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진이와 큰개불알풀꽃 도토리숲 문고 1
송아주 지음, 김주경 그림 / 도토리숲 / 201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원래 계란꽃이 살던 곳은 북아메리카입니다. 구한말 때 우리나라에 들어왔죠. 먼 곳에서 와 우리와 함께 힘겨운 시기를 보낸 꽃이랍니다.

이 계란꽃처럼 다른 나라에서 와 우리 땅에서 자리 잡고 자라는 식물을 귀화식물이라고 해요. 큰개불알풀꽃도 계란꽃처럼 고향을 떠나 이제는 우리와 함께 사는 우리나라 꽃입니다. 이 큰개불알풀꽃도 일제강점기 같은 어려운 시기에 우리와 아픔을 같이했어요." -작가의 말 중-

 

외국에서 들어온 식물이 우리 나라에 들어와 사는 것에 대한 반감이 있었다. 토종의 우리 식물들을 헤치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과 염려 때문이었다.

하지만, 작가의 "먼 곳에서 와 우리와 함께 힘겨운 시기를 보낸 꽃이랍니다"라는 말이 오랫동안 가슴을 울렸다.

 

<<수진이와 큰개불알풀꽃>>, 책을 읽기 전 그냥 표지만 볼 때는 식물과 자연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베트남 엄마를 둔 한 소녀의 이야기다. 새로운 학교에 전학을 가서 새로운 교실에서 친구들을 만나게 되는

이 소녀의 이름은 이수진. 까무잡잡한 피부에 동그란 눈이 아이들의 이목을 끈다. 장난꾸러기 병찬이는 히죽거리며 '다무나'라고 놀린다.

그런 수진이를 수호천사가 되어 지켜주겠다고 호언장담하는 친구가 있었으니 같은 이름을 가진 이수진.^^

 

원래 있었던 이수진을 수진원이라고 정하고, 새로 전학 온 이수진을 수진투라고 정하기로 하면서

수진원과 수진원의 절친 지혜, 수진투는 선생님이 내주신 '아름다운 우리 나라'라는 주제로 함께 모둠을 만들어 아이디어를 짜내게 되는데 하필이면 장난꾸러기 병찬이가 끼게 된다.


어쩔 수없이 함께 '우리 나라 들꽃 사랑 탐험대'라는 이름으로 함께 모둠활동을 시작하게 되는데,

첫 모둠활동 회의를 위해 야외 소풍을 가기로 한 날. 수진투는 엄마와 지난밤에 정성껏 만든 베트남 음식 반야렁을 싸와 친구들에게 소개한다.

 

하지만, 이때 다른 친구들은 맛있게 먹는데 수진원은 거북함을 느껴서 실수인 척하면서 모두 뱉어낸다. 이 일로 수진원은 수진투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게 되고, 수진투도 말하지는 않지만 속상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게 된다.

 

어쨌든 자기가 좋아하는 들꽃을 찾기 위한 야외활동에서 병찬이는 수진투 같다면서 '큰개불알풀꽃'이라는 들꽃을 말하게 된다. 친구들은 그 이름을 듣자마자 깜짝 놀라며 귀를 막고 또 장난을 친다면서 화를 내지만 알고보니 그 이유는 참 의미있고 놀라운 것이었다.

 

"이 꽃도 아주 멀리서 왔지만 꽃들은 멀리서 왔는지 아닌지 그런 건 따지지 않아요. 그냥 함께 피어요.그래서 나는 꽃에서 배웠습니다."(p.68)

 

병찬이는 큰개불알풀꽃을 보면서 수진투가 우리랑 다르지만 함께 살아가는 친구이자 이웃이라는 점을 알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들은 수진원은 알게 된다. 오히려 자신이 수진투에 대해 편견과 선입견이 가득해서 그 마음이 수진투를 보호해줘야 한다는 의협심으로 발동한 것이라는 사실을.

 

아이들은 '큰개불알풀꽃'이라는 이름만 듣고 아우성치며 이상할거라고 짐작했지만,

선생님이 보여주신 사진을 보니 그 꽃은 예쁜 별모양이라서 자신들의 생각이 틀렸음을 알게 된다.

 

책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을 은유적으로 잘 꼬집어주고 있다.

점점 다문화 친구들이 늘어나고 있는 요즘, 그들도 우리와 똑같은 시대를 살고 있는 소중한 이웃이자 친구라는 점을 이 책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을거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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