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괜찮았습니다. '박보영'은 <초능력 커플> 이후로 두 번째로 보게 되었는 데 역시 아직은 신인이어서 그런지 연기 스타일이 비슷해서 오히려 친숙하더군요. 저는 그녀보다 오히려 손자 역의 '왕석현'의 능글맞은 연기가 더 신선했습니다. 특히 그 '썩소'는 영화 후 그를 뜨게 만든 트레이드 마크가 되었더군요. 어찌나 자연스러운지 정말 놀랐습니다. 차태현에 대해서는 더 설명할 필요가 없겠지요.
영화 <과속스캔들>의 주제는 역시 '가족애'입니다. 한국도 대가족 시대에서 핵가족 시대로 넘어오면서 급격히 가족해체를 경험하고 있는 데 그 사회적 진통이 만만찮습니다. 개인주의와 황금만능이 결합하면서 가족간 범죄도 증가일변도여서 걱정되기까지 합니다. 이제는 가족참상에 대한 기사가 실려도 사람들은 더이상 놀라지 않는 지경에 와 있습니다. 게다가 경제적으로도 힘든 2009년 신년 벽두에 이와같이 따뜻한 가족영화가 상영되었다는 점에서 무척 고맙게 생각합니다. 만약 2007년이나 2008년이었다면 이 영화는 이렇게 흥행하지 못했을 지도 모릅니다. 2009년도였기에 사람들이 마음속 깊이 숨겨둔, 간절히 원하는, 그것을 이 영화가 꺼내 주었기에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호응을 한 것이 아닐까요.
영화를 보는 내내 <라디오스타>를 떠 올렸습니다. 주인공이 라디오 DJ를 맡고 있다는 것과 떠나간 소중한 사람을 라디오 방송을 통해 다시 찾는다는 것 등 닮은 부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라디오스타>에서는 크게 물결 친 감동이 <과속스>에서는 약하더군요. 이것은 한정된 시간이라는 제약을 가진 영화의 한계일지도 모르지만 두 영화가 가진 차이점이기도 합니다. 아마 둘 다 보신 분이라면 이해하실 수도 있을 겁니다. 더 거론하는 것은 저도 재미가 없거든요. ^^
어려운 시기에 힘을 주는 가슴이 따뜻해지는 영화.
<과속스캔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