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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다시 외로워질 것이다
공지영 지음 / 해냄 / 2023년 12월
평점 :


오랜만의 공지영 작가의 신작, '너는 다시 외로워질 것이다' 책을 읽었다.
'도가니',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봉순이 언니',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수도원기행' 등 독자들에게 가장 사랑받은 대표 소설을 만든 공지영 작가는 이번 글을 통해 고통과 외로움,그리고 순례길 여행을 통해 그녀의 이제까지 담아왔던 생각을 천천히 밟아가보는 시간을 갖게 해주었다.
공지영 작가에게는 동백이라는 강아지가 있다.
어느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이상한 강아지를 보게 된다. 그 강아지는관광객들이 지나가는 길에 수레를 끄는 당나귀 등에 올려져 있었다.강아지가 올려놓지 않으면 하루종일 울어서 올려줬다고 하지만 강아지의 모습을 보며 웬지 거짓말같이 느껴졌다. 저건 동물학대이다, 폭행으로 신고했고 좋게 합의를 보기 위해 강아지를 데리고 와서 키우게 된다. 강아지는 사료를 7그릇이나 먹고 수십마리의 흡혈 진드기로 둘러싸여 있었다. 그리고 당나귀 등에만 평생 있어 슬개골 탈구가 일어나고 변을 오랫동안 보지 못해 장에는 변이 가득했으며, 더더욱 제일 심각한 것은 암4기와 같은 심장사상충 4기였다. 힘들게 작가는 동백이의 치료를 시작하고 지금은 아주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고 한다. 강아지를 보며 우리는 남에게 나를 내어주는 것은 거대한 우주 또는 신과 하나가 되는 일과 같다고 말한다. 조건없이 우리가 남에게 무언가를 주기로 한 순간 우주의 힘을 얻게 되는 것이다.
"약간 깨달은 것 가지고는 삶은 바뀌지 않는다. 대개는 약간 더 괴로워질 뿐이다.
삶은 존재를 쪼개는 듯한 고통 끝에서야 바뀐다. "
변화하는 데에는 그렇게 크나큰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는 말을 인생을 살며 여실히 깨닫는다. 과연 나는 그만큼의 고통을 겪어본 적이 있던가 싶지만 변화는 그만큼 어렵다는 말을 강조하는 것이며, 또 그만큼 우리는 변화하기를 주저하고 거부한다는 뜻도 될 것 같다. 하지만 모든 고통을 겪는다고 해서 반드시 변화하는 걸까? 작가도 말하듯 고통을 겪고도 바뀌지 않는 사람들도 당연히 있다. 고통이 오면 고통의 내게 온 목적을 잘 알아보고 변화할 준비를 해야한다고 말한다. 우리가 가졌던 틀이 이제는 맞지 않음을 알려주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공지영 작가는 순례의 시간을 겪으며 세상의 시끄러움과 소란이 아닌, 지극히 고독하고도 외로움 가운데서 스스로를 직면하고 그 속에서 나아갈 힘을 얻고자 한다. 우리도 어쩌면 작가의 길을 간접적으로 같이 따라가며 이 세상의 풍파와 고통 속에서 잠시나마 헤쳐나와 그녀와 함께 스스로 택한 고독의 길을 같이 걸으며 조용히 내면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모든 미혹을 뒤로하고 예수의 탄생가 죽음, 그리고 예루살렘 곳곳을 돌아고며 작가가 마주한 깨달음, 그리고 그 속에서 고통과 어둠으로부터 회복하는 길을 만나러 가는 길, 당신도 같이 동행하며 그 깨달음과 고요의 시간을 같이 함께 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이 글을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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