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이 우리 가족을 키웠습니다 - 초보 캠핑족을 위한 미라클 캠핑 입문서
최정윤 지음 / 밥북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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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캠핑족을 위한 미라클 캠핑 입문서

캠핑으로 더 단단해지고, 캠핑으로 더 화목해진 가족의

놀랍도록 공감되는 캠핑 기록장!



지은이의 책을 읽으니 정말 나와 이렇게 흡사한 캠핑 경험과 로드를 지나갔구나하며 진심 많은 공감을 하며 마치 알고 있었던 사람처럼 친숙하게 처음부터 끝까지 재미있고 훈훈하게 읽었다.

처음 캠핑을 시작했었을 때가 생각난다. 친구네 가족을 따라 해변으로 여행을 간 적이 있다. 우리는 전혀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은 채 그저 해변에 놀러갈 생각에 두 아이를 데리고 신나게 출발했다. 하지만 도착하니 친구네 가족은 해변앞에 텐트를 쳐놓고 유유자적 놀고 있었다. 이게 뭐지? 마침 해변가의 바람도 많이 불어 우리는 어디서 쉬어야할지 막막하던 차 여유분으로 가지고 있던 원터치 텐트를 설치해줘 해변의 칼바람 속에서도 그 원터치 텐트 속이 얼마나 포근하던지 그 자리에서 낮잠도 잘 정도였다. 그리고 느낀 점! 우리도 텐트를 쳐야겠다. 안그래도 형님네가 쓰지 않는 텐트와 여러 캠핑 도구들을 가져가겠냐고 물어보았지만 무시했던 우리는 바로 다음주 달려가서 차에 몽창 실어서 가지고, 거침없이 막무가내 첫 캠핑을 시작했다.


하지만 지은이처럼 감성만을 데리고 막무가내로 시작한 캠핑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가지고 온 텐트는 너무나 컸고 처음 설치해보는 텐트는 서로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몇 시간을 낑낑거리고 우왕좌왕했고, 옆에서 지켜보는 아이들은 배가 고프다, 심심하다, 춥다 하면서 칭얼거리고 있었다. 간신히 텐트를 치고 나니 엥? 이제는 밥을 먹어야 한단다. 지금 같으면 텐트를 갓 치고 나면 힘드니 밀키트나 이미 배달음식을 사와서 간단히 먹고 쉬는 여유를 가졌겠지만 당시의 첫 캠핑은 으레 당연히 삼겹살과 바베큐 파티를 해야하는줄로 알고 있었다. 그래서 몇시간의 텐트 싸움후 이번에는 바베큐 싸움이었다. 준비는 정말 힘들었지만 지은이처럼 우리는 아직도 '바베큐'극성팬이다. 캠핑 2박3일 중 그래도 반드시 한번은 삼겹살,목살,소고기 등 고기 파티를 한다.

지은이는 텐트 구매에 대한 팁도 얘기해준다. 캠핑을 할수록 텐트도 갈수록 진화한다. 처음에는 형님이 주신 텐트로 충분히 몇년을 만족하며 다녔지만 갈수록 허름해졌고 무엇보다 부피가 너무 커서 설치할 때마다 힘들었다. 그래서 두번째로 구입한 텐트는 검은색 터널형. 훨씬 가볍고 치긴 쉬웠지만 까만색이라 밤에는 우리 텐트만 너무 어둡고 칙칙, 그리고 오히려 첫번째 텐트보다도 크기가 작으니 들어갈때마다 고개를 숙여야했다. 그래서 고민고민하다 구입하기로 한 세번째 텐트는 에어텐트였다. 기존 텐트보다 1.5배는 무겁다는 점, 그리고 에어라 관리가 미흡하면 구멍나거나 터지면 수리가 힘들다는점? 외에는 폴대를 넣지 않아도 됨, 에어를 넣는 즉시 텐트를 쉽게 설치할 수 있음. 크기가 훨씬 큼. 여러 장점들이 더 많아 과감히 구입했다. 그리고 피칭해 다닌지 2년정도, 아직도 잘 쓰고 있다. 훨씬 밝고 크고 넓어서 가끔씩 아직도 유투브 설치영상을 보면서 갸우뚱 애를 먹기도 하지만 순조롭게 잘 달리고 있다.


