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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의 과학 ㅣ 전파과학사 Blue Backs 블루백스 85
나카무라 마레아키 지음, 김두찬 옮김 / 전파과학사 / 199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예전 직장에 다닐 적에 직장 상사가 조금 독특한 분이었는데 하루는 나에게 이 책을 건네주는 것이다. 읽어보라면서.
근데 표지가 어찌나 촌스럽던지 책도 조그맣고 종이는 다 누렇게 뜨고 출판된 것도 20년은 다 된 2000원짜리 책..ㅋㅋ
그 분은 대체 이 책을 어디서 구했길래 ...
여하튼 평소 괴담이나 귀신 얘기를 좋아했기 때문에 펼쳐 보았는데 첫번째 에피소드부터 빠져들고 말았다.
찌라시 같은 겉모습과는 판이하게 내용은 제대로 된 책이고 심심할 때마다 읽어보고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 각 민족과 나라의 괴담은 비슷한 기승전결을 보인다. 평소에도 누군가가 심령체험을 했다든가 하면 과학을 전공한 사람으로써 그런 건 다 정신적인 문제가 아닐까 생각해 왔었는데 이 책을 읽고는 나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또 있다는 걸 알게 됐다 ㅎㅎ
이 책의 저자는 일본의 정신과 의사인데 각종 괴담을 심리학, 정신분석학적으로 분석한다. 이 분석은 실제 사례 뿐 아니라 동서양 고전이나 민담, 명작소설 등도 분석을 하는데 특히 과학이나 통신이 발달하지 못 해 그 당시 이성으로 설명불가능한 사례들이 귀신얘기로 돌변하는 일이 많았던 옛날 얘기들을 정신분석학적으로 분석하여 아마 원전은 이런 것이 아니었을까~~하는 식으로 풀어간다.
그리고 나약하기만 한 인간의 모습도 볼 수 있다. 평소 멀쩡한 사람도 어떤 극한 상황이 되면 환각을 보거나 환청을 들을 수 있다는 것. 각종 조난사고가 그런 원인으로 발생한다는 것도 알게 됐다.
꼭 괴담 뿐만이 아니라 우리 인간의 심리, 무의식에 대해서도 풍부한 상식을 제공한다. 번역이 너무 직역스러워서 가끔 이해가 안 가는 문장도 있긴 하다. 또한 너무나 꼼꼼히 과학적으로 괴담을 분석하기 때문에 각종 괴담에 대해 신비주의를 간직하고픈 사람들은 안 읽는 게 좋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