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의 음식과 문화

헝그리 플래닛 - 세계는 지금 무엇을 먹는가
피터 멘젤 외 지음, 홍은택 외 옮김 / 윌북 / 2008년 3월

작가인 아내와 사진작가인 남편이 오랫동안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각국의 평범한 가정의 일주일치 식량과 가족들 사진을 찍고 그 나라와 그 집안의 먹을거리와 문화에 대해 쓴 다큐멘터리이다.
이 책은 여러 가지 즐거움이 있다.
일단 각국의 요리에 대해 구경하는 즐거움. 음식 재료와 요리 사진을 감상하는 즐거움. 이들 부부와 각국의 가족들의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듣는 즐거움. 각 나라의 문화적 차이를 알아가는 즐거움.
그런데 이런 재미 말고도 이 책은 조금 더 무거운 주제를 담고 있다. 바로 각국의 영양 불균형과 현대화를 거치며 고열량을 섭취하고 다양하지 못한 영양소를 섭취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거기에는 맥도널드 같은 거대 음식업체들의 침투도 한 몫을 한다- 등이다.
미국의 한 평범한 가정과 수단의 한 평범한 가정의 일주일치 식량은 정말 어마어마한 차이가 난다. 식재료 자체도 차이가 있다. 일단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가정에서는 육류 및 가공식품의 섭취가 엄청난다. 반면 아프리카를 비롯한 가난한 나라에서는 곡물과 채소가 주식이다. 물론 일주일치 식량 비용의 차이도 엄청나고 각 가족들의 몸매(?)도 눈에 띄게 다르다.
코카콜라나 맥도널드 같은 미국의 거대 음식료 자본의 세계화에 대해서도 느낄 수 있다. 각 개발도상국에서 점차 어린이들이 전통음식보다 콜라나 햄버거를 더 좋아해 어른들이 걱정하는 장면도 많이 나온다.
하지만 이 책은 이런 주제를 그저 비판적이고 읽는 사람들도 하여금 가슴 한 켠이 무거워지게 하는 방법이 아니라 그냥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고 들려주는 방법으로 엮었다. 시간과 금전적인 이유로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지 못하는 사람으로써는 이들 부부가 부럽고 이런 책을 읽으면서 간접경험을 한다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