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혼을 만지고 간 책들 - 곤고한 날에는 이 책을 본다
김병종 지음 / 너와숲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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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그림으로 장식된 표지가 눈에 들어옵니다. 처음에는 고뇌에 찬 한 인간이라 여겼지만 다시 살펴보니 나사렛 예수가 가시면류관을 쓴 채 하늘을 쳐다보며 피눈물을 흘리는 모습입니다. 실과 면으로 이루어진 그림을 기교로 감동하고 감상할 때가 많은 데 이런 그림은 제가 그림을 몰라서 언뜻 보기에 쉽게 그릴 수 있는 그림이라고 무식한 생각도 할 수 있습니다. 그림이라는 게 화가의 인생을 걸고 그렸을 때 빛을 발하는 모양인지 다시 가만히 쳐다보니 화가의 관록이 느껴지는 것도 같네요. 책을 읽다보니, 김병종 교수는 서울대 미대 교수였습니다. 표지에 인쇄된 예수의 두 눈은 홀연히 하늘을 응시합니다. 그가 벌린 입으로 읋조리는 내용은 아마도, 


“아버지여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 (누가복음 23:34)


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아쉽지만 이 책에는 내가 읽었던 책이 단 한 권도 없습니다. 저자인 김병종 교수님의 독서 수준이나 취향이 확실히 저와 다르다는 방증일 겁니다. 다독하는 분은 주로 한 장르만 읽지 않는 법이므로, 저 역시 제 취향을 넘어 교수님이 읽으셨던 책 중 일부는 찾아 읽어볼 예정입니다. 그가 소개한 책 중 저는 세 권을 책을 그나마 들어보았고, 소장하고도 있습니다. 네, 소장만 하고 아직 읽기 전입니다. <나니아 연대기> 작가 C. S. 루이스의 <순전한 기독교 : Mere Christianity>와 A. W. 토지의 <GOD>, 그리고 H. D. 소로의 <월든> 이 그것입니다. 


이 책을 다 읽고나니, 교수 님의 독후 기록이 사실 상당히 고상하고, 심미적이라고 느꼈습니다. 한마디로 제 독해력으로 좀 난해한 관념이 많다고 느껴졌는데요. 그래서인지 그가 읽었던 책 목록 중 제가 찾아서 읽고 싶은 책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 중, 전현수의 <생각 사용 설명서>는 한번 찾아 읽어볼 예정입니다. 이 책 역시 기독 서적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네 믿음은 네 생각이 된다

네 생각은 네 말이 된다

네 말은 네 행동이 된다

네 행동은 네 습관이 된다

네 습관은 네 가치가 된다

네 가치는 네 운명이 된다"

는 간디의 명언을 떠올리게 하는 책 같아서 읽어보고 싶습니다. 


김병종 교수의 책 소감은 밀도 있고 버릴 말이 없을 정도로 정제된 상태입니다. 그래서 한 문장 한 문장을 천천히 곱씹듯 읽지 않는다면 내가 지금 뭘 읽은거지 하면서 저는 집중이 잘 되지 않았습니다. 이런 말을 반복하는 이유는 글이 조금 더 해학적이었다면 좋았겠다고 느꼈습니다. 아마도 요즘 아이 입시 문제도 있고, 학생들 관리 문제로 제 머리가 너무 복잡하게 훼손된 상태여서 그럴 수도 있고요. 


평소 기독 서적을 즐겨 읽는 분이나, 고명하신 분의 추천을 받고 싶으시다면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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