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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사람답게 참교사가 걷는 길 - 열두 교사가 넘어온 열두 고개
김광철.김민곤.이주영 지음 / 우리교육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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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학창 시절은 선생님들에 대한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그래서 전교조가 출범하자 전교조를 응원했다. 하지만 내 관심은 참교육에만 맞춰졌을 뿐, 교육노동자로서 선생님들의 인간다운 삶에 대해서는 생각지 못했다. 전교조 선생님들의 해직에 분노하기는 했지만 그건 권력에 대한 분노로 향했지, 선생님들의 삶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시간이 흘러 어느새 전교조가 결성된지도 30여 년이 흘렀고, 나 역시 그만큼 나이를 먹어서인지 문득문득 전교조 선생님들의 근황이 궁금해질 때가 있었다.

이 책은 최전선에서 치열하게 싸웠던 열 두 명의 전교조 선생님들이 현재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를 취재해 쓴 글이다. 계간 우리교육에서 3년 동안 연재한 걸 묶은 책이다. 선생님들은 지금도 역시 치열하게 살고 있었다. 자신이 사는 지역에서, 지역에서 필요한 일들을 자기 자리에서 꾸준히 하고 있었다. 역시 대단한 선생님들이라는 감탄이 나왔다.

가장 인상 깊었던 건 2016년 세상을 떠난 tvN 피디 이한빛 PD의 부모이기도 한 이용관 선생님의 이야기였다.

 

전태일 열사는 재단사였다. 재단사는 사장 다음으로 현장을 운영하는 힘을 갖는 정규직이다. 재봉사는 물론 시다(보조)들한테는 막강한 권력자였다. 그러나 15세 전후 어린이.청소년들이 착취당하는 모습을 보고 견딜 수 없었다. 최소한 근로기준법이라도 지키는 환경을 만들고 싶어 갖가지 길을 찾다 절망해서 끝내 불꽃 같은 목숨을 태웠다. 이한빛도 드라마를 찍는 현장PD로 비정규직들을 관리하는 정규직이다. 그런데 자신이 결국 노동자들을 착취하는 앞잡이에서 벗어날 수 없음에 절망해서 풀빛 같은 목숨을 내려놓았다.

 

이 문장을 읽으며 선생님들의 마음도 함께 이해할 수 있었다. 선생님들이 치열한 싸움을 나서게 된 것도 바로 이 때문이었을 거라는..

 

조금은 아쉬움도 있었다. 이런 이야기를 더 많은 사람이 함께 보면 좋을 것 같은데, 그러기엔 약간의 진입 장벽이 보였다. 갑자기 나오는 단체의 약자들도 그렇고, 이미 어느 정도 이해도가 있는 독자가 아니라면 낯설어 보일 부분들이 눈에 띄었다. 어쩌면 취재하고 글을 쓴 저자들 역시 선생님들과 같은 전교조 선생님들이었기에 이미 알고 있는 부분을 접고 들어가기 때문이 아닐까 싶었다.


하지만 이런 아쉬움과는 별개로 많은 걸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었다. 학교를 퇴임하고, 비록 나이가 많아졌지만 자신이 사는 곳을 기반으로, 스스로 해야할 일들을 찾아서 현재진행형으로 활동을 멈추지 않고 살아가는 선생님들의 삶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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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 민담 - 유라시아 초원지대 유목민의 이야기
안상훈 엮음 / 민속원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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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즈흐 민담은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책이다.

이야기를 꼼꼼히 읽어가다 보면 세계 다른 나라의 민담과 비슷한듯 하면서도 카자흐만의 문화가 담긴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읽어나가기는 너무 어렵다. 

책은 오자 투성이, 비문 투성이다. 

혹시 초벌번역한 것을 그대로 출판한 것은 아닐까 의심이 들 정도다.

책 속의 문장 부호도 엉망이다. 따옴표가 앞에는 없고 뒤에만 있거나, 묻는 말이 아닌 문장에도 물음표가 들어가 있거나 한 경우가 많다. 

편집자가 역자가 초벌번역한 것을 교정 한번 안 보고 그대로 출판한 건 아닐까 의심이 간다.

혹시나 이 책이 자료가 필요한 연구자들이 주로 본다는 이유로 별 고민없이 책을 낸 건 아닌지...


별점은 하나만 주고 싶었지만, 내가 알기엔 이 책이 유일한 카즈흐 민담이라는 자료적 가치 때문에 두 개를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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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를 막아라 달마중 14
노경실 지음, 박현주 그림 / 별숲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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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나온 건 20194. 그런데 2020년 지금의 상황과 꼭 맞아떨어진다. 마치 지금의 상황을 예상이라도 한 듯이. 이 말은 곧 코로나가 지나가도 바이러스는 또 다른 모습으로 나타날 테고, 비슷한 상황이 또 다시 반복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 책은 지금의 코로나 상황에서 그 어떤 책보다 현실감을 느끼게 한다. 바이러스와 싸우는 의료진, 바이러스가 무서워 주위 사람들을 못 믿는 모습 등 우리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다.

