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속에서, 뭔가 결정을 하고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사람은3인칭 화자이지. 그렇지만 그에게는 질문을 던질 수도 말을 걸수는 없어. 이름도 없을 뿐만 아니라 특정 인물도 아니지. 1인칭 서술자와는 달리 말이야. 그래서 우리는 그를 믿고 의심하지도 않아. 그가 어떻게 그것을 알고 있는지도 따지지도 않고, 왜 생략하고 입을 다무는지도 그냥 지나치지. 한마디로 왜 그에게 모든 것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는 능력이 부여되었는지따지지 않을뿐더러, 절대 미심쩍은 듯한 눈길을 보내지 않지. 여기에서도 분명히 ‘그‘가 있긴 한데 존재하진 않아. 반대로 분명히 존재하긴 하는데 눈에 띄진 않는다는 거야. - P1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