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주의 풀꽃 인생수업
나태주 지음 / 니들북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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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의 강연 프로그램인 클래스ⓔ에서 <나태주의 풀꽃 인생수업>이란 제목으로 20분짜리 12강좌를 촬영한 적이 있었는데, 『나태주의 풀꽃 인생수업』은 출판사에서 그때의 강연 내용을 문장으로 풀어서 책으로 내겠다고 해서 나온 책이다.


이 책에는 스웨덴 화가 '칼 라스손'의 작품이 함께 한다.


시인 나태주는 강연에서 무슨 이야기를 할까 고민하다 평소 중고등학교를 찾아다니며 하던 문학 강연처럼 해 보면 어떨까 생각했고, 자신의 시 작품을 두고 인생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으로 촬영을 마쳤다.


오늘을 사는 젊은 청춘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고민하는지에 강연의 포커스를 맞추었고,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에 강연을 하고, 이 책을 내게 되었다고 한다.


책은 인생수업 1강~12강까지 총 12개의 주제로 되어있다.

자기애, 자존감, 결핍, 인생, 행복, 사랑, 터닝포인트, 시, 가족, 삶의 담론, 성공과 죽음.


책의 처음은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라는 시로 시작한다.


너 오늘로써 충분했고, 지금도 잘하고 있고, 괜찮으니, 너무 잘하려 애쓰지 마라. P.15

[서평] 『나태주의 풀꽃 인생수업』 나태주, 니들북


원래 시를 찾아 읽는 편이 아니지만, 나태주 시인의 시는 마음을 울리는 뭉클함이 있어 가끔 찾아 읽어보게 된다. 이 시는 청년뿐만 아니라, 나이를 불문하고 위로가 되는 시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때로 너무 잘하려고만 해서

힘들어지는 것이 아닐까요?

[서평] 『나태주의 풀꽃 인생수업』 나태주, 니들북


칼 라스손의 「숙제하는 에스뵈른」이란 작품과 시가 잘 어울린다. 숙제하다 주머니에 손을 넣고, 창문 밖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소년에게서 삶의 무게가 느껴진다.


풀꽃 1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서평] 『나태주의 풀꽃 인생수업』 나태주, 니들북


「풀꽃 1」은 환경교육을 할 때 가장 많이 활용되는 시 중 하나다. 이 시를 어떻게 쓰게 되었는지 그 배경에 대한 이야기가 책에 나온다. 배경을 알고 나니 시에서의 언어 선택이 그냥 이루어지는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교직에 있는 43년 동안 한 번도 수업을 놓은 적이 없었다고 한다. 날이 좋으면 아이들과 밖에 나가서 그림을 그리기도 했는데, A4에 연필로 그림을 그리는데도 시인은 한 시간이 필요했다고 한다.


그리려는 대상이 내 눈에 확연히 보이고, 내 마음에 들어오면 그제서야 겨우 선 하나를 긋기 시작해요. 그러면 놀랍게도 눈앞에 피어 있던 제비꽃이 사라지고, 그 제비꽃이 나를 통해 종이 위로 옮겨갑니다. 그런 순간들이 마법 같지요.

[서평] 『나태주의 풀꽃 인생수업』 나태주, 니들북


아이들이 뚝딱 그려온 그림은 하나도 닮아 있지 않은데, 그 이유는 머릿속에 들어 있는 개념대로 그리려고 해서 그런 것이다. 실제 꽃을 보는 것이 아니라, 자기 머릿속에 있는 관념대로 바라보기 때문에 닮은 그림을 그릴 수 없다고 한다.


나는 이제 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자세히 봐. 그리고 오래 봐라.

자세히 봐야 예쁘다.

알았지? p.40

[서평] 『나태주의 풀꽃 인생수업』 나태주, 니들북


"(자세히 봐야 예쁘단다) 너희들도 그래!"

[서평] 『나태주의 풀꽃 인생수업』 나태주, 니들북


「풀꽃 1」의 마지막 문장 '너도 그렇다' 대신에 '나도 그렇다'라고 했다면, 나태주는 자신이 이 자리에 오지 못했을 거라고 한다. '나만'에서 '너도' 이 두 글자 차이 때문에 사람들은 자신의 시에 공감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그의 시는 「풀꽃 2」, 「풀꽃 3」으로 이어지며, 힘든 일이 있더라도, 잠시 실망했더라도, 기죽지 말고 살다 보면 좋아지지 않을까요?라며 나를 인정하고, 나를 높이는 마음을 가지라고 한다. 자존감이 낮으니까 자꾸 '나만 그렇다.'라고 하는 이기심이 생기는 것이라며, 사람들과 어울려 살면서 상대적으로 나를 높이라고 한다.


스스로 자기를 낮추지 마십시오.

그만하면 당신은 괜찮은 사람입니다.

오늘로 충분했어요.

[서평] 『나태주의 풀꽃 인생수업』 나태주, 니들북


시인은 자신의 인생 이야기와 시를 쓰게 된 배경, 이 시기를 사는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책에 담았다.




장학사로 5년을 지내던 시절, 시인은 학교로 돌아가고 싶었고, 다시 학교로 돌아올 수 있었다. 하지만, 그가 생각했던 학교와는 차이가 있었다. 버스도 닿지 않는 아주 외진 곳에 있는 학교로 가게 된 것이다. 그곳에 발령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는 크게 감기에 걸렸고, 그 감기는 반년이나 지속되었다고 한다. 억울하고 화난 감정이 쌓여 있으니, 몸이 아팠던 것이다.


'어떻게 나에게 이럴 수 있는가?' p.133

[서평] 『나태주의 풀꽃 인생수업』 나태주, 니들북


시인은 누군지도 모를 대상에게 계속 물었다.


교무실에 앉아 있다 창문 밖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자신도 모르게 밖으로 나온 나태주는 운동장 가장자리로 걷다가 축구 골대 앞에 섰다. 그리고 거기서 노란 민들레 꽃 한 송이를 봤다.


아이들의 발에 채여 이파리는 망가지고 꽃만 덩그러니 남아 있던 민들레에게는 반절만 남은 잎사귀가 하나 달려 있었다. 놀라운 것은 이파리는 하나밖에 없는 초라한 줄기 끝에 샛노란 봉오리가 하나 더 달려 있다는 것이었다.


축구장 옆에 있는 작은 민들레를 보고, 시인은 자신의 삶에서 터닝포인트를 찾았다고 했다.


가다가 돌아오는 것은 유턴입니다.

가던 길을 계속 가면서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것이

터닝포인트입니다.

당신은 어떤 길을 선택하시겠습니까?

그건 자신의 마음에 달려 있습니다. p.135

[서평] 『나태주의 풀꽃 인생수업』 나태주, 니들북


나처럼 살지 말고 너답게 살아라.

[서평] 『나태주의 풀꽃 인생수업』 나태주, 니들북


『나태주의 풀꽃 인생수업』에는 시인 나태주가 고단한 삶을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건네는 응원의 말이 가득하다. 지치고 힘들 때 읽으면, 많은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책이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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