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아이가 함께하는 사춘기 수업 - 방황하는 내 아이 속마음 읽기
정철모.채혜경 지음 / 청년정신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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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아이가 함께하는 사춘기 수업』의 작가 정철모는 24년차 중학교 교사로 근무했었고, 현재는 8년째 교장으로 학생들을 만나고 있는 네 아이의 아빠다.

가슴으로 낳은 셋째 딸의 유별난 사춘기 방황을 겪으며 아버지로서, 교육자로서 한층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고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품을 수 있는 좀 더 넉넉한 가슴이 되었다고 한다.

또 다른 작가 채혜경은 정철모 작가와 부부 사이다. 그녀는 마흔에 늦깎이 교사가 되어 지금까지 학생들을 만나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은 두 부부의 셋째 딸 '별이'에 대한 이야기와 별이와 같은 사춘기를 방황하며 보낸 아이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부모로서 자녀의 사춘기 방황과 비행까지 기록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무엇보다 '별이' 자신의 사춘기가 책으로 만들어진다는 데에는 본인의 의견도 중요했을 것이다.

"별아, 아빠가 너의 사춘기를 글로 쓰려고 하는데, 괜찮겠니?"

"괜찮아. 난 상관없어."

별이의 대답은 내게 마치 "아빠, 나 이제 사춘기 지났어요. 방황은 끝났어요. 이제 과거의 별이가 아니에요."라고 말하는 것처럼 들렸다. p.276 에필로그 중

별이의 허락으로 이 책을 쓰게 됐고, 그래도 염려가 되어 한 꼭지 글을 쓸 때마다 가족에게 보여주고 피드백을 받으며 작가는 이 책을 완성했다고 한다.

책은 5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part1. 방황, 별이 하늘에서 반짝이다

part2. 사춘기, 별이 하늘에서 비추다

part3. 입양, 별을 가슴에 품다

part4. 일기와 편지, 별을 노래하다

part5. 양육, 별을 품고 하늘을 날다

책은 '별이가 마포대교에 갔습니다.'로 시작한다. 고등학교 1학년인 별이 담임선생님으로부터 걸려온 전화는 별이 아빠의 가슴을 심란하게 했다. 강화에 살고 있는 별이 아빠는 부천에 있는 고등학교를 다니느라 혼자 나가서 살던 별이를 일주일 동안 기다렸다. 주말이 되어 집에 온 별이에게 작가는 물었다.

"마포대교엔 왜 간 거니?"

"너무 힘들어서…."

책을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았다. 고등학교 1학년이 왜 타지에서 혼자 생활을 했는지? 딸이 마포대교에 갔었다는 전화를 받았음에도 딸이 집으로 오는 주말까지 어떻게 기다릴 수 있었는지?

이런 궁금증은 책을 읽으며 서서히 해소가 되어갔다.

1,2장에는 별이 이야기와 별이와 같은 사춘기를 심하게 겪은 아이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작가가 극심한 사춘기를 지난 아이들을 만나 인터뷰를 하고, 아이들은 응답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아이들에게 작가는 묻는다.

현재는 어떻게 하고 있나요?

과거에 저질렀던 일에 대해 지금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가족, 친구, 선생님 등 지인들이 어떻게 도와주면 좋을까요?

과거의 자신에게, 부모님께 어떤 말씀을 드리고 싶나요?

더 이상 잘못을 저지르지 말자고 결심한 계기가 있나요?

현재 잘못된 시도를 하는 친구들에게 어떤 말을 해 주고 싶나요?

잘못된 시도를 하는 친구들 부모님에게 어떤 말씀을 드리고 싶나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아이들의 언어로 적혀있다.

별이는 태어난 지 30일 만에 작가 부부의 집으로 입양되었다고 한다. 1,2장에서는 말썽을 부리는 사춘기 딸의 이야기를 다뤘다면, 3장에서는 별이가 어떻게 입양되었는지, 별이의 어린 시절은 어땠는지 그런 별이 때문에 부부는 많은 행복을 느끼며 살았다는 내용이 있다.

3장까지 읽고 나니 작가 부부의 '별이'에 대한 마음이 잘 느껴졌다.

4장은 별이 엄마의 편지로 채워졌다.

푹 쉬고 학교는 네가 가고 싶을 때 가도 돼

6.26(수)

사랑하고 참 소중한 우리 딸!

별아!

네가 무엇을 해서 네가 어떻기 때문이 아닌 그냥 너이기 때문에 소중하고 사랑한다.

때때로 엄마가 화가 나고 속이 상해서 별이를 넘겨짚어서 오해했다면 용서해 줘. 엄마가 많이 부족해서 그래. p.213

학교를 밥 먹듯이 빠지는 아이에게 '나'라면 이런 편지를 쓸 수 있었을까?

마음으로는 '별이'엄마처럼 해야 된다는 것을 알았을 수 있지만, 이렇게 행동으로 옮길 수 있었을까?에 대한 부분은 장담할 수 없다.

작가 부부는 이 시대에 필요한 진정한 어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4장은 별이 엄마의 이야기로, 5장은 별이 아빠의 이야기로 채워졌다.

작가 부부는 이야기한다.

가출과 무단결석, 절도와 자살 시도를 하는 자녀를 둔 부모뿐 아니라 화가 났다고 방문을 쾅 닫고 들어가고 집에서는 방문을 잠그고 휴대폰과 노트북만 하는 평범한 자녀를 둔 부모까지 그 시간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며 버텨내야 한다.

아이가 조금 더디고 헤매더라도 부모는 살아내고 버텨낸 시간을 통해 자녀를 사랑할 수 있는 깊고 넓은 바다가 될 수 있다. p.277

버텨내는 시간 동안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

잊지 못할 상처를 주게 될 말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어른으로 살아간다는 것, 부모의 역할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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