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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킷 리스트
나태주 지음, 지연리 그림 / 열림원 / 2024년 8월
평점 :
나태주는 1945년 우리나라가 해방이 되던 해에 태어난 대한민국의 시인이다. 그는 공주사범학교를 졸업하고 선생님으로 살다가 2007년 정년 퇴임했다. 퇴임 후 공주문화원 원장을 역임하기도 하였던 그는 현재 공주풀꽃문학관 소속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1971년 <대숲 아래서>로 등단했고, '풀꽃'이란 시로 많이 알려져 있다.
* 버킷 리스트 :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일이나 하고 싶은 일들의 목록.
이번 시집의 제목은 <버킷 리스트>이다. 시집의 제목과는 좀 거리가 있어 보였지만 나는 나태주 시인의 버킷리스트가 궁금했다.
내가 세상에 나와
해 보지 못한 일은
스키 타기, 요트 운전하기, 우주선 타기,
바둑 두기, 그리고 자동차 운전하기
(그런 건 별로 해 보고 싶지 않고)
내가 세상에 와서
가장 많이 해 본 일은
책 읽기와 글쓰기, 사람들 앞에서 말하기,
컴퓨터 자찬 두드리기, 자전거 타기,
연필그림 그리기, 마누라 앞에서 주정하기,
그리고 실연당하기
(이런 일들은 이제 그만해도 좋을 듯하고)
내가 세상에 나와
꼭 해보고 싶은 일은
사막에서 천막을 치고 일주일 정도 지내면서 잠을 자기,
전영애 교수 번역본 『말테의 수기』끝까지 읽기,
너한테 사랑한다는 말을 듣기.
(그런 일들을 끝까지 나는 이룰 수 있을는지…….)
[서평] 『버킷 리스트』 - 나태주 시집, 서시
책은 총 3개의 장으로 나뉜다.
버킷 리스트 1. 내가 세상에 나와 해 보지 못한 일
버킷 리스트 2. 내가 세상에 와서 가장 많이 해 본 일
버킷 리스트 3. 내가 세상에 나와 꼭 해보고 싶은 일
내가 세상에 나와 해 보지 못한 일에 '풀꽃'시가 등장한다. 시를 많이 읽지 않는 나는 '풀꽃'이란 시가 3개의 시리즈로 되어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그동안 내가 알고 있던 것은 '풀꽃 1' 이었다.
'풀꽃' 1,2,3 모두 다 좋지만, 나의 마음에 가장 큰 울림을 주는 것은 3번이었다.
풀꽃 1과 2는 나와 관계를 맺고 있는 내 주변에 있는 환경을 바라보는 시선이라면, 풀꽃 3은 나를 위한 시란 느낌이 들었다.
땅속에서 있던 씨앗이 땅을 뚫고 싹을 띄워 무럭무럭 자라 꽃을 피울 때가 됐는데…
너는 뭘 두려워하고 있니?
땅도 뚫고 나온 네가 뭘 걱정하는 거야?
걱정하지 마.
걱정한다고 달라지는 건 없어.
생각하지 말고 꽃 피워 봐!
참 좋아.
열다섯 자로 생각의 틀을 깨라고 내게 속삭이는 것 같았다.
풀꽃 3
기죽지 말고 살아봐
꽃 피워 봐
참 좋아.
세상에 나와 꼭 해보고 싶었던 것 중 가장 마음에 와닿는 시는 '늙은 기도'였다.
늙은 기도
오늘도
나를 위해 살게 하시고
그 삶이 넘쳐
다른 사람을 위해서도
살게 하소서.
[서평] 『버킷 리스트』 - 나태주 시집
'나이가 들었을 때 멋져 보이는 사람은 베푸는 삶을 사는 사람'이었다. 나도 저 나이가 되면 베풀며 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는데, 나태주 시인은 시를 통해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그냥 너를 위해 살아! 먼저 너를 위하고, 그 삶이 넘치면 자연스럽게 베푸는 삶을 살게 될거야!"
나태주 시인의 시집 『버킷 리스트』는 삶에 지친 내게 위로를 건넸다.
바쁜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