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왜 동물보다 잘났다고 착각할까 - 자신만이 우월하다고 믿는 인간을 향한 동물의 반론
장 프랑수아 마르미옹 지음, 김지현 옮김 / 북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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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자이자 인문과학 저널리스트, 세계적인 '멍청이' 권위자 장 프랑수아 마르미옹은 "무엇이 인간을 예외적이고 특별한 존재로 만들까?"란 질문과 함께 돌아왔다. 이 책에는 30여 명의 심리학자, 과학자, 역사학자, 동물심리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함께했고, 전문가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아직도 동물을 잘 모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인간은 왜 잘 알지도 못하면서, 동물보다 잘났다고 착각할까?"


인간만이 가진 특성이란 우리 종의 특성이

무엇인지를 스스로 묻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다른 종의 특성에 대해서도. p.10


동물심리학, 동물행동학의 역사와 연구한 사람들 이야기가 나온다. 이 학문은 19세기 말에 시작되어, 20세기 초에 활발히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인간이 동물에 관심을 갖고, 그들을 관찰하기 시작한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경쟁 무리 간의 폭력을 통한 해결, 수컷 간의 대결, 어린 동종 죽이기, 형제자매 죽이기.

여전히 인간만이 서로를 죽인다고 여기는 이들이 있다면 이제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p.64


책 표지에 나오는 귀여운 미어캣 무리를 지배하는 것은 공포이며, 미어캣 개체의 20%가 동종 개체에게 죽임을 당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하지만, 모든 동물이 동종을 죽이는 것은 아니다. 정어리나 양이 동종을 죽이는 모습은 결코 볼 수 없으며, 같은 종이라도 생활환경에 따라 폭력성의 정도가 달라진다고 한다. 우리가 모르고 있던 동물 이야기가 이 책을 더 흥미롭게 만든다.

이 책에서 가장 신기했던 부분은 꿀벌에 관한 내용이었다.


1945년 여름, 폰 프리슈는 이 행동을 세심히 연구한 결과 벌이 몸을 흔드는 동작의 지속 시간은 먹이터까지의 이동 시간에 비례하며, 벌이 직선으로 나가는 방향과 수직이 이루는 각도는 먹이터와 태양이 이루는 각도를 나타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p.132


분봉을 하기 위해 여러 마리의 꿀벌들이 이사할 곳을 알아보고, 무리로 돌아와 투표를 해 거처를 옮긴다니…. 상상도 해보지 못한 꿀벌의 세계다.

책에는 이외에도 다양한 동물들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동안 인간들은 생각하는 능력이 인간만이 가진 고유 특성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연구를 해보니 너무나 다양한 동물들이 생각하며 살고 있었다. 1978년 심리학자 데이비트 프리맥은 '타인의 마음을 읽는 능력'(타인의 의도를 인지하는 능력) 이 인간 인지의 특징이라고 했다. 공감과 협력의 기초가 되는 능력은 다른 동물 세계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고 했다. 40년 가까이 집중적으로 연구했지만, 결론이 이르지는 못했다고 한다. 원숭이, 새 등에서 의도를 공유하는 능력이 있음을 입증했다는 소식이 거의 매달 들려온다고 한다.

그럼 인간만이 가진 고유 특성은 뭘까?

작가는 제일 마지막에 이렇게 정리했다.


상상력은 인간을 보이지 않는 세계로 이끈다.

상상하는 힘은 우리 인간을 아주 독특한 동물로 만들었다. p.361


상상하는 힘이 우리가 다른 동물보다 잘났다고 생각하게 만들지 않았을까?

인간 중심의 철학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세상에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많다. 우리는 자연에서 많은 것을 보고, 배우며 발전해 왔다. 자연 중심에서 생각하며 세상을 바라보면 더 많은 것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는 다른 동물을 어떻게 바라보고 대해야 하는지, 인간의 본성은 무엇인지, 자연과 나는 어떤 관계에 있는지를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다.

자신만이 우월하다고 믿는 인간을 향한 동물의 반론 『인간은 왜 동물보다 잘났다고 착각할까』는 누구나 읽으면 좋겠지만, 특히 환경 교육을 하는 사람들은 꼭 한 번 읽어볼 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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