캠핑은 막연하게 가자!하고 가면 좋겠지만(물론 지은이의 버킷 리스트 중 하나인 모든 것을 커버할 수 있는 캠핑카가 있다면) 고려해야 할 사항이 의외로 많다. 캠핑 경험상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날씨'이다. 비가 오느냐, 바람이 얼만큼 부느냐도 캠핑에 중요하게 고려해야할 대상이다. 비가 올 확률이 높을 것이다라는 예보를 들었지만 무작정 떠났다. 어떻게든 되겠지,말리면 되겠지라고. 하지만 바닥을 잘못 까는 바람에 새벽에 물이 다 안으로 새어버려 옷가지와 캠핑 도구 일부가 젖어버렸다. 나랑 아이들은 먼저 새벽에 얼른 짐을 싸서 피신하고, 아빠가 남아 텐트를 허겁지겁 싸서 직장에서 말리고, 집에서 말리고를 몇번하며 간신히 모면할 수 있었다. 지은이도 비가 오자 다른 캠퍼들은 가만히 있는데 첫 경험이다보니 우왕좌왕 챙겨 나오느라 정신이 없었다고 한다. 우리도 이제는 알겠다. 비가 오더라도 다음날 날씨가 적당히 맑으면 충분히 텐트를 말리고 여유있게 나올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정확한 날씨 예보를 보고 정말 비가 많이 오겠다 싶으면 과감히 접기도 한다.


또 하나 캠핑시 유의해야 할 점이 가족을 동반한 경우 아이들의 '안전'이다. 지은이도 이른바 해리포터의 상처처럼 아이가 바닥에 찧여서 피가철철 흘러넘쳐 꿰매야하지만 너무 반항해 미처 꿰매는것까지는 하지못하고 하나의 작은 흉터로 남게 되었다고 한다. 우리 아이들도 몇 년의 캠핑 생활동안 무수히 많이 다쳤다. 한번은 똑같이 바닥에 찧여서 무릎에 피가 철철 넘쳐 몇 주일을 약을 바르고 고름을 닦느라 정신이 없었고, 한번은 또 무심코 뜨거운 램프를 손으로 만져 손가락에 화상을 입어 붓고 고름이 차서 응급처치를 하고 캠핑 자는 내내 시름시름 앓으며 낑낑거렸던 기억도 있었다. 단순하게 줄에 걸리거나, 시냇물에 놀다가 모르고 빠지거나, 긁히거나 등등은 다반사였다. 그래도 아이들은 즐거워했다. 하루종일 청개구리, 사마귀, 메뚜기 1마리를 잡아가지고 와서 놀아도 전혀 심심해하지 않았고, 시냇물에 돌던지고 다슬기 잡기, 돌을 갈아서(?)가루 만들기, 잎을 짓이겨서 소꿉놀이 하기 등 우리가 봤을 땐 단조로워보이는 자연 활동도 하루종일 시간가는 줄 모르게 재밌어했다. 만약 집에만 있었다면 항상 아파트 단지내 놀이터에서 놀거나 게임, 티비보기에 그쳤겠지라는 생각에 아무리 고생을 해도 캠핑은 그만큼 고유한 맛이 있다.


