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죽는 것이 두려운가요?"
대답을 하는 데 시간은 걸리지 않았다. 아오마메는 고개를 저었다. "딱히 두렵지는 않아요. 나 자신으로 살아가는 것에 비하면." - P21

"하지만 이건 이야기가 아니에요. 현실세계의 일이지."
다마루는 눈을 가느스름하게 하고 아오마메의 얼굴을 지그시응시했다. 그러고는 느릿느릿 입을 열었다. "그걸 누가 알지?" - P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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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하면 당신은 천사도 아니고 하느님도 아니기 때문이에요. 당신의 행동이 순수한 마음에서 나왔다는 건 잘 압니다. 그래서 돈 같은 건 받고 싶지 않은 그 심정도 이해할 수 있어요. 하지만 어떤 것도 섞이지 않은 순수한 마음이란 건 또 그것대로 위험한 것이랍니다. 살아 있는 몸을 가진 인간이 그런 걸 끌어안고 살아간다는 건 여간 힘든 일이 아니지요. 그러니 당신은 그 마음을기구에 닻을 매달듯이 단단히 지상에 잡아둘 필요가 있어요. 그러기 위한 것이에요. 옳은 일이라면, 그 마음이 순수한 것이라면 어떤 일을 해도 괜찮다는 것은 아니지요. 내 말 알겠어요?" - P395

초경 전의 소녀를 범하는 것에서 희열을 느끼는 남자, 기골이장대한 게이 경호원, 수혈을 거부하며 스스로 죽어가는 신앙심깊은 사람들, 임신 육 개월에 수면제를 먹고 자살하는 여자, 문제 있는 사내들의 뒷덜미에 날카로운 침을 꽂아 살해하는 여자, 여자를 증오하는 남자들, 남자를 증오하는 여자들. 그런 사람들이 이 세계에 존재하는 것이 과연 유전자에게 어떤 이익을 가져다주는 것일까. 유전자들은 그런 굴절된 에피소드를 컬러풀한자극으로서 실컷 즐기고, 혹은 뭔가 또다른 목적을 위해 이용하는 것일까.
아오마메는 알지 못한다. 그녀가 아는 것은 자신은 이제 또다른 인생을 선택할 수는 없다는 것 정도다. 무엇이 어찌 되었든나는 이 인생을 살아나가는 수밖에 없다. 반품하고 새 것으로 바꿔달라고 할 수는 없다. 그것이 아무리 기묘한 것일지라도, 일그러진 것일지라도, 그것이 나라는 탈것의 존재방식이다. - P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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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이 발생한 건 내가 아니라 이 세계다.
그래, 맞아.
어딘가의 시점에서 내가 알고 있는 세계는 소멸하고, 혹은 퇴장하고, 다른 세계가 거기에 자리바꿈을 한 것이다. 레일 포인트가 전환되는 것처럼. 즉, 지금 이곳에 있는 내 의식은 원래의 세계에 속해 있지만 세계 그 자체는 이미 다른 것으로 변해버렸다. 그곳에서 이루어진 사실의 변경은 지금으로서는 아직 한정된 몇가지뿐이다. 새로운 세계의 대부분은 내가 알고 있는 원래 세계로부터 그대로 흘러들어와 통용되고 있다. 그래서 생활을 해나가는 데 특별히 현실적인 지장은 현재로서는 거의 없다. 하지만 그러한 ‘변경된 부분‘은 아마 앞으로 갈수록 더욱더 큰 차이를 내 주위에 만들어갈 것이다. 오차는 조금씩 불어난다. 그리고경우에 따라 그러한 오차는 내가 취하는 행동의 논리성을 손상시켜 자칫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게 할지도 모른다. 일이 그렇게된다면, 그건 말 그대로 치명적이다. - P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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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드프로세서 화면으로 보는 것과 용지에 프린트한 것을 보는 것은, 완전히 똑같은 문장이라도 눈에 들어오는 인상이 미묘하게 달라진다. 연필로 종이에 쓰는 경우와 워드프로세서의 키보드로 치는 경우는 채택하는 언어의 감촉이 다르다. 양쪽의 각도에서 점검해보는 게 필요하다. 프린트 종이에 연필로 수정한부분을 기기의 전원을 켜고 하나하나 화면에 반영한다. 그리고새로워진 원고를 이번에는 화면으로 다시 읽어본다. 나쁘지 않아, 라고 덴고는 생각했다. 각각의 문장이 합당한 무게를 지녔고거기서 자연스러운 리듬이 생겨났다. - P153

"나 혼자라서 별거 없어. 말린 꼬치고기 좀 굽고, 무는 강판에갈고. 파 넣은 조개 된장국 끓여서 두부하고 함께 먹을 거야. 오이하고 미역 초무침도 하지. 그다음은 밥하고 배추절임. 그거뿐이야." - P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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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고는 말했다. "소설을 쓸 때, 나는 언어를 사용하여 내 주위의 풍경을 내게 보다 자연스러운 것으로 치환해나가. 즉 재구성을 해. 그렇게 하는 것으로 나라는 인간이 이 세계에 틀림없이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해. 그건 수학의 세계에 있을 때와는상당히 다른 작업이야." - P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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