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토끼 (리커버)
정보라 지음 / 아작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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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최고다. 이걸 왜 이제야 읽었을까. 이야기 하나하나가 날카롭다. 자꾸만 생각을 곱씹게 만든다. 우리 삶과 사회에 대한 처절한 비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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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우리에겐 시간이 있으니까
듀나 외 지음 / 한겨레출판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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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작가가 워낙에 유명해서 작품 소개도 안 보고 그냥 골랐는데 대체적으로 읽을만 했던 것 같다.

아, 물론 김보영 작가의 작품은 최고다. 얼마나 닮았는가. 이거야 국내 SF 작품 중에서 이만한 작품 찾기 힘든 것 같고... 찾는다면 김보영 작가의 다른 작품들 정도? 김보영 작가의 팬이다 보니...ㅎㅎㅎ 김보영 작가는 우리 인식의 틈을 아주 잘 파악하고 교묘한 수사로 그걸 파고드는 장점이 있다. 국내 SF 작가 중에서 TOP이고 세계 어디에 내놔도 자랑스러운 작가라고 생각한다.


그 다음으로 재미있게 본 작품은 장강명 작가의 당신은 뜨거운 별에. 두 모녀의 갈등과 화합이 아주 좋았고, 엄마의 문제를 해결하는 아이디어도 좋았다. 프로듀서와 광고주 대리인들의 대화도 재미있었고.


그 다음으로 흥미롭게 본 것은 듀나의 두 번째 유모이다. 초인공지능 간의 전쟁이 흥미롭게 묘사됐는데 문제는 듀나 특유의 쿨한 척 하는 두루뭉술한 묘사가 몰입을 방해한다. 아버지는 왜 하필 아버지라 불리는지 어머니는 왜 그렇게 불리는지, 콩나물과 다리와 수리매와 거미들은 다 뭔지 설명이 부족하다. SF를 많이 읽은 사람이야 대강 개념이 잡혀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이 보면 이게 다 무슨 씻나락 까먹는 소리냐 할 것이다. 아버지가 왜 그렇게 미쳤는지에 대한 설명도 부족해서 휴머니즘을 벗어나겠다고 해 놓고(대놓고 언급하진 않지만 듀나 소설에 대체적으로 나타나는 경향) 결국은 휴머니즘으로 회귀하는 것처럼 보일 지경이다. 기계가 미치고 분노하면 그냥 그건 사람이지 기곈가? 해왕성의 아이들도 인간과 다른 종이라고 하지만 외모만 빼면 인간과 뭐가 다른지 별다른 묘사가 없어서 심심함...


배명훈 작가의 외합절 휴가는 흥미로운 설정인데 불행히도 내용이 이해가 안 된다. 화성의 정부들이 일으키는 반란의 원인이 뭔지 너무 설명이 단순하고, 무엇보다 주인공 김은경이 왜 그들에게 반란을 일으키려는지도 그렇다. 지도층의 반란에 구린 구석이 있는 것 같아서, 라고 언급되긴 하지만 겨우 그것 때문에 도시에 그런 짓을 저지르는 게 말이 되나? 사람 목숨이야 피해가 없다 쳐도 그 망가진 건물들은 결국 누군가의 재산인데 도대체 무슨 권리로 그런 짓을 저지르는지 이해가 안 돼서 주인공한테 공감이 하나도 안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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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트의 세계
듀나 지음 / 창비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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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설명하는 글이 아니고 보여주는 글이라고 믿고 있는데 이 작품은 설명하는 부분이 너무 많다. 등장인물이 너무 많고 각자의 과거를 책 한 권에 다 담으려니 거의 매 챕터마다 인물들의 과거가 설명문 식으로 펼쳐지는데... 지루하고 머리 아픔. 무슨 줄거리 요약본 읽는 느낌이다. 거의 매 챕터마다 새로운 인물이 등장한다고 보면 된다. 나중엔 입에서 저절로 지겨워 소리가 나온다.


