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이 발생한 건 내가 아니라 이 세계다.
그래, 맞아.
어딘가의 시점에서 내가 알고 있는 세계는 소멸하고, 혹은 퇴장하고, 다른 세계가 거기에 자리바꿈을 한 것이다. 레일 포인트가 전환되는 것처럼. 즉, 지금 이곳에 있는 내 의식은 원래의 세계에 속해 있지만 세계 그 자체는 이미 다른 것으로 변해버렸다. 그곳에서 이루어진 사실의 변경은 지금으로서는 아직 한정된 몇가지뿐이다. 새로운 세계의 대부분은 내가 알고 있는 원래 세계로부터 그대로 흘러들어와 통용되고 있다. 그래서 생활을 해나가는 데 특별히 현실적인 지장은 현재로서는 거의 없다. 하지만 그러한 ‘변경된 부분‘은 아마 앞으로 갈수록 더욱더 큰 차이를 내 주위에 만들어갈 것이다. 오차는 조금씩 불어난다. 그리고경우에 따라 그러한 오차는 내가 취하는 행동의 논리성을 손상시켜 자칫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게 할지도 모른다. 일이 그렇게된다면, 그건 말 그대로 치명적이다. - P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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