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집약형 기업 - 직원 1인당 수익을 최대로 올리는
로엘 브라이언 외 지음, 김명철 외 옮김 / 세계사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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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방 후 곧이어 터진 한국전쟁으로 이 땅은 폐허가 되었다. 전쟁이 끝난 후 한국에 대한 세계의 평가는 ‘미래가 없는 나라’로 종결되었다. 하지만 30년 후 세계는 스스로 보는 눈이 없었음을 자인하고 새로운 평가를 내렸으니 ‘기적의 나라’였다.

  한국은 미국과 일본 등에서 들여온 차관과 기술이전을 바탕으로 전통적인 제조기업-주로 중화학 부문-을 육성하여 철강·조선·자동차·가전 등의 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섰고 자본을 투입해 산업을 더 키워나갔다.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렸을까. 1997년 세계의 경제가 흔들리는 조짐이 보이더니 이내 ‘IMF 사태’라는 폭풍이 되어 한국을 들이쳤다. 미처 준비가 되지 못한 한국은 폭격을 맞은 듯 크게 주저앉았다.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한 결과였다. 거품을 걷어 낸 결과는 참혹했다. 기업과 개인의 파산이 이어졌고 곧이어 사정의 칼날이 들이치면서 이 사회는 실업자를 양산해 냈다. 그대로 주저앉을 수 없었던 한국은 심기일전하고 다시 전투에 돌입한 결과 위기를 극복해 냈고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여 크게 성공했다. 제2의 성공시대가 찾아온 것이다. 바로 인터넷과 맞물려서 말이다. 그 때는 그런 줄만 알았다.

  하지만 우리의 현주소는 어떤가. 이른바 닷컴 기업의 붕괴 후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면 경쟁력을 갖춘 중소기업은 많지 않다. 이제 미국발 금융위기로 세계의 경제가 위태로운 이 때 우리는 무엇을 지향해야 하는가.
  로엘 브라이언과 클라우디아 조이스는 <사고집약형 기업>에서 직원 당 수익률을 대폭 향상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설탕사원-생산적인 일을 하지 않으며 기업의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 80%에 해당하는 사원-이 있다면 쫓아내거나 재교육 등을 통해 사원들을 관리해야 한다. 직원들의 머리에 든 무궁무진한 창조적 아이디어를 끌어내어 한곳에 모아 효과적으로 교류시키고 산업성장시대의 유산인 계층적 조직구조를 새로운 시대에 맞게 판을 다시 짜 해당 관리자들에게 인사권과 지식활용에 관한 재량권을 주어 유연성을 최대한 높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성공한 사고집약형 기업에서는 직원이 기업의 부를 만들어내는 무형자산의 근본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직원들의 지식을 한곳으로 모아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는 조직으로 새롭게 설계하라고 조언하며 그 방법을 알려준다. 더 이상 자본증대에 의한 기업성장은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는 것이다.

  책에 따르면 2007년 시가총액 기준 상위 30개 기업(미국)을 분석한 결과, 1995년에서 2005년 사이 직원당 수익은 평균 3만 5,000달러에서 8만 3,000달러로 증가했고 자본수익률은 17%에서 23%로 증가했으며 이 기업들의 시가총액 중앙값은 340억 달러에서 1680억 달러로 약 5배나 증대됐다. 저자는 이러한 시가총액의 상승 동력은 자본이 아니라 바로 직원당 수익률이었다고 설명한다. 직원 1명의 수익이 5배 증가하면서 시가총액도 5배 늘어나게 됐다는 것이다. 

  내수시장이 취약한 우리나라의 경우 수출에 특히 의존하기 때문에 지금까지처럼 제조상품만 해외로 판매하는 방식으로는 저성장 시대로 돌입하고 있는 세계에서 살아남기 힘들다. 앞으로도 국내 사정상 수출에 의존해야한다는 명제는 변하지 않는다. 게다가 외국인 직접투자가 예전만큼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지금 우리는 어떤 길을 선택해야할까. 생각을 전환하면 길이 보인다. 지식경영에 그 길이 있다. 직원당 수익률을 극대화하려면 기존과는 달리 인적자원관리를 새롭게 해야 하며 급변하는 세계 속에서 신속한 대응을 위해서는 각각 책임자를 믿고 보다 큰 재량권을 줘야 한다. 인재를 외부에서 들여오기보다 교육을 통해서 이미 있는 인재를 성장시키는 방향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리더는 이 모든 것을 총괄하고 관리할 책임자를 곁에 두고 스스로는 비전을 제시하고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한다. 이것이야말로 미래 기업이 지향해야 할 자세일 것이다.

  우리는 그러한 기업들이 존재하고 있다. 전통적인 제조업에서 시작하여 시대의 흐름에 맞게 체질은 변화시키고 첨단 디지털 기술을 접목시켜 시가총액을 더욱 키운 자랑스러운 기업들이 있다. 게다가 닷컴 거품이 꺼지며 벤처기업이 무너졌다고 하지만 그 와중에도 무형자산-지식상품-을 무기로 오히려 더 성장하고 새로운 길을 모색한 기업도 있다. 벤치마킹할 대상은 충분히 있으니 붕괴된 기업에게서 교훈-도덕적 결함 등-을 배워 다시는 그런 전철을 밟지 않도록 하면 된다.

  이미 전통적인 제조기업인 자동차·항공·조선 등은 지식집약도 상승으로 수익성이 높아졌고, 가전산업은 서비스와의 결합으로 기존 수익뿐만 아니라 신규수익 창출까지 가능해졌다. 앞으로는 지식과 서비스의 조합으로 시너지 효과를 발생시켜 보다 큰 상승을 유도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는 위기의 시대를 살고 있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 경제를 살리자는 구호를 외치고 있지만 정작 정책은 이상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매우 중요한 이 시기에 잘못된 정책으로 기업이 크게 흔들리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빌 게이츠 MS 전 회장은 향후 10 년간의 변화는 지난 50년 동안의 변화보다 더 클 것이라고 언급했고, 인텔의 앤디 글로브 회장은 향후 5년 이내 인터넷 등 정보기술을 비즈니스에 접목시키지 못하는 기업은 도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대로 된 기업가라면 무엇이 옳은지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남은 것은 역사를 통해 교훈을 얻고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들여 실천하는 것뿐이다. 

  <사고집약형 기업>에서 강조한 방법을 통해 한국 기업들이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수출 감소 추세를 역전시켜 향후 이 나라가 지식 수출 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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