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 스톡홀름신드롬의 이면을 추적하는 세 여성의 이야기
롤라 라퐁 지음, 이재형 옮김 / 문예출판사 / 2021년 2월
평점 :
절판


제목 17일 Mercy, Mary, Patty 


저자 롤라 라퐁


출판 문예출판사 


장르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


옮긴이 이재형 (불어 → 한국어)



한 줄 평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픽션화 시킨 독창적인 소설


프랑스어 원작 밖에 아마존에 뜨는 게 없다. 영어로 번안되지 않은 소설이다. 



타깃 오디언스 - 누구에게 적합한 소설인가


나는 넷플릭스를 구독합니다. 물론 영화, 미국 드라마, 영국 드라마를 즐겨 볼 때도 있지만 내가 좋아하는 다큐시리즈(Docuseries)를 가장 자주 시청합니다. 다큐시리즈는 주로 범죄 이야기 구성이 주를 이루는데요. 



다양한 다큐멘터리 영화나 다큐멘터리 TV 시리즈를 감상할 수 있는 넷플릭스


모든 이야기는 재창조될 때 신문의 기사마저도 기자의 시각이나 의견에 따라 어쩔 수 없이 편향적인 보도나 기술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저는 실제 있었던 사실에 근거한 다큐멘터리를 좋아합니다. 그래서 이 독특한 구성의 소설 17일을 선택했습니다. 이 소설은 저를 결코 실망시키지 않았어요. 다큐멘터리는 실사가 화면 가득 움직이며 극적 구성을 통해 시청자에게 흥미와 감동을 준다면, 소설은 활자를 통해 독자 나름대로 등장인물을 상상하여 떠올리고, 상상할 수 있는 기회를 허락합니다. 



소설 17일의 줄거리


세뇌인가 선택인가라는 제목이 눈에 띕니다. 사실 소설의 중심을 이루는 실존 인물 패트리샤 허스트에 대해 제가 아는 바가 없었어요. 워낙 범죄 다큐멘터리를 자주 보아서 제가 아는 인물인가 검색을 해봤는데 익숙하지 않은 인물이었어요. 이 소설의 바탕은 1974년 벌어진 거대 언론사 상속녀 납치 사건입니다. 허스트가의 평가는 그리 달갑지 않은 시기였습니다. 워낙 거대 기업인지라 유명 정치 인사에게 주목을 받는 위치에 있었지만 시민의 사랑을 받는 기업은 아닌 것으로 소설은 이야기합니다. 소설의 주인공 교수는 패트리샤 허스트를 변호하는 입장에서 그녀를 둘러싼 신문 기사, 여러 녹취 테이프를 취합하여 보고서를 작성합니다. 


제목 17일일이 의미하는 바는? 


우리말 제목은 17일입니다. 제목 서평 마감일을 17일로 봐서 제가 헷갈리기도 했는데요. 소설 속 교수는 당초 2주라는 촉박한 시간 안에 피의자 패트리샤 허스트에 대한 자료를 모두 취합 정리하여 보고서를 작성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17일은 그 날짜를 넘겼다는 의미입니다.


"여러분은 보고서를 써야 해요. 이 모든 걸 다 읽어볼 시간은 없을 거예요. 그러나 이 엄청난 양의 기사들을 종합할 수 있어야 하죠!" 당신은 주어진 기간 안에 반드시 이 일을 마쳐야 하지만, 그 기간이 최대 2주일밖에 안 된다는 사실을 강조했습니다.


소설 17일 중


사건의 중심을 이룬 1970년 시대상을 이해해야.


진 네베바 교수는 미국인입니다. 그는 프랑스 작은 마을의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을 의뢰받고 현지 조수 한 명을 고용합니다. 영어를 팝 컬처를 통해 배운 프랑스인 비올렌입니다. 소설 속 비올렌의 역할은 필터 없이 미국 사회를 신망하던 다수 젊은이들을 대표하는 철부지 캐릭터로 소설이 진행되는 동안 성숙한 시민으로 발전합니다. 결국 진 교수와 패트리샤 납치 사건을 알아가면서 좀 더 거대 세력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알아 가는거죠. 마치 진 교수는 이 어린 조수의 인생 멘토를 자처하기 위해 이 일을 벌인 거 같기도 합니다. 혹은 교수의 역할은 어린 조수 같이 세상을 편협하게 바라보는 젊은 세대에게 눈을 들어 세상을 바라보라는 신호탄을 터뜨리는 사람 같기도 합니다. 70년대는 미국에서 히피 문화가 전성을 이루던 때입니다. 냉전 체제가 한창이던 시기입니다. 당시 미국의 경제는 엄청난 호황을 누립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굶주림에 시달리는 빈민층의 골은 더욱 깊어지는 겁니다. 당연히 이에 대한 반발로 공산주의를 표방하는 세력이 활발한 테러 활동을 합니다. 자본주의에 신물을 느낀 반대 급부가 히피족만 있는 건 아닌거죠. 그 시대상을 이해하고 책을 읽는다면 이야기 흐름과 등장인물의 내면 성장을 더욱 깊게 바라볼 수 있을 겁니다. 



