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미래나 이런저런 것에 마음을 쓰지 않았다. 미래가 없는 것처럼 혹은 이미 미래가 쓰인 텍스트를 읽어버린 것처럼 말이다. 삶이무엇을 제시할지, 미래의 목표나 야망,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나 질문조차 전혀 알고 싶은 눈치가 아니었다. 인생이 이미 결정된 사람, 포로가 되어 탈출구가 사라진 사람, 그래서 주어진나날을 무심하게 바라보는 사람, 예컨대 엄청 즐겁고 놀라운 일은 절대 자기에겐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과 함께살고 있는 느낌이었다. 어떤 의미에선 글자 그대로, 밤이 가고아침이 밝아오는 것을 바라기보다는 낮이 끝나고 저녁이 오는것을 기다리는 늙은이의 모습 같았다. - P1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