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의 도전, 한강의 탄생
이봉호 지음 / 북오션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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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최초의 노벨 문학상이 탄생하였다.

이제까지 살아오며 몇 명의 노벨 문학상 후보가 거론되어 왔고, 가깝게 올라간 적도 있었다고 하지만 가깝고도 먼 일본에서는 오히려 노벨 문학상을 몇 명씩 걸출하는 반면 왜 우리나라는 우수하고 명망있는 분들이 많으심에도 소식이 없었는지 가끔씩 궁금해하곤 했다. 사실 이번 기회를 통해 '한강'이라는 작가님을 처음 알게 되었다. 책을 읽어봐야지라고 생각하던 차, 거의 모든 서점에서 갑자기 한강 작가님의 책들은 불티나게 팔리고 구하기조차 힘들어 한권한권 힘들게 구해서 읽는 경험이 정말 얼마만인가를 새삼 느껴봤었다. 내가 힘들게 구해서 읽었던 책은 먼저 <채식주의자>, 그리고 <소년이 온다> , 마지막으로 <작별하지 않는다>였다.


 

 

이 책의 시작은 <노벨문학상>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부터 차근차근 설명해준다. 태어나게 된 배경은 얼추 예전부터 희미하게 알고 있었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노벨문학상의 탄생 배경에 대해 더욱 정확히 알게 되었다. 스웨덴의 알프레드 노벨은 다이너마이트 특허를 얻으며 스웨덴을 대표하는 부호로 자리잡았고 죽기 전 자신의 천문학적인 부를 그냥 방치하고 죽기는 너무 아쉬워, 재산의 이자로 총 다섯 부문에 공헌을 한 인물을 선정해 상금을 주라는 유언을 남기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노벨 문학상의 시초가 되었다.

노벨 문학상은 작가나 소설가에만 국한하지 않는다는 점이 처음 알게 된 사실이었는데 대표적 과거 수상자가 가수 밥 딜런,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과 앙리 베르그송, 역사학자 테오도어 몸젠을 예로 들어 문학에서 인문학까지 통틀어 선정 영역이 넓다는 것이다. 하지만 노벨 문학상 수상사 선정 과정에서도 문제점은 있다. 바로 유럽편중현상이다. 지금까지의 수상자 121명중 무려 91명이 유럽에서 배출되었다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공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증거가 되는데 그 점을 충분히 인정하고 극복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최 측에서 말하기도 하였다.


 

 

이제는 매체를 통해 널리 알려졌지만 그녀의 아버지가 바로 <아제아제 바라아제>를 쓴 소설가 한승원이다. 아버지가 말하길 한강은 어릴 때부터 집에서 혼자 상상하는 시간을 즐겨했으며 10대 시절 서울에서 열린 백일장에 참가해 대상을 탔고, 1994년 아버지의 유명세를 의식하여 필명 '한강현'이라는 이름으로 작품 <붉은 닻>을 제출하게 되는데 역시나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된다. 그 이후로 한강은 2005년 <몽고반점>으로 29회 이상문학상을 수상함으로서 국내 최초 이상문학상을 수상한 부녀 작가로 알려지게 된다.

2016년 한국 문학계를 뒤흔든 사건이 바로 <채식주의자>로 영국의 맨 부커 국제상을 타게 된 것이다. 맨 부커 국제상은 노벨문학상, 콩쿠르상과 함께 세계 3개 문학상의 하나로서 영어권 출판업자들의 추천을 받은 소설을 후보작으로 해 평론가, 소설가, 학자로 구성한 심사위원회에서 최종 작품을 선정하게 되는데 여기에 데보라 스미르라는 열정 넘치는 번역가의 역할도 매우 컸다고 한다.


 

 

심사를 주관했던 스웨덴 한림원의 심사평이 인상적이었다.

"한강의 모든 작품에서 역사적 트라우마와 보이지 않는 규범들을 정면으로 마주하며, 각가의 작품에서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다. 육체와 영혼, 산 자와 죽은 자의 연결에 대한 독특한 인식을 지니고 있으며, 시적이고 실험적인 문체로 현대 산문의 혁신가로 자리매김했다."

