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리의 작은 부엌칼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문기업 옮김 / 문예춘추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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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춘추사에서 에밀리의 작은 부엌칼을 표지 디자인을 산뜻하게 바꿔 출간했다. 일본 작가 모리사와 아키오가 지은 책이다. 동화 느낌이 물씬 풍기는 표지 디자인-진열하기 앙증맞은 책이다.

" 그 사람의 눈앞에서 내가 이 무기를 손에 들면-. "


에밀리의 작은 부엌칼 중에서 제목과 아기자기한 표지에서 눈치챘지만, 무기는 칼이겠지. 세상만사 시끄럽고 오해도 받는 에밀리는 '친족'을 찾아 어느 날 어촌을 향한다. 그곳에 에밀리의 할아버지가 살고 있다.


할아버지는 아무런 연락을 십수 년 끊고 살던 손녀가 찾아왔지만 큰 감정의 동요는 없다. 늘 그 자리에 함께한 듯 낚시나 하러 가자 한다. 그리고 이름도 낯선 쏨뱅이를 잡아 할아버지는 손녀의 미각을 살리고 쓴 기억도 살려낸다.


예전에 읽었던 카모메 식당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또 다른 음식 힐링 책이다. 왜 이토록 일본인은 음식에 매달리는가. 일본 드라마를 여러 편 볼 때마다 꼭 등장하는 밥상, 진심으로 던지는 "쓰고 이 すごい" 의 홍수. 에밀리의 작은 부엌칼도 어쩔 수 없구나. 내가 분명 우리말 책을 읽고 있지만 계속 내 귀에서 들리는 쓰고 이의 대행진.


에밀리는 소박하지만, 인생이 진짜로 녹아든 음식을 준비하고 먹는 과정 중 내려놓지 못했던 불편한 가족을 마주할 수 있었고, 배신감에 사로잡힌 친구와의 기억도 마주하며 용서하고 회복하게 된다. 한편의 귀여운 만화를 보는 듯한 귀여운 이야기 - 에밀리의 작은 부엌칼  편하게 이 가을 읽을만한 책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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