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 어디까지 알고 있니? - 꽃쟁이 혁이삼촌이 들려주는 풀꽃들의 새로운 비밀
이동혁 지음 / 이비락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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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 어디까지 알고 있니?』의 저자 이동혁은 식물을 연구하고 기록하며 강의하고 글도 쓴다. 야생화 사진가이자, 풀꽃나무 칼럼니스트이며 국립수목원 현장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21년 동안 꾸준히 식물 공부를 해 온 그의 풀꽃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그가 이 책을 써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앉은 부채'라는 식물 때문이라고 한다.

이른 봄, 벌들이 거의 보이지 않는 시기에 꽃을 피우는 앉은 부채는 어떻게 꽃가루받이를 할까? 내심 궁금했던 저자 이동혁은 앉은부채가 사는 장소를 여러 군데 찾아가서 일일이 관찰하고 기록했다고 한다. 그리고 드디어 답을 찾아냈다. 앉은 부채의 꽃가루받이를 돕는 것은 바로 양봉꿀벌이었던 것이다.

그는 그 후로도 계속 관찰하고 해외의 논문을 찾아보며, 앉은부채에 관한 잘못된 정보와 속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잘못 알려진 자료 중에는 흥미 위주의 내용만을 골라 공상 소설처럼 과장해 청소년용으로 제공하고 있는 것도 있었다고 한다. '앉은 부채' 한 종류의 식물만이 아니라 여러 식물에 대해 잘못된 정보가 사실처럼 인터넷에 떠도는 것을 보며 저자 이동혁은 결심했다고 한다.​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청소년용 책의 필요성이 얼마나 절실한지를!

그래서 그동안 꽃가루받이를 연구하면서

공부한 곤충 이야기, 그리고 열매나 씨의

전파를 연구하면서 공부한

새(조류) 이야기도 이 책에 담기로 했어요.

『풀꽃, 어디까지 알고 있니?』 글, 사진 이동혁, 이비락

책은 4개의 마당으로 구분된다.

첫째 마당 : 산에서 만나는 풀꽃 친구

둘째 마당 : 들에서 만나는 풀꽃 친구

셋째 마당 : 물가와 바닷가에서 만나는 풀꽃 친구

넷째 마당 : 심어 기르는 곳에서 만나는 풀꽃 친구

각 마당에는 12~15개의 풀꽃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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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올 때 피어요

제비꽃 (제비꽃과)

『풀꽃, 어디까지 알고 있니?』 글, 사진 이동혁, 이비락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올 때쯤 피어서

제비꽃이라는 이름이 붙었어요.

여기서 강남은 우리나라 서울 한강의 남쪽이 아니라 중국 양쯔강의 남쪽을 말해요.

『풀꽃, 어디까지 알고 있니?』 글, 사진 이동혁, 이비락

제비꽃에 대한 유래와 제비(새)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전래동화 흥부전에 나오는 새가 제비라는 내용도 수록하고 있다.

제비꽃의 자세한 사진과 설명은 마치 루페로 보고 있는 듯 생생함이 느껴진다. 제비꽃은 어떻게 꽃가루받이를 하는지, 잎의 모양을 어떤지에 대해서도 사진과 글로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라 제비꽃의 쓰임새와 제비꽃을 닮은 친구 '서울제비꽃, 남산제비꽃'에 대한 내용도 있다.

제비꽃의 마지막 장에는 제비와 같이 봄부터 방문하는 여름 철새와 가을이 되면 방문하는 겨울 철새의 차이점에 대해서도 설명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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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 어디까지 알고 있니?』는 21년 동안 식물을 관찰한 전문가가 일반인을 대상으로 알기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려고 한 노력이 보이는 책이다.​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이 책을 통해 식물과 자연에 관심 두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것이에요.

『풀꽃, 어디까지 알고 있니?』 글, 사진 이동혁, 이비락

매년 봄이 되면 이름도 모르는 풀꽃들이 피었다가 지기를 반복한다. 몇 년 전까진 산책을 하면서도 풀꽃들에 관심을 두지 않았었는데, 어느 날인가부터 작은 들꽃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벚꽃도 예쁘지만, 봄이 되면 피는 아주 작은 들꽃도 예쁘고 멋진 모양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풀꽃, 어디까지 알고 있니?』를 읽고 산책길에 나서니 그동안 이름만 알던 꽃들이 새롭게 보이기 시작한다. 꽃의 유래와 이야기를 알고, 그 꽃의 찾아오는 곤충과 새까지 연결을 지으니 혼자 걸어도 전혀 심심하지 않은 풍성한 산책길이 된다.

이 책은 처음부터 읽을 필요는 없다.

내가 아는 꽃을 찾아 그 부분을 먼저 읽고, 또 관심이 있는 풀꽃이 있다면 찾아 읽으면 된다.

책장에 꽂아두고 계절이 바뀔 때마다 혹은 산책에 나서기 전에 잠깐씩 읽어봐도 좋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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