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가 두려운 당신에게
민선정 지음 / 마음연결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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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처럼 나도 사실은 여유가 두려울 때가 있다. 일중독처럼 열심히 일하고 지은이처럼 To Do 리스트를 짜서 정신없이 일하다가 막상 쉴 수 있는 기회가 올때는 무엇을 해야할지 겁이난다. 쉴때조차 무엇을 해야하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하고싶은 것을 하겠다하고 쉬는 계획까지 세우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면 과연 이게 제대로 쉬는걸까? 각자의 쉼의 방법은 물론 다른 것이고, 나도 아주 잘 쉬었다고 느끼지만 웬지 쉴때조차 정신없고 바쁘게 살았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 난 언제쯤 정말 멍때리고 하루종일 집에서 아무것도 안하고 빈둥거리면서 쉴 수 있는 때가 올까 싶기도 하다.

작가는 대기업에서 15년을 일하는 일중독자이자 내가 보기엔 파워 J인 지은이는 이제는 산책에 중독되었다고 한다. 퇴사를 한 후 아이를 데리고 제주도에서 매일 자연스럽게 산책을 하며 느긋한 삶을 살고 있다. 시간을 시간,분,초까지 나눠서 조금이라도 틈이 나면 무엇이라도 하지 않으면 불안할 정도로 중독이었던 지은이였다. 지은이는 직장에서 다른 부서로의 발령을 받았다. 모두가 서로 고생하고 힘들게 일함을 마치 자랑이라도 하듯 얘기하는 틈에 '더 편한 직무'라는 말만 기억하는 새 부서에서 그녀는 역적이 되어 있었고 부서 사람들의 눈치를 보게 된다. 어느샌가부터 우리는 내가 더 힘드네 하면서 고생을 마치 자랑하듯이 얘기해야 하는 걸까.


취준생의 바람은 입사, 회사원이 되면 다시 퇴준생(퇴직 준비생)이 된다. 그 이유는 열악한 근무 환경과 개인의 낮은 성장 가능성이 퇴사의 주요 이유라고 한다. 그렇게 힘들게 취업의 문을 뚫고 들어갔지만 현실은 엄연히 차갑고 다르다. 하루에도 몇번씩 퇴사를 준비하는 직장인들의 마음을 나도 직장에 들어와 일해보니 여실히 깨달을 수 있었다. 남편의 승진발령으로 아이의 아침 등원까지 힘들게 되자 지은이는 결국 육아휴직을 결심한다. 1년이 아닌 9개월로. 휴직을 해야만 할 수 있는 것, 그것은 장기여행이었다. 휴직을 신청하자마자 지은이는 제주도로 아이와 함께 떠난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고 나서 6월 복직했지만 끝없는 야근과 업무 강도는 변하지 않는다. 결국 지은이는 과감하게 퇴사를 결심한다.


남편과의 오랜 이야기 끝에 퇴사를 결심한 후 아이와 함께 지은이는 제주도로 떠나면서 자연스럽게 주말 부부가 된다. 누구보다도 반대했던 신랑도 어느샌가부터 평일은 아이로부터 자유롭게 되자 자기만의 취미생활-캠핑과 자전거타기를 누리게 되었고, 맞벌이를 했을때보다 경제적으로 덜 윤택하더라도 아이와 함께 하는 제주도의 삶은 기다림과 미루기, 느림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된다. 특히 마흔이 되어서야 시작하게 된 운전 연습. 여덟 살 때 횡단보도를 건너다 음주운전 트럭에 치인 기억 대문에 계속 운전을 미뤄왔지만 신랑이 멀리 떨어진 채로 아이와 둘이서 함께하는 제주도 삶에서 운전은 꼭 필요해야만 했다. 그렇게 시작한 운전은 이제 그녀를 훨씬 더 자유롭고 여유가 있는 삶으로 이끈다.


모두는 결국 부지런하게 산다. 일하는 남편도 독박육아하는 그녀도 부지런하게 산다. 하지만 예전의 부지런함은 더이상 아니다. 이제 '노는'시간을 챙기는 여유로운 부지런함이다. 짜증과 화가 덜 나는, 답답함과 부정적 감정이 낮아진 즐거운 '부지런함'이다.

행복은 미루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나중의 행복을 위해 지금의 순간을 참고 버티는 것이 더이상 능사이자 당연한 것이 아니다. 또한 행복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매일매일 순간순간의, 소소한 기쁨을 누리고 사는것, 더 자주 행복하기 위해 더 자주 행복의 순간에 머무르는 것이다. 나 또한 지금 충분히 행복할 수 있는 시간을 더이상 미루지 않고 지금이라도 얼른 제일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행복을 찾아보려고 한다. 나는 지금 과감히 지은이처럼 퇴사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그 안에서 업무를 내 안에 끼고 마치 인생의 전부인양 삼지 말고, 업무는 업무, 나는 나대로 나의 소중한 가족들과 함께 인생의 여유를 찾으면서 행복하게 살겠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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