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철학자다 - 초록시리즈 1
한스 루드비히 프리제 / 솔출판사 / 1993년 8월
평점 :
절판


전통적으로 철학은 아이들에게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인식되어 왔고, 어린이에게 철학을 교육한다는 문제에 대해서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다. 철학은 개념이 난해하고, 논리의 일관성이 중시되므로 어른들에게도 어려울 것인데, 생각이 얕은 어린이들이 어떻게 철학을 할 수 있겠느냐는 생각이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러한 견해를 정면으로 반박하며 불식시킨다.

철학적 사고는 상식이나 과학적 사고와는 달리 기본 전제부터 의심하고 그 궁극적 원인과 질서를 해명하고자 시도한다. 바로 이 점에서 아이들은 어른들보다 오히려 더 철학을 향해 열려있다 하겠다. 이 책에 제시된 아이들의 수많은 대화 사례들은 수수께끼로 가득한 아이들의 세계가 얼마나 신비로우며, 그 기묘한 의문과 해답의 열쇠들이 얼마나 깊은 철학적 차원을 담고 있는지 생생하게 보여준다.

이 책은 성인의 사고가 더 완숙한 것이며 어린이의 사고는 발달 이전의 것으로 저급하다는 견해를 거부한다. 사물의 본질에 대해 끊임없이 의문을 가지고 알려하는 아이들과, 세계에 대한 경이로움은커녕 개인적 이해관계에 집착하여 사물을 임의로 규정하고 자신에게 합리화시키는 어른들의 사고 가운데 어느 것이 더 유치하다고 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철학은 궁금증으로부터 출발한다. 어린이들에게는 순수하고 진지하며 발랄한 질문들이 끊이지 않는다. 우리는 어른들이 귀찮게 여기는 어린이들의 질문들 속에 깊은 철학적 논의가 들어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어린이들은 성장하면서 호기심과 경이로움을 묻어둔 채 세계의 불가사의한 일들을 당연한 것으로 여겨버리거나 생각하기 귀찮아하게 된다. 따라서 어릴 때의 호기심과 앎의 욕구를 끈질기게 지속시켜 주기 위해서는 철학 교육이 필수적이다. 철학은 이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어린이들의 호기심과 통찰력을 길러 전체성과 완전성을 향한 그들의 탐구를 도와줄 것이다. 이 책은 그 가능성을 여타의 심리학적 견해와 비교하여 정확하게 제시하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개성있게 노는 아이 색깔있게 크는 천재
육상희 / 백성 / 1993년 4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저자가 프랑스에 사는 동안 두 아이를 그곳 유치원에 보내면서 경험한 일들과 감상을 서술한 것이다. 저자는 프랑스의 유치원 교육을 소개함으로써 우리나라 교육의 방향을 암시해주고, 우리 어머니들에게 바람직한 자녀 교육 방향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자신의 경험을 서술함으로써 제시한다.

이 책을 통해 본 프랑스의 교육에서 가장 부러운 것은 선생님들의 확실한 교육관이다. 선생님들이 어느 누구의 간섭도 없이 그 반의 시간표를 단독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책임과 의무를 한꺼번에 부여하는 자율행정이 생활의 한 부분으로 자연스럽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 원장 선생님이라도 각 반 선생님들의 수업 방향에 대해서는 어떠한 간섭도 할 수 없다고 소개한 것을 보면, 선생님들의 신성한 권리를 느낄 수 있다. 선생님들의 교육 방침은 시청 소속 교육담당 장학관의 교육지침을 직접 따르지만, 이 때에도 장학관은 교육의 기본 틀만을 정해주는 것이지 세세한 교과지도 영역에 대해서는 선생님 각자의 지도력에 일임시키는 형태를 취한다. 선생님들이 자율적으로 만들어 수업을 전적으로 선생님의 책임 하에 이루어지게 하는 것이다. 또한 한국에 비해 프랑스 선생님들은 각종 행정 업무를 거의 하지 않는다는 점도 독특하고 부러운 일이다.

