없을 것이다. 이 모든 고민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굉장히 성숙한 사람일 것이고.

그녀의 현실적인 고민들, 장애를 가진 사람과의 연애를 담은 이 책은 저자가 처음부터 항승 씨를 받아들이고, 우리에게 가볍게 장애는 사랑에 있어서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이야기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가장 보통의 일반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었고, 끝에서는 나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나를 보고 어떤 사람들은 "장애인과 사귀는 것에 대해 더 당당한 척,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듯"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처음엔 그 사람을 찾아가 멱살을 잡고 싶을 정도로 화가 났지만 곰곰이 따져 보니 그게 맞았다. 나는 일부러 더 당당한 척했다. 나의 선택에 대한 신념을 지키기 위해, 내가 사랑하는 항승이 더 이상 상처받지 않고 살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실천하기 위해 더 당당하게 행동했다.


편견 어린 시선들에게 말하고 싶다. 우리의 사랑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사랑이 아니라 그냥 항승과 주리의 사랑이라고.

둘에게는 아팠던 기억이 될 일을 덤덤하게, 그리고 당당하게 글을 써내리기까지 얼마나 많은 마음 아픈 일을 겪어야 했으며, 그 마음을 둘이서 치료해야 했을까. 상상만 해도 가슴이 아찔하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함께 타고 있는 사람들의 무수한 시선들을 견뎌야 했을까.

이렇게 말하는 나는 과연 한 번도 나와 다른 사람을 동물원 원숭이 보듯 보진 않았는지 반성하게 된다.

그래서 더욱 나는 이들의 사랑이 애틋하며, 조금이라도 편견을 가진 사람들의 시선을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조금이라도 주리와 항승의 이야기를 읽어본다면 내가 그 동안 너무 편견 속에 살아가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그들도 보통 연인들처럼 밥을 먹고 데이트를 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신체의 일부분이 없어 조금 불편할 수도 있으나, 그들은 불편함에 적응하며 살아간다.

인간 대 인간으로, 우리는 그들을 이상하게 볼 필요도, 불쌍하게 볼 필요도 없다.

아니 오히려 편견 어린 시선으로 보는 우리를 더 불쌍히 여겨야 할지도 모르겠다.




사랑은 불가항력이다. 아무도 답을 알 수 없지만, 그 위험한 모험을 계속하게 만드는 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사랑에는 장애(disorder)보다 장애(obstacle)이 존재하는 것 같다.


 



외부의 결함에 굴하지 않고 한 사람을 사랑하는 주리, 그리고 그녀의 내면의 가치를 더욱 성숙하게 만드는 항승.

그들의 앞에 앞으로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둘은 잘 헤쳐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둘은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일까?

바로 이 둘처럼 나를 있는 그대로 봐주는 것, 내 모든 것을 주고 싶은 것. 이것이 바로 사랑이 아닐까.

에세이였기 때문에 더 솔직하게 들여다볼 수 있었던 책. 항승씨와 주리씨의 성숙한 내면에 반하게 되고, 나도 언젠가는 그들처럼 진정한 사랑을 만날 수 있을까 궁금해지는 책이었다.

<정리>

1. 에세이

2. 저자와 남편의 이야기를 진솔히 담아낸 책

3. 사랑에 장애는 문제가 될까?에 대한 문제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게 만드는 책

<추천>

1. 에세이를 좋아하시는 분

2. 사랑이 뭔지에 대해 알고 싶으신 분

3. 저자와 항승 씨의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

4. 나도 모르게 가지고 있던 편견을 깨고 싶으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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