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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뮈의 인생 수업
알베르 카뮈 지음, 정영훈 엮음, 이선미 옮김 / 메이트북스 / 2025년 12월
평점 :
『카뮈의 인생수업』은 부조리한 세계를 사랑하는 법에 관한 알베르 카뮈의 철학적 사상을 한 권의 책으로 엮은 책이다.
『카뮈의 인생수업』을 엮은이는 '한 권의 책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으로 좋은 책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정영훈'이다.
그는 이 책을 카뮈 철학의 논리적 발전 단계인 '부조리의 인식 → 실존적 자유 쟁취 → 고독과 반항 → 연대와 사랑'이라는 6단계의 서사 구조를 책 전체의 뼈대로 삼아 엮었다고 한다.
엮은이는 책을 읽기 전에 알아야 할 것이라며 「카뮈 철학의 11가지 핵심 열쇠」에 대한 정리를 먼저 나열했다.
카뮈 철학의 11가지 핵심 열쇠
부조리, 실존, 반항, 명료, 순수,
충실, 양의 삶,
대지, 연대, 한계, 호소 없이
[서평] 『카뮈의 인생수업』 - 알베르 카뮈, 정영훈 엮음, 메이트 북스
책은 처음에 이 11가지 단어에 대한 정의를 먼저 보여줬다. 몇 단어는 이해하기 어렵지 않았지만, 몇 단어는 너무 뜬구름 잡는듯했다. 그런데 책을 다 읽고 다시 이 부분을 읽으니 조금은 더 이해할 수 있었다.
책을 다 읽은 후 다시 한번 앞부분을 읽어보며 각자의 생각을 정리하는 것도 좋을듯하다.
책은 총 6개의 장으로 되어 있다.
1장 : 삶이 부조리하다는 것을 가장 먼저 깨달아야 한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에서 시작된다.
세계 그 자체는 합리적이지 않으며, 부조리는 인간의 명료함에 대한 간절한 부름과 세계의 냉담한 침묵이 맞닥뜨리는 지점에서 태어나는 존재의 가장 심오한 본질이다.
카뮈는 부조리를 인식하는 것은 곧 '살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결정하는 근본적인 질문에 답하는 것이라고 한다.
부조리를 인식하는 첫걸음은 '삶의 의미는 없지만, 사는 것 자체는 의미 있다'는 역설적 진리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시지프가 자신의 운명이 허무함을 깨닫는 순간 그는 자유로워진다. 그의 불행의 원인이었던 그 통찰력이 동시에 그의 위대함의 근원이 된다. 명료한 의식이 시지프의 위대함을 세운다. 바위 그 자체로 이미 충분하다. 정상으로 향한 매번의 노력은 새롭게 정복된 하나의 세계다. 우리는 시지프를 행복한 사람으로 상상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의 투쟁은 인간의 마음을 가득 채우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p.45~46
[서평] 『카뮈의 인생수업』 - 알베르 카뮈, 정영훈 엮음, 메이트 북스
20개의 아포리즘으로 되어 있는 1장에서 가장 기억하고 싶은 문장은 시지프 이야기였다. 시지프의 신화 이야기는 책의 마지막까지 계속 인용된다.
2장 : 부조리를 온전히 수용해 실존적 자유를 쟁취하라.
부조리의 인식은 끝이 아닌 시작이며, 부조리한 조건의 수용은 절망적인 체념이 아니라, '호소 없이' 살아가는 실천적 자세를 제시하는 장이다.
'호소'란 미래의 구원, 혹은 영원한 의미를 향해 던지는 모든 절망적인 외침을 의미한다고 정의했다. 호소 없이 산다는 것은 오직 유한한 현재에 대한 스스로의 힘만을 믿겠다는 단독적인 결단이다.
절망적인 외침 없이 사는 것 = 호소 없이 사는 것
카뮈는 이것을 자유라고 했다. 삶은 가치 없는 경험을 위한 것이 아니라, 그 경험 자체에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라며, 호소하지 않는다는 것은 의식적인 반항이라고 했다.
『반항하는 인간』을 통해 부조리를 넘어선 '반항'의 개념과 실천적 윤리를 정립한 카뮈의 철학을 엿볼 수 있었다.
시지프가 산을 내려올 때, 그에게 남은 것은 신에게 호소하는 희망이 아니라, 내일 다시 돌을 밀어 올리겠다는 노동에 대한 확신이다. 이것이 바로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짊어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진정한 비극은 절망 그 자체가 아리나, 그 절망에 익숙해져서 더 이상 절망하지 않는 상태이다. 따라서 '내일'을 통해 현재의 의식을 깨어 있게 하는 것은 부조리에 대한 마지막 반항이다. p.72
[서평] 『카뮈의 인생수업』 - 알베르 카뮈, 정영훈 엮음, 메이트 북스
3장 : 고통과 죽음까지도 인내하며 존엄을 발견하라.
시지프는 미소 지을 수 있다?
'시지프가 행복하다고 상상해야 한다.'
이것에 대한 답을 알 수 있는 장이다.
시지프의 진정한 승리는 바위가 산 아래로 굴러 내려간 후, 그가 다시 산 아래로 걸어 내려오는 순간에 있다. 이 하강의 시간이야말로 그가 자신의 운명을 가장 맑은 의식으로 직시하고 숙고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p.92
[서평] 『카뮈의 인생수업』 - 알베르 카뮈, 정영훈 엮음, 메이트 북스
시지프는 자신의 형벌이 무의미함을 알지만, 바로 그 지점에서 자신의 운명보다 자신이 더 강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는 운명에 저항하고, 자신의 노력을 스스로의 소유로 만든다. 이 형벌은 그에게서 빼앗을 수 없는 인간의 고유한 실천이 된다고 한다.