또한 몰입이 힘든 게, 그 '팩'이라는 애들이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는 건가??? 범죄를 저지른다는 건 알겠는데 범죄를 저지른다는 설명만 있고 나머지는 팩들 간의 전투 씬이지 실제로 사회에 나가서 범죄를 저지르는 장면을 묘사하질 않네. 그러니 무슨 뜬구름 잡는 소리 같기만 하고... 전투 장면 묘사도 뜬구름 잡는 소리의 향연이다. 그 소용돌이라는 게 도대체 뭔지...???


또 이 소설을 엉성해 보이도록 만드는 것이 사람들의 초능력의 근원이 무엇이냐에 대해 아무런 과학적 설명이 없음. SF라고 우길 거면 최소한의 그럴 듯한 설명은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이럴 거면 그냥 판타지 소설이라 부르지 왜 SF라고 부르는지 이해가 안 됨. 과학 시간에 에너지 보존 법칙을 배웠다면 이 초능력자들, 특히 배터리가 발산하는 에너지가 어디에서 왔는지를 밝혀야지. 아, 나오긴 나오더라, 연구해도 밝혀진 게 없다고. ㅎㅎㅎ 필립 K. 딕 같은 SF소설가들이 초능력자들 나오는 소설 좀 썼고 그가 SF의 거장이라 칭송받으니 초능력자 나오는 소설 쓰면 당연히 SF라고 생각하는 건가? 오해는 마시길. 필립 K. 딕 무지 좋아함. 다만 그 시대는 지금보다 과학이 훨씬 발전하지 못 했고 그러니 초능력도 언젠가는 밝혀질 과학적 현상이야 하면서 덮어둘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니지 않나? 몇 십 년 전에 초능력을 과학으로 밝혀보고자 했던 시도는 모두 실패했다. 왜냐면 초능력이라는 게 존재하지 않으니까.


듀나 소설은 읽을 때마다 느끼는 건데 본인만의 SF적 상상력, 과학적 기반이 부족하다. 그러다 보니 이미 존재하는 SF적 설정을 갖다 쓰면서 거기다 본인만의 감성을 입히는데, 그래서 자주 튀어나오는 게 스릴러 형식. 그런데 막상 뚜껑 열어보면 별 대단찮은 음모들이고 근데 등장인물들은 그게 뭐 엄청난 것처럼 거기 매달려서 우왕좌왕하고 있고. 음모를 밝히는 과정도 두루뭉술해서 걍 독자 니가 대충 알아 먹어라는 식으로 표현되고. 인물들의 감성도 하나같이 냉소적이기만 하고, 이름만 다르지 똑같은 캐릭터들.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 소설은 시간대가 뒤죽박죽이라 도대체 언제의 얘기를 하고 있는 건지 헷갈려서 더욱 몰입이 안 된다.


하도 듀나 듀나 그래서 듀나 소설 몇 편 읽어봤는데 도대체 무슨 매력이 있는지 모르겠다. 무슨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탐구도 아니고 사회적 문제를 들이파는 것도 아니고, 그저 있어 보이고 쿨하게 보이려고 쓰는 이야기들인 것만 같다. 거기서 SF는 그저 도구일 뿐. 듀나가 쓴 평론들은 읽을만한데 소설은 다른 거장 SF 작가들에 비하면 얄팍한 이야기만 써서 내 취향은 아님. 기본적으로 이 사람은 SF소설가가 아니라 영화 쪽에 추가 기운 것 같다. 소설들 읽어보면 다 무슨 영화 같은 데서 본 듯한 설정과 캐릭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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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7 미키7
에드워드 애슈턴 지음, 배지혜 옮김 / 황금가지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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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소재와 주제이지만 등장인물들 간의 맛깔나는 대화와 주인공의 해학적이면서도 쿨한 심리 묘사 덕분에 재미있게 읽었다. 결말도 만족스러웠다. 꼭 다 부수고 싸워야 되는 건 아니지 않나? 주인공의 기지 하나로 대참사를 면했는데 그 정도면 충분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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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티켓
조 R. 랜스데일 지음, 박미영 옮김 / 황금가지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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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초강추하는 소설. 시대상을 생생히 읽을 수 있고 무엇보다 캐릭터 묘사가 뛰어나다. 해학적이면서 냉소적인 유머들로 가득하고, 인간을 비판하지만, 그러면서도 인간애를 잃지 않는 점이 좋다. 빨리 영화가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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