지은이는 난로까지 넣을 차 공간이 여유롭지 못해 샀지만 다시 중고로 팔고 추운 계절보다는 주로 짐이 여유로운 봄가을에 캠핑을 다닌다고 했다. 확실히 봄가을은 캠핑예약도 치열하고 날씨도 그만큼 좋아 놀기도 좋다. 나도 아주 더운 여름만큼은 캠핑을 다니지 않는다. 첫번째 너무 더워서 차라리 에어컨 있는 실내가 낫다는 것, 그리고 두번째 극성 모기의 시달림을 받고 싶지 않다. 다른 벌레들은 얼마든지 잡고 참을 수 있지만, 달라붙어 피를 빨고 간지럽게 하는 모기들은 우리 가족에게는 최악이다.

우리는 차를 2개 끌고 다니고서라도 난로를 싣고 차가운 늦가을,초겨울까지는 캠핑을 즐기는 편이다. 우리도 차 1대로는 더 많은 짐이 필요한 추운 날씨의 캠핑은 어림도 없을 것이다.차가운 날씨는 분명 날이 좋은 봄가을보다는 화장실을 다니기도, 샤워를 하기에도 더 부담감이 있지만 나름의 매력도 있다. 불멍이 더 따뜻하고 훈훈하게 느껴진다는 것, 난로만 있다면 텐트안은 반팔만 입어도 될만큼 후끈후끈하고 더워서 텐트 실내에서도 저녁이 되면 아이들과 재미있게 놀수 있다는 것, 뜨끈한 밤과 고구마를 불멍하며 호호 불어가면서 먹을 수 있다는 감성 포인트, 등 차가운 날씨는 짐의 제약이 물론 있겠지만 나름의 매력도 있다.


지은이처럼 나도 극T성향으로 어떤 일을 계획하거나 캠핑을 가기전 챙겨가야할 것을 항상 메모장에 적고 지워가며 짐을 싼다. 하지만 캠핑은 항상 계획과는 다른 예상밖의 일이 기다리고 있다. 사람들은 편안하고 따뜻한 집을 놔두고 일부러 노동과 고생을 자처하느냐고 말한다. 물론 나도 짐을 한창 싸고 차에 테트리스를 하며 낑낑대고 있을 때, 캠핑에서 뜻대로 되지 않을때, 문득 여기는 어디인각, 무엇을 하고 있는가하며 요즘 말로 현타가 올 때도 있다. 하지만 그만의 뿌듯함과 개운함, 성취감에 중독이 된다면 몸은 바쁘지만 정신은 즐겁게 우리 가족에게 많은 추억을 안겨주며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생성해준다. 나 뿐만 아니라 부모로서도 아이들에게는 캠핑은 단순한 여가가 아니라 호기심과 재미를 충족하는, 진짜의 자연을 시간제한없이 만지고보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 그리고 캠핑 중 여러 경험을 하며 서로를 더욱 더 이해하고 또한 내면적으로 더 발전된 나 자신의 모습도 기대할 수 있다.

'인생도 캠핑처럼, 이 순간을 가볍고도 깊게'

지은이의 말처럼 나도 문득 생각해본다. 매일 다람쥐 쳇바퀴처럼 굴러가는 우리의 일상도 지루하고 답답하다고 여기지 말고 내가 항상 생각하면 즐거운 '캠핑'처럼 여겨보면 어떨까 하고 말이다. 사소한 것들도 소중히 여기고, 어렵고 힘든 순간들은 가볍고 슬기롭게 협력하며 넘길 수 있도록 말이다. 마지막으로 모든 캠핑의 시작부터 지은이처럼 신랑의 의지와 도움이 없다면 절대 불가한 일이다. 정말 집돌이인 신랑은 항상 캠핑 전 툴툴거리면서도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다 받아주고 도와준다. 그러다보니 자신도 힘들지만 아이가 좋아하기에, 내가 좋아하기에, 자신도 이제는 캠핑의 추억과 경험이 즐겁다고 말한다. 우리가족도 캠핑은 계속 진행형일 것이다. 어떤 새로운 이야기와 추억이 담길지 많은 기대감을 품고 말이다. 모든 경험들은 우리 가족의 내면을 더 알차게 하고 힘든 순간에도 의지하며 잘 보둠어줄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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