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펜하이머 아트북 : 크리스토퍼 놀란의 폭발적인 원자력 시대 스릴러
제이다 유안 지음, 김민성 옮김, 크리스토퍼 놀란 서문 / 아르누보 / 202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펜하이머 아트북』의 저자 제이다 유안은 <워싱턴 포스트>지의 특별 기사 전문 기고가다.

뉴멕시코 로스엘리모스에서 태어나 예술가와 핵물리학자 친지들을 두었으며, 현재는 뉴욕 브루클린과 워싱턴 D.C에 살고 있다.


나는 J.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삶이야말로 실로 극적이고 역설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오펜하이머와 그 동료 과학자들이 진행했던 트리니티 실험에서 하마터면 그들의 '가젯(장비)'이 대기권을 연소시켜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를 말살시킬 뻔했다는 사실조차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을 몇 년 전 처음 듣게 되면서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p.7

크리스토퍼 놀란 서문 중


책은 크리스토퍼 놀란의 서문으로 시작한다.


놀란 감독의 전작 <테넷>의 주연 배우 중 한 명인 로버트 패틴슨은 촬영이 끝났을 때 놀란에게 오펜하이머의 연설집 한 권을 선물했다고 한다.

놀란의 모든 장편 영화의 파트너 프로듀서이자 배우자인 에마 토머스는 놀란 감독과 오펜하이머 사이에서 직접적인 유사점을 발견했다고 한다.


"놀란과 오펜하이머, 둘 사이의 직접적인 유사점은 무엇일까?"


오펜하이머는 위대한 발상가였지만 수학 실력은 시원찮기로 악명이 높았다. 맨해튼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것은 오펜하이머 한 명의 덕이 아니라 뛰어난 지성들을 한데 모았던 덕분이라고 한다.


감독이 하는 일도 이와 비슷하다. 서로 다른 인재들을 한데 모아 감독의 비전에 부합하는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이 영화감독이 하는 일이다. 이렇게 보면 둘은 참 닮았다.

놀란은 보통 자기가 보고 싶은 영화를 만들고 싶어 했고, 본인 취향과는 맞지 않는 실제 인물의 재미없고 지루한 전기 영화를 만들고 싶어 하진 않았다고 한다.


그런 크리스토퍼 놀란의 마음을 바꾼 것은 2006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카이 버드와 마틴 J. 셔원의 오펜하이머 평전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를 읽고 나서였다고 한다.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를 읽고 나서 놀란은 오펜하이머 전기 영화 제작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2005년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가 출간되면서 저자 카이 버드와 마틴 J. 셔원은 주축이 되어 1954년 집행된 ACE의 오펜하이머 보안 인가 말소 조치 판결 철회를 촉구하기 시작했다.


몇 년 동안 정치적 압박을 가하던 버드는 2021년 3월 로스엘러모스의 <오펜하이머> 세트를 방문하던 중, 로스엘러모스 국립 연구소 소장인 토머스 메이슨을 만나면서 돌파구를 찾게 된다.


그리고 다음 해 2022년 12월 16일. 미국 에너지부에서 1954년 집행된 ACE 오펜하이머 보안 인가 말소 조치를 취소했다는 소식이 들여왔다.


놀란 감독은 2021년 9월 만족스러운 각본을 완성한 놀란은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의 원작자 카이 버드와 마틴 셔원을 초대했다.


그런데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 저술에 25년을 투자했던 마틴 셔원은 그 자리에 올 수 없었다. 2년 전 소세포 폐암을 진단 받았고, 이미 여러 치료법이 실패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버드는 놀란과 만난 후 셔원에게 자신이 보고 들은 모든 걸 이야기해주었고, 2021년 10월 6일, 셔원을 세상을 떠났다.


2021년 10월 6일은 놀란 감독이 <오펜하이머>를 차기작으로 발표하고 2023년 7월 21일에 개봉할 것이라 알리는 공식 보도자료를 배포할 예정이었다.

셔원의 부고에 놀란은 보도자료 배포를 보류하고, 이 비보를 함께 전해도 될지 셔원의 가족과 버드의 허가를 받으려 이틀을 기다렸다. 결국 보도자료에는 셔원의 부고가 함께 실렸다.


『오펜하이머 아트북』은 놀란 감독이 이 영화를 어떻게 찍게 되었는지 어떤 방법으로 찍었는지에 대해 상세하게 나와있다.


촬영 현장 사진과 콘셉트, 연구 자료 등을 볼 수 있다. 뉴멕시코의 사막에 실제 사이즈로 지어진 로스엘러모스 세트장의 설계도와 건설 과정부터 다양한 에피소드와 배우들의 인터뷰까지 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많은 내용이 담겨 있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과거의 실제 사진이 있다는 것이다.


"이 영화의 목표는 이 과학자들이

매우, 매우 혁신적인 발견을 해냈으며 그로 인해

매우, 매우 끔찍한 후폭풍이 초래되었다는 걸

관객들에게 전달하는 겁니다."

크리스토퍼 놀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