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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있게 노는 아이 색깔있게 크는 천재
육상희 / 백성 / 1993년 4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저자가 프랑스에 사는 동안 두 아이를 그곳 유치원에 보내면서 경험한 일들과 감상을 서술한 것이다. 저자는 프랑스의 유치원 교육을 소개함으로써 우리나라 교육의 방향을 암시해주고, 우리 어머니들에게 바람직한 자녀 교육 방향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자신의 경험을 서술함으로써 제시한다.
이 책을 통해 본 프랑스의 교육에서 가장 부러운 것은 선생님들의 확실한 교육관이다. 선생님들이 어느 누구의 간섭도 없이 그 반의 시간표를 단독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책임과 의무를 한꺼번에 부여하는 자율행정이 생활의 한 부분으로 자연스럽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 원장 선생님이라도 각 반 선생님들의 수업 방향에 대해서는 어떠한 간섭도 할 수 없다고 소개한 것을 보면, 선생님들의 신성한 권리를 느낄 수 있다. 선생님들의 교육 방침은 시청 소속 교육담당 장학관의 교육지침을 직접 따르지만, 이 때에도 장학관은 교육의 기본 틀만을 정해주는 것이지 세세한 교과지도 영역에 대해서는 선생님 각자의 지도력에 일임시키는 형태를 취한다. 선생님들이 자율적으로 만들어 수업을 전적으로 선생님의 책임 하에 이루어지게 하는 것이다. 또한 한국에 비해 프랑스 선생님들은 각종 행정 업무를 거의 하지 않는다는 점도 독특하고 부러운 일이다.
이 책에서 프랑스의 어머니들은 한국, 일본을 비롯한 동양 어머니들이 대체로 자식과의 관계가 유별난 것 같다고 지적한다. '한국 일본 엄마들은 자식과의 관계가 굉장히 밀착된 듯이 보이더군요. 어느 정도 거리를 두는 프랑스적인 관습에서 보면 상당히 독특해 흥미롭더군요. 그러나 그 정도가 너무 깊어서 엄마들이 자식이 해야 될 일마저 대신 해주는 단계까지 가면 지나친 거지요. 마치 애들은 가만히 있고 부모들만 극성을 떠는 것처럼 보일 때도 많더군요.' 우리나라의 교육이 어떻게 하여 그곳 어머니들에게 소개되었는지는 모르지만, 하나도 틀림이 없는 옳은 지적이다.
저자는 우리의 부러움을 사는 프랑스 교육의 내용은 확고한 국가 제도에 바탕을 두고 있음을 지적한다. 우리나라는 교육 개혁의 필요성에 대해서 목소리만 요란할 뿐 그 내용은 졸속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우리는 프랑스의 교육에서 기본에 충실한 교육을 볻 받아야 할 것이다. 우리처럼 당장의 가시적인 효과에만 집착하거나, 획일적인 기준으로 모든 것을 평가하려고 해서는 자발적이고 창의적인 교육은 기대할 수 없다. 단순히 지나간 지식을 모방하지 않는다는 프랑스의 교육 방침에 우리는 관심을 집중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