이야기의 완성도 면에서는 살짝 빈곳이 보이지만, 요즘 같은 때 방콕하며 한번쯤 읽어보기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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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비야, 조선을 적셔라 숨 쉬는 역사 11
조경숙.이지수 지음, 원유미 그림 / 청어람주니어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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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세종의 업적 중 하나로 외웠던 것이 측우기의 발명이었다. 그리고 어른이 된 뒤 새로운 정보가 더해졌다. 측우기가 세종 대에 만들어지긴 했지만 장영실의 발명품이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세종이건 장영실이건 나에겐 별로 와 닿지 않는 정보였다. 필통처럼 단순하게 생긴 측우기가 얼마나 강수량을 정확하게 재는지도 잘 모르겠고, 어떻게 사용하는 건지 알려주는 사람도 없었고, 궁금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그저 벼농사를 위해서는 비가 제때에 제대로 내려줘야 하기 때문에 측우기가 중요했다 보다 여기고 지났을 뿐이었다.

그리고 다시 한참 시간이 지난 뒤였다. 이번엔 측우기를 만든 사람이 세종의 아들인 문종이라는 이야길 듣게 됐다.

문종은 역사 시간에 거의 등장하지 않는 인물이다. 그도 그럴 것이 왕위에 오른 지 불과 2년 만에 세상을 떠났고, 문종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른 단종 역시도 비극적으로 생을 마무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종은 왕위에 오른 기간이 짧을 뿐, 실제로는 그 누구보다 많은 일을 한 인물이었다. 20년간 세자로 지내며 몸이 안 좋던 세종을 대신해 세종 말년의 업무를 대신했다. 측우기도 그 가운데 하나다.

이 책은 문종이 측우기를 만들던 당시를 배경으로 한 역사동화다. 이야기는 문종의 딸인 평창군주(*왕의 딸은 공주, 세자의 딸은 군주)를 중심으로 생기발랄하게 펼쳐진다. 측우기가 없던 시절 비의 양을 재는 방법, 기우제를 지내는 모습, 측우기를 만든 이치, 측우기로 비의 양을 재는 방법, 측우기에 이어 하천의 수위를 재는 수표까지. 농사를 위해 가장 중요한 비와 관련한 이야기들로 촘촘하게 엮여있다.

측우기가 왜 중요한지 일부러 설명해주지 않아도 충분히 공감하게 한다. 이 책을 읽은 아이들이라면 측우기와 관련된 내용은 누구에게라도 이야기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싶다.

역사책으로 읽을 때는 감이 잡히지 않았을 내용들이 평창과 문종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마치 현장에 함께 있는 듯 사건들이 눈앞에 그려진다. 역사동화의 장점을 제대로 살린 책이라 할 수 있다.

 

책을 읽고 나니 생기발랄하고 씩씩한 평창군주에 대해 궁금해졌다.

그런데 찾아보니 단종의 누이였던 탓에 그리 평탄하지 않은 삶을 살았던 듯 싶다.

나중에 복권이 되기는 했지만, 한때는 노비의 신분까지 내려가야 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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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의 숲에서 절대자를 만나다 믿음의 글들 331
미야타 미츠오 지음, 양현혜 옮김 / 홍성사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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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밝히자면 내가 읽은 책은 2008년 사계절에서 나온 <메르헨, 자아를 찾아가는 빛>이다. 이 책이 절판 된 뒤 출판사가 바뀌어 <동화의 숲에서 절대자를 만나다>로 새로 나왔다.

절판된 책에도 표지에 '유럽의 동화 메르헨 속에 녹아든 기독교 사상을 고찰한다'는 글이 쓰여 있지만, 새로 발간된 책에서는 제목부터가 종교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나는 기독교 신자는 아니다. 그래서인지 처음 이 책이 나왔을 때 거부감 때문에 읽다가 던져둔 채 오랫동안 잊고 지냈다. 하지만 거의 10년만에 다시 꺼내들어 읽은 책의 느낌은 신선했다. 작가는 종교학자일 뿐 아니라 동화에도 조예가 깊다는 것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아마도 그건 삶의 통찰력이 갖고 있는 힘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림형제의 '생명의 물'. 안데르센의 '황제의 새 옷', 미하엘 엔데의 '모모'에 대한 작가의 해석은 종교 차원을 넘어서 누구에게나 공감을 줄만한 훌륭한 글이다. 동화 속의 주인공은 끊임없이 여행하는 길 위의 존재라는 말도 마음에 와 닿았다.

기독교 색체가 다소 강한 그림형제의 '대부가 된 죽음의 신'은 확실히 내 생각과는 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그러면 또 어떠랴. 세상에 내던져진 이야기는 읽는 사람마다 각기 다 다른 해석을 할 권리가 있을 터이니. 

기독교라는 책의 카테고리에만 묶여 있기엔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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