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사람들 - 보이지 않는 곳에서 청와대를 받치는 사람들의 이야기
강승지 지음 / 페이지2(page2)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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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쓴 글입니다-


#에세이 #청와대의하루 #청와대사람들

실제 청와대의 풍경과 그 속에서 일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책 제목부터 강하게 이끌렸던 책이였다. 물론 청와대 개방으로 인해 많은 거리감이 줄었지만, 그래도 '청와대'라 함은 웬지 권력의 최상층에 있는 대통령을 비롯하여, 과연 그 안에 있는 무수한 사람들은 어떠한 일을 하며 살아갈지에 대한 강한 호기심과 궁금증이 들었다.


 

 

청와대에서는 출입도 새롭고도 다른 규칙이 작동하는 곳이다. 흔히 출입증을 소지하면 허가되지 않겠냐할 수 있지만 출입문을 지나려면 출입증 외에도 한 번의 시선과 두 번의 기계 소리를 통과해야 한다고 한다. 곧 얼굴이 출입증인 셈이다. 실제로 안내과 직원들은 모든 비서실 직원 얼굴들을 모두 외운다고 한다. 마스크만 써도 정확히 내 이름을 부르는 직원. 청와대는 '얼굴이 익숙해야 통과되는 곳'인 것이다. 얼굴을 기억한다는 것은 다른 말로 보호의 다른 이름과 마찬가지이다.

그 곳에는 의외로 다양한 장소들이 많다. 청와대를 장식하는 식물을 키우는 곳인 유리 온실, 연못을 완성해주는 관상용 잉어도 살고 있다. 또한 청와대에는 다양한 업무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국가의 옷(국기)를 관리하고 다림질하는 사람, 대통령의 얼굴을 기록하며 촬영하는 대통령 직속 사진사, 비서실 조경 전문가(계절별로 꽃과 나무를 조경), 청와대 곳곳 알맞은 그림을 거는 사람 등등이다. 이렇게 너무나 멀게만 느껴지는 청와대 안에서도 사람들이 살고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는 증거이다.


 

 

청와대라는 섬에서 배달 음식 하나를 주문하기도 많이 벅차다. 지은이가 주문한 목록은 샐러드 하나뿐인데, 배달을 오려면 담장을 따라 굽은 길을 크게 돌아야 출입문에 닿는다. 청와대라는 곳이 바로 편리함보다 상징성을 세운 곳을 의미한다는 증거이다.

의복과 관련하여 청와대 안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어떤 옷을 입을까. 그들의 복장은 비공식적 유니폼과 같다. 남색, 검은색,진회색,파란 계열의 넥타이 등 모두가 톤은 조금씩 다르지만 결코 튀지 않는 색이다. 남색은 조직의 색이다. 남색은 개인을 투명하게 지워내고 한 덩어리의 조직으로 보이게 하기 좋은 색이다. 즉 청와대에는 서로가 비슷하다는 이유로 안심하고 스스로 개성을 걸어 잠구며 자기 취향을 굳이 드러내지 않으며 전체에 녹아드는 법을 익히게 한다.


 

 

퇴임을 앞둔 청와대에서의 대통령의 마지막 모습은 어떠할까. 퇴임을 일주일 앞둔 날 낯선 2통 트럭이 줄지어 들어온다. 사무실 앞 아스팔트에 멈춰 선 하얀 트럭에 거대한 파쇄기가 실려 있ㄷ다. 지난 시간을 정리하기 시작한다는 뜻이다. 공식 문서 원본은 모두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하고, 오래된 메모나 필요 없는 출력물은 파쇄기로 정리한다. 이 기간엔 복사도 메일 발송도 차례로 멈춘다. 그것이 '청와대의 마지막 풍경'인 셈이다.

마지막으로 청와대에는 두 부류의 사람이 함께 일한다. 바로 어공와 늘공인데 이것은 청와대의 독특한 조직 문화이다. '어공'은 대통령 후보 시절 함께 선거를 뛰다가 당선 후 함께 청와대의 문턱을 들어온 공무원, '늘공'은 청와대에 잠시 파견된 엘리트 공무원이다. 이 두 부류의 공무원들이 협업하여 일정한 긴장과 균형 속에서 굴러가게 된다. 하지만 정권이 바뀌면 어공은 사표를 내고 늘공은 부처로 돌아간다. 이들은 대통령 임기인 '5년'의 시간에 묶인 존재들이다.


2025년 청와대는 다시 새로운 변화를 시작했다. 청와대를 지켜오고 받쳐온 사람들은 늘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이다. 일부러 눈에 띄거나 주목받지 않지만 없으면 공백이 느껴지는 사람들이 바로 그들이다. 청와대는 새 것에 목을 매지 않는 공간, 사람보다 남는 물건들, 침묵으로 시간을 지키는 가구들이 앞으로 올 사람들을 맞이한다. 그것이 청와대가 지은이에게 가르쳐 준 사실들이었다. 새로워야만 의미 있는 것은 아니고 한 자리를 오래 지키는 것도 어떤 종류의 품격일 수 있다.

청와대는 거대한 시스템이다.

하지만 그 안에서 드러나지 않지만 꼭 필요한 사람들이 청와대를 조용히 움직이고 있다.

그들처럼 세상을 지탱하는 것은 늘 그런 평범한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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