꼭 말하고 싶은 "너" 2인칭 시점


2인칭 시점이라니요? 책의 1/3 지점을 통과하면서도 만연체로 쓰인 글이 저에게 너무 적응이 되지 않아 책을 내려놓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작가가 왜 이렇게 난해한 시점을 중심에 두었을까요? 소설이지만 진짜 이야기에 바탕을 둔 소설이므로 좀 더 르포 형식의 구성을 원한 것으로 보입니다. 소설 속 "너"는 진 교수를 가리킵니다. 이 관찰자는 프랑스에 거주 중인 진 교수의 마음도 보고, 조수의 마음도 들여다봅니다. 2인칭이지만 전지적 작가나 마찬가지입니다. 소설에서 "너"가 자주 등장할 수밖에 없는데, 나도 모르게 이게 나 - 박샘을 지칭하는 것 같아 계속 저는 혼란스러웠습니다. 사실 저는 이런 시점이 많이 생소하고 책을 읽는 내내 불편했습니다. 이런 점을 작가는 노린 것일까요? 한 가지 팁이라면 이 소설을 읽을 때 "너"를 "그녀는, 진은"이렇게 바꾸어 읽으시면 편할 겁니다. 


첫날, 당신은 방금 비올렌이라는 이름으로 불린 여성에게 계약서를 쓰면 좋겠다고 말했지요. 당신이 사용한 이 계약이라는 단어가 좀 거창하게 느껴져서 비올렌은 괜히 주눅이 들었습니다.


소설 17일 중


위의 책 내용을 다음과 같이 바꿔서 읽으시면 편합니다. 


첫날, 당신[진 박사]은 방금 비올렌이라는 이름으로 불린 여성에게 계약서를 쓰면 좋겠다고 말했지요. 당신[진 박사]이 사용한 이 계약이라는 단어가 좀 거창하게 느껴져서 비올렌은 괜히 주눅이 들었습니다.


2 인칭 시점 소설 17일을 쉽게 읽는 방법


스톡홀름 증후군 Stockholm Syndrome


 

스톡홀름 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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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홀름 증후군은 인질이 범인에게 동조하고 감화되는 비이성적인 심리 현상이다. 피해자가 가해자를 변호하는 현상이며, 인질이 아니더라도 일부 매 맞는 배우자나 가족의 일원, 학대받는 아이들도 이와 비슷한 심리 상태를 나타낸다고 한다.


위키백과 발췌


스톡홀름 증후군은 자극적인 심리학 이론이다. 파괴적이고 위험하기까지 하다. 이 이론을 근거로 많은 폭행이 설명되고, 소설도 생산되고 있다. 이 글의 중심인물인 패트리샤도 같은 상황에 놓인 것일까? 이 용어는 1973년 스톡홀름 노르말름스토리의 크레디트반켄 은행을 점거하고 은행 직원을 인질로 잡았던 사건에서 이름을 따왔습니다. 당시 인질과 한 무리의 범인은 6일 동안 정서적으로 친밀해졌고 후 인질은 이 가해자 무리를 옹호하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진 대 기인한 사건입니다. 1974년 패트리샤 인질 사건은 1973년 명명된 스톡홀름 증후군 이론을 다시 한번 뒤 받침 해주는 사건으로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소설 17일은 읽어볼 만한 사실에 기초한 소설입니다


심리 스릴러 소설을 즐기는 분에게 적합한 책으로 보입니다. 거기에 스톡홀름 신드롬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긴 호흡으로 즐길 수 있는 책입니다. 2인칭 시점이 무척 난해하지만 한 번쯤 이런 시점으로 쓰인 책도 읽어보시면 색다른 맛이 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가 프랑스어를 안다면 원서로 확인해볼 텐데, 영어만 좀 아는 정도라 번역이 매끄럽게 되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프랑스어 원작 자체가 글이 난해한 건지 책을 읽다 보면 한 문장이 다른 글에 비해 상대적으로 길고 질질 끄는 듯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제가 독해력이 수준 미달인가 하면서 읽었습니다. 김훈 선생님 소설만큼 시원시원하게 읽히는 책도 없는 거 같아요. 



자, 오늘은 롤라 라퐁의 17일 독후감을 남겼습니다. 좋은 날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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