이 책에서 프랑스의 어머니들은 한국, 일본을 비롯한 동양 어머니들이 대체로 자식과의 관계가 유별난 것 같다고 지적한다. '한국 일본 엄마들은 자식과의 관계가 굉장히 밀착된 듯이 보이더군요. 어느 정도 거리를 두는 프랑스적인 관습에서 보면 상당히 독특해 흥미롭더군요. 그러나 그 정도가 너무 깊어서 엄마들이 자식이 해야 될 일마저 대신 해주는 단계까지 가면 지나친 거지요. 마치 애들은 가만히 있고 부모들만 극성을 떠는 것처럼 보일 때도 많더군요.' 우리나라의 교육이 어떻게 하여 그곳 어머니들에게 소개되었는지는 모르지만, 하나도 틀림이 없는 옳은 지적이다.

저자는 우리의 부러움을 사는 프랑스 교육의 내용은 확고한 국가 제도에 바탕을 두고 있음을 지적한다. 우리나라는 교육 개혁의 필요성에 대해서 목소리만 요란할 뿐 그 내용은 졸속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우리는 프랑스의 교육에서 기본에 충실한 교육을 볻 받아야 할 것이다. 우리처럼 당장의 가시적인 효과에만 집착하거나, 획일적인 기준으로 모든 것을 평가하려고 해서는 자발적이고 창의적인 교육은 기대할 수 없다. 단순히 지나간 지식을 모방하지 않는다는 프랑스의 교육 방침에 우리는 관심을 집중해 볼 필요가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철학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현대철학교육론
T.W.바이넘 외 / 서광사 / 1991년 5월
평점 :
품절


오늘날 우리나라에서는 대학의 철학과에서 행해지는 교육이나 철학개론 수강을 통한 단기간의 접근 이외에 철학을 접할 수 있는 길은 극히 제한적이다. 고등학교에서도 철학 과목이 개설되어 있기는 하지만 그 역시 우선 양적으로도 너무나 척박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 결과 인문학의 전반적인 침체와 더불어 철학 역시 쇠락해 가고 있으며, 그에 따른 철학계의 반성과 철학 교육에 대한 대대적인 연구 작업이 요청됨에도 불구하고 그 노력은 너무나 미비한 실정이다. 그러나 이러한 가운데에서도 철학 교육에 관한 제반 논의들을 한데 묶은 책이 있으니 바로 <철학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이다.

이 책은 철학 교육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그 방법을 모색하려는 철학자들 십수명의 글들을 모은 것이다. 영미철학자들이 중심이 되어 쓴 글이기 때문인지 분석철학적 견해에 충실하거나 분석철학자들을 겨냥한 논의에 한정된 점이 있어 우리로서는 아쉽기도 하나, 여러 학자들이 서로 다양한 부분에서 철학 교육에 대해 접근하였기 때문에 풍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글에 따라 소박한 제안에 그친 내용도 보이지만, 우리의 교육 현실을 생각하면 그마저도 신선하게 다가온다. 또한 다양한 글 사이에도 그 중심에 있어 추구하는 바는 일치하는 것으로 보인다. 즉, 그것은 철학교육의 목표가 철학사의 단순한 전달이거나 교양 지식의 제공에 있는 것이 아니라, 철학을 통하여 자기 반성과 완성에 이르게 된 체험을 함께 나누어 가짐으로서 '철학함'으로 인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에게 철학 교육은 지식의 제공과 획득이 아니라, '대화'이어야만 함을 일깨워준다.

책 가운데 몇 차례 등장하는 설문지 형태의 표는 실제 철학 교육을 시행하는 데 응용할 만 한 것으로,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이렇게 교실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도구들이 개발되기를 기대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유를 위한 교육
R.M.Hutchins / 학지사 / 1994년 3월
평점 :
품절


20세기의 서구 사회는 '생활적응'이라는 문제가 교육의 핵심적 관심사로 등장하였다. 자유교육이 중심을 이루고 있었던 종전의 모습과는 대조적으로, 학교에서는 자유교육을 축소함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추방하고자 하는 움직임마저 일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 허친스는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을 교육의 위기로 파악하고 그것을 극복하려고 노력한 사람 가운데 하나이다.

그의 시각은 희랍의 전통에 기반을 두고 있다. 허친스가 상정하고 있는 교육이란 인간이라면 누구나 소유하고 있는 이성을 최대한으로 실현하는 데에 있다. 여기서 이성이라는 것은 단순히 실생활에 유용한 수단을 찾아내는 능력이 아닌, 지성이나 지혜를 의미하는 것이다. 이 이성은 교육을 통하여 실현되며, 그 결과로 인간은 비로소 인간다워진다. 허친스는 '인간에게 있어서 추리력은 새가 날고, 말이 빨리 달리고, 맹수가 그의 먹이에 사나운 것처럼 타고난 것이다.'는 퀸틸리안의 말을 인용하면서, 인간이 본유적으로 가지고 있는 이성적 능력을 개발시킬 것을 주장한다.

