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가 일각돌고래라면 -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는 편견에 대하여
저스틴 그레그 지음, 김아림 옮김 / 타인의사유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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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가 일각돌고래라면』의 저자 저스틴 그레그는 돌고래류의 사회 인지를 중심으로 한 동물의 의사소통 및 행동과 인지, 언어의 진화와 그 배경 등을 연구하고 있는 생물학과 교수이자 과학 저술가이다.


니체 씨, 제 이야기를 들어 보시겠습니까?

[출처] 『니체가 일각돌고래라면』 - 저스틴 그레그


작가는 니체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보라는 것으로 책을 시작한다.


니체는 동물들이 자기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왜 그것을 하고 있는지 알지 못한 채 비틀거리며 살아간다고 여겼다. 게다가 설상가상으로 동물들에게는 인간만큼 깊은 기쁨이나 고통을 경험할 지능이 결여되어 있다고 믿었다. p.16

[출처] 『니체가 일각돌고래라면』 - 저스틴 그레그


'신은 죽었다.'라고 선언했던 니체는 평생을 진리와 도덕의 본질에 도전했다. 평생을 인간 존재에 대해 생각하며 고통에서 의미를 찾았다. 심오한 생각을 하고 살던 니체는 1883년, 39세의 나이에 자신이 '미쳤다'라고 선언했다. 1883년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가 출간된 해이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속은 엉망진창이었던 니체는 자신이 소처럼 멍청해서 인간 존재에 대해 생각하지 않기를 바라면서, 소들이 너무 멍청해서 자신의 존재에 대해 사고하지 못하는 것을 불쌍히 여기기도 했다.


저스틴 그레그는 이런 질문을 던진다.


만약 니체가 토리노의 말이나 소처럼 존재의 본성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없는 단순한 동물이었다면 어땠을까?

해양 포유류 중 하나인 일각돌고래였다면?


저자는 이 책에서 지능을 둘러싼 문제와 지능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를 다룬다.

동물의 의사소통 및 행동과 인지를 연구한 저자는 다양한 동물과 인간을 비교하며 인간의 우월함이라는 너무나 당연시 여겨지는 가정에 도전한다.


지능이란 본질적으로 좋은 것이라고 여기고 있다. 우리는 항상 인간의 지능이라는 우리만의 프리즘을 통해 세계와 그 세계 속 비 인간 동물들의 가치를 보아 왔다. 하지만 만약 우리가 종족의 예외주의를 외치는 큰 목소리를 진정시키는 대신 다른 종들이 우리에게 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p.31

[출처] 『니체가 일각돌고래라면』 - 저스틴 그레그


책은 총 7개의 장으로 되어있다.

들어가며, 니체 씨, 제 이야기를 들어보시겠습니까?

1장. 인간의 지적 우월함은 환상이고 착각인 것 같습니다.

2장. 인간은 거짓말 때문에 자멸하고 말 것입니다.

3장. 인간은 죽음에 대해 너무 많이 알고 있습니다.

4장. 인간이 만든 도덕성은 날 선 칼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5장. 인간만 의식을 가졌다고 말할 수 없겠습니다.

6장. 인간의 시간 여행 능력은 망가졌을지도 모릅니다.

7장. 인간만이 예외라는 가정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나가며, 니체 씨, 우리 이제는 좀 더 겸손해져야겠죠?로 마무리가 된다.


우리 인류는 번영한 만큼 동시에 그에 따른 희생자가 되었다. 역사상 우리 종처럼 지구환경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킨 종은 없었다. 그리고 이제 모든 것을 시야에 두고 바라볼 때가 되었다. 예지적 근심이 망령이 우리 위로 어둡게 드리우는 상황에서 이제 인간의 지능이 어떤 가치를 갖는지 슬슬 평가해 볼 때다. p.276

[출처] 『니체가 일각돌고래라면』 - 저스틴 그레그


요즘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 위기'가 심각하다. 이제는 '지구온난화'라는 말보다 '지구가열화', '기후 위기'보다는 '기후 재난'이라는 단어가 쓰이는 것만 봐도 그렇다. 1850년 산업혁명 이후 우리 인간은 지구환경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우리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인식조차 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안다. 너무 늦지 않았기를 바라면서 각국 정상들은 모여 대책 회의를 하고 지구온난화를 저지하려고 한다. 하지만 임계점이 어딘지에 대해서 정확히 알 수 없다. 인간의 지능이 어떤 가치를 갖는지 생각해 볼 때다.


인류의 지능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진화의 기적이 아니다. 우리는 부모가 갓 태어난 아기를 사랑하는 것처럼 달 착륙과 거대도시 같은 우리의 작은 성취들을 사랑한다. 부모만큼 아기를 사랑하는 사람은 또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만큼 지구가 우리를 사랑하는지 묻는다면 결코 그렇지 않다.

우리의 많은 지적 성취는 오늘날 스스로를 멸종에 이끄는 궤도에 올라 있다. 이것은 바로 진화가 형편없는 적응을 없애는 방법이기도 하다. p.315

[출처] 『니체가 일각돌고래라면』 - 저스틴 그레그


현재 우리나라 사람들의 생활 수준으로 지구 전체 80억 명의 인구가 살려면 지구가 3.5개 필요하다고 한다. 이미 우리의 많은 지적 성취는 지구가 우리를 품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차라리 우리가 동물이었다면 더 나았을까?

[출처] 『니체가 일각돌고래라면』 - 저스틴 그레그


『니체가 일각돌고래라면』은 독자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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