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인간의 적이 있다
천선란 외 지음 / 아작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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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첫번째 소설과 마지막 소설은 설정과 전개와 문장이 유치함. 읽는 내내 청소년 sf이거나 동화이거나 습작품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음.

일단 첫번째 소설. 주제가 인간과 안드로이드의 우정. 안드로이드의 인권. 이런 sf는 지겹다 정말. 과학 기술 지식 없는 sf작가들이 쓸 게 없으니 울궈먹는 소재인 듯. 그리고 뭔가 상황도 안 맞는 게 러다이트 운동은 신기술이 퍼지는 초반에 나오는 거 아닌지. 이미 온 세상에 안드로이드가 다 퍼져서 일을 하고 있는데 그 동안 뭐 하다가 이제 와서 러다이트 운동을 하는지 이해가 안 됨.

네번째. 공룡 나오는 건... 이게 sf인가? 판타지 아닌가? 땅속 깊은 곳이 얼음투성이라니;;;,, 지열은 어쩔 건데요 작가님. 그리고 그 공룡이 얼마나 큰 공룡인데 집 뒷마당에서 키워요. 나무에 가려서 안 보인다는 게 말이 안 될 정도로 큰 공룡인데. 공룡도감도 못 보셨나. 그리고 뭔 약를 먹으면 사람이 몇 분만에 공룡이 된대요? 그만큼 늘어난 질량은 갑자기 어디서 온 건데요. 첨부터 끝까지 과학적 고증이 전혀 안 돼 있음. 읽는 내내 초딩용 만화 보는 것 같음. 웃음만 나오더라. 그러다 보니 몰입이 안 됨. 캐릭터들도 다 너무 전형적이고. 그리고 유전자 변형을 몇 초 만에(?????) 할 정도로 기술 발달 된 상태인데 왜 사람을 유전자 변형해서 청소기를 만듦? 그냥 청소기를 잘 만들면 되지. 마지막으로, 권력구조를 이분법 잣대로만 보는 게 작가가 사회생활 경험 없고 좀 어리지 않나 싶음.(첫번째 소설도 그런 느낌.) 잘 살고 권력 있는 사람은 다 나쁜 인간이고 못 살고 빽 없는 사람은 다 착한 사람인가?

그나마 봐줄만한 게 두번째 작품 더블살인인데 서사 좋고 소재 좋고 캐릭터도 좋은데 스토리 전개가 불친절함. 궁금증을 유발하려는 목적인 것 같은데. 그래서 주인공이 상주에 가서 뭘 어떻게 했다는 거임? 그걸 설명을 제대로 안 하고 나중에 대사 몇 마디로 대충 너 알아들어라 하고 뭉개서 써 놓으니 그 부분에서 전율이 아니라 짜증이 솟음. 전말이 밝혀지는 과정을 몇 번을 읽었는지 모름. 그런 다음에야 뭔 얘긴지 이해가 감. 그리고 주인공하고 주변 인물 대화도 주어나 목적어가 생략돼서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많았음. 쿨한 척 하지 말고 이해되게 씁시다 제발.

천선란 소설은 늘 같은 감정선. 늘 비슷한 캐릭터. 읽고 나면 우울해지고 힘빠지는 이야기. 큰 서사 없이 단순한 설정 하나에 풍부한(어쩌면 지루한) 감정 묘사로 단편 하나 분량을 뽑아내는 것도 이 작가만의 능력인 듯. 재미가 있는지는 둘째 치고라도.(보통은 재미가 없음. 천선란 소설은.) 그래도 지금까지 읽어본 천선란 작품 중에서는 가장 극적인 스토리였던 것 같음.

결론. 천선란 작품은 별 네 개. 더블 살인은 별 세개 반에서 네 개. 나머지 두 작품은 쓰느라 고생했으니 별 두 개씩. 요즘 젊은 sf가 어떤지 궁금하면 읽어보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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