한강 작가는 인터뷰에서 작가가 된 이유로 당시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 있었는데 책을 읽다보니 책 속의 저자들도 해답을 찾고 있지만 결론은 내리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되어 자신도 작가를 못 할 것도 없지 않겠냐라는 생각을 하였다고 한다. 한강의 아버지인 한승원 작가는 한강의 습작에 대해 관여하지 않았다고 한다. 혹시 한강의 글이 자신의 영향권에 들어오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한강 또한 자신의 습작 전체에 대해 아버지에게 언급하는 일이 없었으며, 한강은 자신과 달리 한 문장 한 문장 깨끗하게 정리해나가는 습관이 있었다고 밝혔다.


 

 

3부에서는 소설과 시를 포함한 총 32개의 한강 작품에 대해 간단히 설명 및 리뷰를 보여주고 있다. 한강 작가의 작품들에는 모두 상처를 지닌 인물들이 등장한다. 상처는 타자를 이해하는 무해하면서도 결정적인 통로이다. 인간들은 모두 상처를 주고받는 불완전한 존재들이기 때문에 작가는 그것을 통해 문학으로 승화하거나 이를 문장으로 위장하는 것에 능숙하다고 표현한다. 소설 <여수의 사랑>에서 주인공인 자흔에게 여수는 자신이 극복해야 할 과거이자 미래였으며 소설 <야간열차>속의 야간열차는 주인공이 고통스러운 현실을 벗어날 수 있는 출구이자 욕망을 암시한다. 소설 <내 여자의 열매>의 줄거리를 보니 내가 읽었던 '채식주의자'와 비슷하다 생각했는데 역시나 지은이도 축소판이라는 생각을 느꼈다고 한다. 정신과 육체의 변화를 함께 겪는 아내를 이해하지 못하다가 주인공은 진초록색으로 변해 베란다의 최창살을 향해 무릎 꿇은 채 하늘을 보며 두 팔을 치켜올리는 아내를 발견하고 만다. 한강의 소설 <몽고반점>, <채식주의자>, <나무 불꽃>은 작가가 3부작의 장편소설로 구성한 것으로서 파일명을 '고통 3부작"으로 입력했다고 한다.

대표적인 소설 <채식주의자>는 채식주의자로 변한 아내를 묘사하는 남편의 독백으로 시작하는데 남편의 몸에서 고기냄새가 난다는 이유로 잠자리를 거부하고 불면증에 시달린다. 한편 아내는 과거에 가족으로부터 차별을 받은 상처도 가지고 있어 이는 혼란과 전체적인 단절의 세계를 나타내고 있다. 식물로 회귀하는 아내의 모습은 신인류의 모습이자 폭력적인 아버지로부터 벗어나려는 딸의 갈망이 채식주의자의 모습으로 털갈이를 하게 된다. 그 후 <나무 불꽃>에서 영혜는 정신병원에 강제로 입원을 당하게 되고 30킬로그램을 넘기지 못하는 거식증 환자로 변하게 된다. 소설 <소년이 온다>는 5.18민중화운동을 소재로 다룬 소설로서 한강 작가가 눈물로 쓴, 쓰는 과정이 무척 힘든 소설이었다고 밝혔다. 소설<작별하지 않는다>는 제주 4.3사건이 등장하여 모두 한국의 역사적 그늘을 다루고 있는 작품이다.


 

 

마지막 4부에서는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다르고 있는데 이 인터뷰에서는 노벨문학상, 한국문학, 한강문학 3가지에 관한 내용을 주로다루었고, 다양한 시각을 공유하기 위해 인터뷰한 사람들의 직업군을 다양하게 선정했다. 여러 다양한 직업군을 가진 사람들의 인터뷰를 통해 각자 가지고 있는 노벨문학상, 한강 작가의 문학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자유롭게 들어볼 수 있다.

처음 노벨문학상의 수상 소식을 듣고 한강 작가의 작품을 읽기 시작하며 다소 어둡고 우울한 이미지를 사실 많이 느꼈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인간의 희망과 의지는 틈 속에서 빛나고 있었다. 우리 인간 모두는 어두운 상처를 하나씩은 가지고 있는 미숙하고 불완전한 존재이다. 그러므로 얼마든지 우리는 우울해지거나 절망으로 떨어질 수도 있지만, 불완전한 서로가 의지하고 이끌어준다면 세상은 살만한 것이 되지 않겠느냐는 희망을 가져보게 되었다. 제2의, 제 3의 한국 노벨문학상을 기원하며 다시한번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님께 축하의 메세지를 듬뿍 드리며, 미처 읽지못한 한강 작가의 시와 소설을 천천히 탐독해봐야겠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쓴 서평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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