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오후에는 철학이 필요하다 - 키케로부터 노자까지, 25명의 철학자들이 들려주는 삶, 나이 듦, 죽음에 관한 이야기
오가와 히토시 지음, 조윤주 옮김 / 오아시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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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오가와 히토시는 일본 야마구치대학 국제종합과학부 공공철학 및 정치철학 교수이자 일본인이 사랑하는 대표적인 시민철학자이다. 지금까지 총 100권 이상의 책을 출간했으며 국내에 번역된 저서도 다수다.

지혜롭고 만족스럽게 나이 들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서평] 『인생의 오후에는 철학이 필요하다』 - 오가와 히토시, 오아시스

책의 뒷면에 있는 위의 문장이 내가 이 책을 펼치게 된 이유이다.

나이가 듦에 따라 생각이 많아지고 있다. 어떻게 나이 드는 것이 좋은 것일까? 멋있게 늙기 위해 나는 무엇에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까? 이런 생각이 많아져 요즘 철학서에 관심이 생겼다.

예전에는 '철학서'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왠지 어려울 것 같아 선뜻 접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나이가 들어서인지 아니면 요즘 책들이 쉽게 설명을 곁들인 덕인지 예전보다는 철학서를 접하는데 부담이 덜하다.

오가와 히토시의 『인생의 오후에는 철학이 필요하다』는 '철학은 삶과 노년과 죽음을 어떻게 바라보게 하는가'에 대한 25명의 철학자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모은 책이다.

나이 듦, 질병, 인간관계, 인생, 죽음 이렇게 다섯 개의 장으로 되어 있어 각각의 주제마다 다섯 명의 철학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담아두었다.

몽테뉴의 달관

모든 일에는 타이밍이 있다는 것이 몽테뉴의 지론이다. 따라서 그냥 닥치는 대로 아무 공부나 해도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노쇠한 시기에 새로운 학문에 첫걸음을 떼는 것은 실수라고까지 이야기했다. 개인적으로는 그 또한 자유라고 생각하지만,

몽테뉴의 생각은 달랐다.

그의 말에 따르는 우리가 노년에 이르러 배워야 하는 것은 '죽음을 받아들이기 위한' 학문이다.

그러고 보니 나이가 들면 철학과 종교에 관한 책을

읽기 시작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p.39

[서평] 『인생의 오후에는 철학이 필요하다』 - 오가와 히토시, 오아시스

몽테뉴의 달관 편을 보면 내가 이 책을 선택하게 된 계기와 일치하는 문장이 나온다.

몇 년 전 제3의 삶을 살기 위해 환경 관련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공부를 하면 할수록 어디까지 학습을 하는 것이 맞는가?에 대한 고민이 생겼다. 처음 공부를 시작할 때는 별생각이 없었다. 자연을 가까이하면서 그곳에 어떤 새들이 사는지? 어떤 식물이 분포하는지 그들은 어떤 생태계를 이루고 살아가는지를 배우는 것만으로도 힐링의 시간이었다. 그런데 하면 할수록 공부해야 할 것이 더 많아졌다. 어디까지 손을 대야 하는지에 대한 적당한 브레이크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그에 대한 답을 나는 몽테뉴의 달변에서 찾았다.

힐티의 신의 선물

우리가 고민할 때 사실 답은 이미 나와 있다.

그러나 그 답을 선택한 스스로가 보이지 않을 뿐이다. 그래서 그것을 깨닫게 해줄 누군가가 필요한데

그것이 책의 역할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책은 자기 마음을 비추는 거울이기 때문이다. p.193

[서평] 『인생의 오후에는 철학이 필요하다』 - 오가와 히토시, 오아시스

그리고 힐티의 신의 선물 부분에서도 깊게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을 만났다.

힐티가 말한 신의 선물은 '잠'을 자는 것이다. '잠'을 자는 것만으로도 많은 문제의 해결점을 찾을 수 있는데, 나이 들수록 근심 걱정 때문에 잠이 쉽게 들지 못한다. 힐티는 잠들지 못할 때는 내가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생각하는 시간으로 삼으라고 전한다. 억지로 잠들려 애쓰지 말고 오히려 잠 못 이루는 밤을 활용하라고 했다.

책에는 이외에도 스물다섯 명의 철학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고 있다.

책을 읽으며, 스물다섯 명 철학자 모두의 목소리에 공감하기는 힘들었다. 어떤 부분은 휘리릭 읽고 지나가기도 했고, 어느 곳에서는 밑줄을 치며 필사를 하기도 했다.

독자마다 와닿는 부분이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나이가 더 들어 이 책을 펼치면 지금과는 다른 부분에서 공감대를 이룰 수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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