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 서울 거리를 걷고 싶어 특서 청소년문학 35
김영리 지음 / 특별한서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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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리는 제10회 푸른 문학상 미래의 작가 상, 2016년 청소년이 뽑은 청문상, 네이버 지상 최대 공모전 판타지 부분 특선을 수상한 작가다.

『로고』는 2023년 우수 출판 콘텐츠 선정작으로 유전자 조합을 하지 않고 태어난 구형 인간 '인류'와 학대당하던 구형 로봇 '미래'의 이야기다.

세계관이 중요하다.

p.8

이 소설은 세계관이 중요하다는 말로 시작한다.

할아버지와 인류는 같은 영화를 보며 이야기를 나눈다.

할아버지는 인류에게 묻는다.

"이 영화의 주인공이 왜 살아남았는지 아느냐고?"

세계관 때문이지. 저 녀석이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이 보통 사람들과는 다르니까. 그게 주인공인지 아닌지를 결정하고, 끔찍한 재난 속에서 살아남을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를 알려주지." p.9~10

중2, 열다섯인 '인류'는 자신의 세계관을 정립하는 세 가지 질문을 정했다.

로봇을 얼마나 처리했는가.

유전자 조합 인간을 싫어하는가.

왜?

이런 자신의 투철한 세계관으로 살던 '인류'는 며칠 뒤 뜻밖의 녀석 '미래'를 만나며 세계관이 흔들린다.

'미래'는 지하 공사를 하기 위해 만들어졌던 구형 로봇이다. '미래'는 자신을 입양했던 엄마의 학대를 피해 '인류'의 할아버지가 하는 공장에 숨어들었다가 그곳에 있던 토막 난 로봇을 훔쳐 땅에 묻는다.

토막 난 로봇이 있다고 신고 센터에 연락을 했던 '인류'는 사라진 로봇 때문에 공장이 손해를 볼 수도 있다는 사실에 분노하고, 로봇을 찾기 위해 공장에 CCTV를 설치한다. 며칠 뒤 인류는 CCTV를 통해 공장으로 숨어들어오는 '미래'를 보게 되고, 공장으로 얼른 뛰어가 구형 로봇과 마주한다.

구형 로봇의 정체를 알고 싶던 '인류'는 로봇의 일련번호가 불로 지저 져 확인이 불가능한 것을 발견한다. 로봇은 스스로 일련번호를 지울 수 없게 프로그래밍되어 있기 때문에 어떻게 된 일인지 궁금했던 인류는 공장 사람들을 피해 구형 로봇 '미래'를 집으로 데리고 왔다.

인류가 훔쳐 간 로봇을 어떻게 했냐고 묻자, 미래는 땅에 묻었다고 한다.

토막 난 로봇은 깨어 있는 동안 충분히 아팠을 테니 더 이상은 재활용되지 말라고 땅에 묻어줬다고 했다.

인류와 미래는 묻은 곳에 가서 로봇 잔해를 수거했다.

돌아오는 길에 '미래'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인류'에게 자신을 입양해 달라고 한다.

하지만, 로봇을 싫어하는 '인류'는 단칼에 거절한다. 입양은 거절은 했지만, 인류의 마음 한구석엔 미안함이 자리 잡았다.

"너는 여기 계속 숨어 있을 수 있어. 네가 이 창고가 좋다면 그렇게 해.

하지만 그게 아니면……."

"아니면?"

나는 몸을 낮춰서 로봇과 눈을 맞추며 말했다.

"밖으로 세상 보러 가자. 같이." p.73~74

'가우디'와 같은 건축가를 꿈꾸는 인류는 특별 고등학교 건축과에 지원하기 위해 서울 탐방 영상을 찍기로 했는데, 그 영상을 '미래'와 함께 찍기로 한다.

그것은 아주 큰 모험이었다.

도시 미관 법에 따라 구형 로봇은 서울 거리를 활보할 수 없었기 때문에….

'미래'도 꿈이 있었다.

"서울 지하 터널에서 공사할 때부터요. 저도 언젠가 꼭 지상으로 올라가서 사람들처럼 걷고 싶었어요." p.87

'미래'와 '인류'는 각자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서울 탐방에 나선다.

서울 탐방에서 '인류'는 의문을 갖고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오래된 궁궐은 어떻게든 보존하면서, 구형 로봇은 폐기되어야 하는 현실이 씁쓸했다. 남길 것과 사라질 것을 정하는 것은 대체 누구일까. p.112

"만약 로봇처럼 인간도 구형과 신식으로 나뉜다면, 생체 실험을 해도 되는 인간과 보호할 인간으로 나누겠지. 보호할 인간과 보호할 가치가 없는 인간. 대체 그걸 누가 결정하는 건데?" p.137

우리는 매 순간 선택을 하며 산다. '인류'를 낳은 엄마와 아빠도 그랬다. 유전자 조합 인간을 싫어했던 인류의 엄마, 좋은 유전자만을 물러주고 싶었던 인류의 아빠.

그 둘 사이에서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유전자 조작을 하지 않겠다는 엄마의 선택으로 태어난 '인류'.

어떤 것이 맞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인류'는 꿈꾸고 있다.

내가 꿈꾸는 도시는 구형 로봇과 새로운 로봇이 인간과 함께 공존하는 도시다. p.188

『로고』는 남길 것과 사라질 것에 대한 결정, 공존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던지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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