허친스는 도덕적이고 지적인 개혁을 위해서는 사람들이 인간의 본질, 인생의 목적, 국가의 목적, 신의 질서에 대한 참된 신념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이것이 바로 이성의 빛 안에서 결정된 공동선인 것이다. 이 공동선은 인간의 욕구 활동과 노력들에 의해 이룩되어야 하는데, 이는 교육 제도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평생에 걸친 학습하는 사회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우리는 이를 통해 '평생 교육'에 대한 그의 관심을 엿볼 수 있다.

이렇듯 허친스는 기존의 물질주의, 현세주의, 과학주의 및 세속주의에 대해, 즉 대중문화에 정면 도전을 했다. 그는 고등교육의 직업주의, 반지성주의, 문화적 고립주의를 비판하였다. 그것들은 너무 편협하고 즉시적이라는 것이다. 허친스가 생각할 때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교육이란, 사유하는 것을 배우도록 도와주는 교육이며, 지성을 사용하는 것을 배우는 일로 압축된다. 즉 교육은 이성 또는 지성을 개발하는 교육이며, 인류의 지적 전통을 알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 그가 이성의 능력과 지성 도야를 강조하는 과정은 지나치게 당위적 호소에 그치고 있을 뿐 명쾌한 논리는 부족해 보인다. 실제로 별다른 전제도 없이 '∼해야만 한다'는 서술로 끝나는 문장이 수 차례 잇달아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 한편으로 인간 존재에 대한 형이상학적 규명이 반드시 그의 견해대로만 이루어져야 한다는 보장 역시 없다. 결국 허친스의 견해를 의미 있게 검토하기 위해서는(오히려 이것은 그의 의도와 합치할 수도 있겠는데) 형이상학적 탐구의 선행을 요구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성을 소유한 인간의 궁극적 실재와 가치를 추구한 허친스의 태도는, 방향을 잃고 방황하는 현대인들의 가치관에 경종을 울리기에 충분해 보인다. 특히 대학이 취업학원화 되고 인문학이 위기를 넘어 종말로 향하는 듯한 작금의 우리 현실에서 그의 목소리는 더욱 의미있게 다가온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철학과 아동 문음사 교육학연구 11
G.B.MATTHEWS / 문음사 / 1990년 10월
평점 :
품절


우리의 교육 현실을 보면, 철학이라는 분야는 어떤 방향에서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에 관한 논의는 고사하고. 그것을 가르쳐야 한다는 당위적 요청조차도 아직 실현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특히 어린이 철학 교육에 대한 연구를 하는데 있어서는 아직까지도 그 가능성과 당위성에 대한 고찰이 선행될 수밖에 없다.

그 이유로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 중에 하나는 전통적인 어린이관(觀)이, 어린이의 철학은 불가능하거나 잘못된 것이라고 보는 견해에 머물러 있음을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어린이가 사고발달단계상 철학을 접하기에는 미흡함이 많다고 여기는 인지발달론적 교육심리학의 접근에 대한 어린이 철학교육 주장자들의 비판을 통해, 어린이들의 사고에 대한 근원 시각을 전환하고자 시도한다. 그리고 그 시도는 독자에게 상당한 설득력을 가지고, 전통적 어린이관을 바꾸기에 충분할만큼 작용한다.

궁극적으로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어린이들의 사고가 오히려 '철학함'에 대한 훌륭한 조건이 될 수 있음을 알게 된다. 저자는 어린이들의 행동에 대한 수많은 사례들을 통해 그들의 사고가 살아 있는 철학적 활동임을 우리에게 일깨워 준다.

이 책에서는 어린이 철학 교육의 목표 및 교육 방법론에 대해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어린이들이 사고야말로 가장 철학적인 형태를 띠고 있으며, 더 나아가 어린이들은 이미 철학을 하고 있는 주체임을 확실하게 보여주었다는데 의의를 찾을 수 있겠다. 참고로 이 책이 시사하는 점을 기반으로 하여 어린이 철학 교육의 제반 내용에 대해 알고자 하는 사람들은 서광사의 <어린이를 위한 철학 교육>을 읽어보길 권장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