우리도 각자의 바위를 굴리는 삶을 받아들여야 하지만, 미소를 지으며 해야 한다.
3장을 읽고 나니 카뮈가 왜 '시지프가 행복하다고 상상해야 한다.'라는 말을 했는지 알 것 같았다.
4장 : 고독 속에 홀로 서서 주체적인 반항을 시작하라.
4장은 고독 속에서 자신을 되찾고, 거짓말하지 않을 수 있는 힘을 획득하는 과정을 제시한다.
인간은 감옥이나 죽음 앞에서도 자신의 태도를 선택할 수 있는 최후의 자유를 지난다.
자신의 삶을 파괴하는 시간마저 사랑하며 끝을 받아들이는 그 순간, 인간은 운명보다 더 강한 의식으로 삶의 의미를 스스로 만들어내는 창조자로 거듭나게 된다.
이는 반항의 완성이다.
고독은 자신과의 화해다. 자유는 혼자 있을 때 시작된다. p.105
나는 타인이 보는 나지만, 내가 선택한 내가 되어야 한다. 타인의 시선은 우리를 구속한다. p.106
고독은 고립이 아니라 자기 자신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군중은 흩뜨리고, 침묵은 모은다. 창조한다는 것은 혼자 있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p.109
[서평] 『카뮈의 인생수업』 - 알베르 카뮈, 정영훈 엮음, 메이트 북스
고독은 인간을 자기 자신에게로 되돌려준다. 혼자 있는 것이 자유로워지는 것이라고 한다.
홀로 서는 존재 = 완전히 독립적인 존재
이 고립된 공간 속에서 인간은 오직 현재의 삶에 충실할 수 있는 실존적 힘을 획득한다.
5장 : 태양과 바람처럼 삶의 모든 순간을 긍정하라.
고독과 반항을 통해 주체적 자유를 쟁취했다면, 이제 현실의 세계를 온전히 긍정하는 실천의 장으로 들어가라고 한다. 이 장에서 강조하는 삶의 긍정은 자연(대지) 과의 재결합을 통해 완성된다.
5장은 자유롭게 행동하고 창조하며 관대하게 사랑하는 삶이 곧 부조리에 대한 인간의 궁극적인 승리이자 가장 인간적인 윤리임을 선언한다.
매일 아침, 빛은 우리에게 새로운 시작은 선사한다. 이것이 자연의 충실함이다.
자연의 변함없는 충실함처럼, 우리도 현재의 순간에 모든 것을 바치는 관대함을 통해 삶의 무한한 가치를 획득한다. 매일의 빛 속에서 삶을 사랑하는 것이야말로 부조리에 대한 우리의 최종적인 승리이다. p.150
[서평] 『카뮈의 인생수업』 - 알베르 카뮈, 정영훈 엮음, 메이트 북스
위의 이 문장은 오늘 하루를 다시 한번 긍정하겠다는 인간 스스로의 반항적 의지에서 비롯한다.
이 문장을 통해,
왜?
삶의 긍정이 자연(대지) 과의 재결합을 통해 완성된다고 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6장 : 개인적 반항을 넘어 타인과 연대하며 사랑하라.
마지막 장은 부조리를 인식하고 고독 속에서 실존적 자유를 쟁취했던 개인을 넘어 타인과의 관계와 연대로 나아가는 과정을 이야기한다. 연대의 최고 형태는 사랑이다.
사랑은 소유나 초월적 완성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자유를 존중하는 불완전한 만남의 과정이자 현실에 대한 충실성이라고 말하고 있다.
사랑을 통해 불완전한 현실 세계와의 조화를 이루며 비로소 자신의 존엄을 완성한다. 연대를 통해 인간은 고독한 시지프에서 벗어나 공동의 긍지를 가진 존재로 거듭나게 된다.
재앙이 비현실적이라는 환상에 머무는 것은 부조리에 대한 무책임한 도피이다. 타인의 고통과 재앙의 현실을 명료하게 직시하는 것만이, 개인의 고독에서 벗어나 연대를 결심할 수 있는 유일한 출발점이 된다. 인간의 유한함 앞에서, 함께 견디겠다는 반항적인 연대만이 재앙에 맞서는 유일한 존엄이다. p.163
[서평] 『카뮈의 인생수업』 - 알베르 카뮈, 정영훈 엮음, 메이트 북스
이 책을 정리하면,
1. 인간의 삶은 본질적으로 부조리하다.
2. 우리는 근원적인 고독 앞에 홀로 남겨진다.
3. 이 고독 속에서 우리는 반항을 결단한다. 초월적인 구원이나 거짓 희망에 의탁하지 않고, 부조리와 고독을 정면으로 받아들일 때 비로소 실존적 자유가 열린다.
4. 이 고독한 반항은 부조리한 삶을 긍정하는 태도로 이어지고, 자연(대지)을 동반자로 삼아 현재의 삶을 끝까지 밀어올리고, 이 현세적 충실함 속에 우리는 타인과 연대하고 사랑하게 된다.
그동안 카뮈의 소설을 읽으며, 소설을 쓸 당시의 카뮈의 철학에 대해 단편적으로 접했었다. 고독한 반항아에서 타인을 연대하고 사랑하게 되는 과정을 보며, 어렴풋이 이해한 그의 철학을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정리되어 만날 수 있어서 카뮈를 조금 더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카뮈의 소설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카뮈의 인생수업』을 읽으며, 그의 소설을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듯하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