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로 가는 마지막 기차 책고래마을 58
정임조 지음, 박성은 그림 / 책고래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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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로 가는 마지막 기차』의 글 작가 정임조는 2022년 겨울에 폐역이 된 '불국사 역'을 기억하는 사람들의 아쉬운 마음을 달래고,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우리의 문화유산인 '불국사'를 돌아보게 하기 위해 이 그림책을 썼다고 한다.


몇 해 전 아이들과 함께 경주 여행을 다녀왔다. 차를 타고 가면서 신경주 역을 봤을 때 다음에는 ktx를 타고 와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또 한 번 경주 여행을 가려던 참에 이 책을 만나게 됐다.


2010년 신경주 역이 개통되면서 동해선 기차 노선 중 몇 개의 역이 문을 닫았다고 한다. 그중에는 불국사 역도 있었다. 불국사에 정차하는 기차가 있었나? 그동안 왜 몰랐을까? 생각하며 찾아봤더니, 불국사 앞이 아닌 3.2km 떨어진 불국동을 통과하는 열차였다.


이 열차는 2022년 겨울에 멈추었고, 이제는 불국사를 향하는 여행객들은 ktx 신경주 역을 이용한다. 하지만 현재 신경주 역은 검색되지 않는다. 신경주 역의 이름이 경주역으로 바뀐 것이다. 원래 경주 시내에는 경주역이 있었고, 새로 만들어진 역을 신경주 역으로 부르다가, 2023년 12월 원래의 경주역이 폐역이 되면서 신경주 역의 이름이 경주역으로 바뀌게 되었다.

많은 역이 새로 생기고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불국사 역'을 마지막으로 통과하는 기차를 보며 작가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다보탑에 앉아 있던 돌사자와

석가탑 바닥에 앉아 있던 돌방석과

극락전 처마 밑에 숨어 있던 황금돼지와

마당 귀퉁이에 달려 있던 구름종은

까치걸음으로 대문을 나섰어요.

[서평] 『신라로 가는 마지막 기차』 - 정임조 글, 박성은 그림, 책고래


불국사를 지키던 돌사자, 돌방석, 황금돼지, 구름종은 내일이면 오지 않을 마지막 기차를 타기 위해 새벽 일찍 길을 나섰다.

기차에 오르자, 다양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타고 있었어요.


"기차 안에서 아기를 낳은 엄마도 있대요."

"기찻길에 쓰러진 사람을

구해 준 분도 있대요."

"백 년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이 타고 내렸을까요?"

[서평] 『신라로 가는 마지막 기차』 - 정임조 글, 박성은 그림, 책고래


백 년 동안 추억을 싣고 달리던 기차의 마지막 여정이 끝나자, 모두들 기차에서 내렸다.


절에 돌아온 돌사자와 돌방석과 황금돼지와 구름종은 놀라운 소식을 들었어요.

하나는 부처님도 기차를 타고 왔다는 것,

또 하나는 부처님이 백 년 동안 달려온 기차를 위해 선물을 준비했다는 것이었어요.

[서평] 『신라로 가는 마지막 기차』 - 정임조 글, 박성은 그림, 책고래


부처님은 누구였고, 부처님의 선물을 무엇이었을까?


수원과 인천을 잇는 소래철교를 달렸던 '수인선 협궤 열차'도 1937~1994년까지 다녔었다. 나는 한 번도 타보지 못했지만, 나보다 조금 나이가 있는 분들은 열차를 타고 다녔던 추억과 마지막 열차를 타기 위해 기다렸던 추억들을 이야기하는 걸 들은 적이 있다. 다른 사람에게 아무것도 아닌 장소가 내게 특별한 공간이 되는 경험이 쌓일수록 '나이가 들어가는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2022년 불국사 역이 폐역이 되면서 그곳에는 얼마나 많은 추억들이 쌓였을까?


그런 추억들에 대한 내용이 좀 더 있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폐역이 된 '불국사 역'을 찾아가면 그런 기록들을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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