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사람들의 연애 이야기가 길게 서술되는 것이 아니라 단편 영화를 보듯 짤막하게 이어지는 것이 좋았다.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더 보게 만드는 것 같아서. 또한 이야기마다 똑같은 문체로 서술한 게 아니라 다른 식으로 서술된 점이 읽기가 더 좋았다. 손발이 오그라드는 연애 소설이 아니다. 정말로 단순한 사랑들. 이게 사랑이야? 할 만한 것도 사랑이 될 수 있는, 그런 소설이었다.
읽으면서 눈물이 지어지는 이야기도 있었고, 내가 이해하기 어려운 사랑도 있었지만 그것도 사랑이겠거니 하고 생각하면 그냥 이해하게 된다.
한 가지 읽으면서 아쉬웠던 점은 조금 더 다양한 사랑 이야기를 넣었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충분히 다양한 이야기들이지만, 세상에는 남자와 여자와의 사랑만 존재하는 것은 아닐테니 말이다.
읽으면서 나는 지금 어떤 사랑을, 어떤 연애를 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할머니가 할아버지를 위해 매일 밥을 하시고 말을 거시고 할아버지가 아플까봐 걱정을 하시는 것도 사랑이겠고, 내가 집에 늦게 들어가는 날이면 걱정이 되어 밤 늦게까지 주무시지 않고 기다리시는 부모님도 사랑이겠고, 맨날 투닥투닥 싸우고 미워하기도 하지만 항상 제일 먼저 생각나는 동생에게 주는 감정도 사랑이겠고, 길거리에서 떠돌아다니는 강아지를 보면서 눈물 짓는 나도 사랑일 것이다. 생각해보면 나도 정말 다양한 연애를 하면서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또 어떤 다양한 연애를 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새삼 내가 연애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게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이 없는 삶을 정말 암울할 것 같으니까.
책 뒤 마지막 문구가 참 마음에 든다. 이 책 한 권을 정말 잘 요약해 놓은 한 줄이라는 생각이 든다.
누가 봐도 별 볼 일 없는 사람들의 누가 뭐래도 특별한 사랑 이야기
누가 봐도 연애소설, 이기호 저, 위즈덤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