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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괄량이 길들이기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정유선 옮김 /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21년 4월
평점 :


한 줄 평
영어로 읽고 싶다. 이유는- 우리말로 읽으니 이건 뭐 너무 평이한 이야기다
코미디라고 하기에는 웃기지도 않고 차라리 분노가 살짝 치밀어 올라왔다
『말괄량이 길들이기』 가 막장인
4가지 이유
1. 왜 케이트는 철이 없다고 말하는 거지? 개연성이 없다. 모든 등장인물은
알려고 하지 않는다.
2. 비앙카는 한두 번 본 남자에게 혹해
아비 몰래 결혼을 한다고?
3. 대놓고 사기 친 사위를 받아들이는
아버지는 무슨 생각으로 사는가?
4. 길들이다니?
그러나 그만 흥분하자.
이건 셰익스피어가 쓴거라고!!!!
흥분을 식히고 시대상과 풍자를 봐라
셰익스피어가 이 소설을 쓴 시기가 1590년에서 1592년 사이라고 전해진다.
☆극속의 극☆
비렁뱅이 슬라이를 속이는 서막으로
시작하며,
슬라이는 영주의 계략에
휘말린지도 모른 채
연극 한 편을 보기 시작한다.
지가 영주인줄 착각한다.
그 연극이 『말괄량이 길들이기』이다.
올가미 안에 올가미가 있는 셈이다.
슬라이가 영주의 치밀한
올가미 안에 걸렸고,
그 희극 자체가 또 하나의
거짓말같이 서로 속고 속이는 내용이
주를 이룬 희극이라니.
이걸 치밀한 구성이라고 해야 할지
한낱 유치한 장난이라고 해야 할지
당황스럽다. 그러나 셰익스피어다 좀더 참고 더 읽어내려가보자 ;)
☆위장, 가장, 변장☆
슬라이 Vs. Lucentio
서막과 본극 모두
똑같이 중심인물이
위장되거나 위장하는 역할로
등장한다. 본극이 진행되면서
루첸티오의 위장은 외형적인
위장으로 그치지만,
말괄량이 카타리나(케이트: 애칭)와
그의 남편이 되는 페트루키오는
내면을 가장한다.
페트루키오는 아내가 된
케이트를 "길들이기"위해
평소에 하지 않던 행동과
언사를 일삼는다.
페트루키오는 케이트의
원래 본성을 찾아주기에
열성을 다한다. 발광한다고 밖에는.
이건 뭐, 케이트의 유산에
눈이 먼 건지,
정말 그녀와 사랑에 빠진 건지
알 길이 없다. 내가 보기엔
그냥 돈에 눈먼 남자다.
어쨌거나
나는 케이트에게 연민을
느낀다. 비앙카에게 몰린
아버지의 사랑을 받지 못한 나머지
자신을 스스로 방어하고
보호하기 위해 몹시 괴팍하게 군다.
마치 아이들이 누군가의
관심을 끌기 위해 비행을
저지르거나 말썽을 일으키는
심리다. 케이트는 자기 앞에 유산에 눈이 멀어 결혼하겠다고 온갖 생난리파티
를 하는 남편의 병적인
유치한 행동을 목격하면서
마침내 자신을 투영한다.
그리고 평범하고 지루하기
짝이 없는 요조숙녀로
변한다.
사실 나는 케이트가
끝까지 변하지 않기를 바랬다.
그녀의 남편은 그녀를 굶기기도 하고,
미친 ㄴ처럼 태양을 달이라고
말하라 하고, 달을 태양으로
하라고 했다가
늙은 남자를 아리따운 여자이니
가서 말을 걸라는 범죄행위에
가까운 강요도 서슴치 않는다.
웃자면 웃을 수도 있지만,
이게 중세 시절이었으니
망정이지 셰익스피어가 현대에
이런 구성으로 썼다면
그는 표현의 자유니 뭐니
여자들한테 벌써 매장당했다.
대낮에도 길거리를
돌아다니지 못하고 혼자
방에 갇혀 라면 택배 봉지를 뜯고
있었을 노릇이다.
아, 이건 시대극이고,
풍자극이니 그만 흥분하자.
이번 기회에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내용은 막장이지만,
이렇게 읽게 되어 참 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