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젊은 시절부터 자신이 역사 속에서 살아가고 있음을 이해한 것으로 보인다. 즉, 정적인 생활방식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지만 원천에서 벗어나지는 않는 역동적 흐름을 따라 살고 있음을, 지속적으로 우리를 형성하는 유동적인 과정에 속해 있음을, 그리고 우리에게 형성과 발달의 가능성이 있음을 이해했던 것 같다. - P448
그리고 예술은 또 어떠한가? 예술은 신뢰를 잃고, 사랑받고, 신성시되고, 경멸당하고, 오락거리로 격하되고, 상품화되고, 소더비 경매회사에서 거래되고, 투자를 원하는 유명인사의 손에 들어가고, 수많은 박물관 지하실의 ‘예술품‘으로 사라진다. 동시에 예술은 감옥 - P460
에서, 여성 쉼터에서, 작은 마을의 차고에서, 지역대학 작업실에서, 사회복지시설에서, 어디든 누군가 연필을, 나무 태우는 도구를,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를, 중고품 카메라를, 조각칼을, 목탄을, 전당포의 트럼펫을, <시민 케인> 비디오를 집어 드는 곳에서, 뭐든 매우 본능적이지만 자의식을 담은 표현적 언어가 이 재생의 과정이, 우리삶을 구할 수도 있음을 다시 깨닫게 해주는 곳에서, 매시간 다시 태어난다. - P461
예술은 강하면서 동시에 깨지기 쉽다. 예술은 우리가 몹시 듣고싶어하는 것과 발견할까 두려워하는 것을 모두 말한다. 예술의 원천과 본질적인 충동, 즉 상상력은 일찍부터 족쇄를 채울 수 있지만, 달리 정신을 채워주는 것이 별로 없는 조건에서 족쇄를 풀고 나오기도 한다. - P461
이처럼 언어의 가치가 하락하고 이미지가 납작해지면서 교육받은 사람들마저 대량으로 표현의 어려움을 겪는다. 언어 자체가 피상적이고 경박해진다. 모든 것이 그것이 되어버리고, 사람들은 움직이지 않고 늘 퇴화 중인 상품으로서 그것이라는 용어로만 말할 수 있게된다. 우리는 어느 세대에 속하는 ‘소비자‘로 표시된다. 그러나 인간의 에너지 가운데 우리가 발휘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소비의 추구와 확연히 다른, 우리가 실제로 느끼는 욕구는 무엇인가? 판매대위에 놓여 있는 어떤 것을 향한 허기가 아니라서 어떠한 상품도 충족시킬 수 없는 허기는 어떠한가? 혹은 패스트푸드 음식점 쓰레기통에버려진 저녁 식사를 소비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허기는 어떠한가? - P469
오히려 마르크스는 인간의 노동과에너지를 단순한 수단으로 취급하는 자본의 행태에, 온전한 인간의발달을 향한 자본의 적대감에, 전체적인 존재 망을 상품으로 축소하는 행위에 분노했다. 모든 물리적이고 정신적인 의식의 자리를 소유 의식이 차지하고, 소유 의식은 이러한 모든 의식을 소외시킨다고 그는 말했다. 마르크스는 인류로부터 더 많은 인간성을 뽑아내야 하는 체제, 즉사랑하고, 자고, 꿈을 꿀 시간과 공간을, 예술을 창조할 시간을, 고독과 공동생활 모두를 위한 시간을, 확장된 자유의 세계를 생각하고탐색할 시간을 빼앗아야만 하는 체제의 냉담함에 격하게 반발했다. - P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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