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승생오름, 자연을 걷다
김은미 외 지음, 송유진 그림 / 교보문고(단행본)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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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미 작가는 현재 제주자연생태공원 소장으로 재직 중이며, 제주야생동물연구센터장을 역임하였다.


송관필 작가는 현재 제주생물자원(주) 대표이사를 역임하고 있으며, 제주테크노파크 생물종다양성연구소 선임 연구원으로 재직했었다.


안웅산 작가는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 학예연구사로 재직 중이고, 한라산 지질도 구축 등 화산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조미영 작가는 여행작가이자 칼럼니스트로,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이사를 역임하고 있다.


『어승생 오름, 자연의 걷다』는 지질·식물·동물학자와 여행작가가 함께 오르고 기록한 제주의 기록으로 재단법인 이니스프리모음재단의 연구비를 지원받아 만들어졌다.


제주를 대표할 만한 오름을 정하기 위한 회의 자리에서 모두가 가리킨 오름이 어승생 오름이다. 지질, 식물, 동물, 인문 모든 분야에서 제주의 오름을 가장 잘 보여 줄 수 있는 오름이라는 것에 모두가 공감했다. p.251(에필로그)


책은 총 5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섬 이야기

오름 이야기

식물 이야기

동물 이야기

아흔아홉 골짜기만큼의 이야기들


제주 지질 연구는 지금으로부터 약 100년 전인 일제강점기에 시작됐다. 그리고 1931년에 최초의 제주 지질도가 만들어진다. p.31


우리나라 섬, 제주의 지질 연구가 일본의 지질학자 하라구치 구만에 의해 먼저 시작되었다니…. 안타깝다.


우리 학자들에 의해 본격적으로 제주 지질에 대한 연구가 시작된 건 1960년대 들어서라고 한다. 하지만 그때 이루어진 연구는 제주 물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한 기초 조사 차원이었다. 1970년대 중반에 이르러 지질학자 원종관 교수 등의 연구팀이 제주 형성 과정을 조사해 발표했고, 1980년대 중반에 드디어 오름의 화산 분출 시기를 수치화한 연대로 측정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본격적인 지질 연구가 시작된 건 2000년대부터라고 한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먹는 물 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본격적인 지하수 연구가 시작됐다고 한다.


1장에서는 제주와 제주의 오름들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지질학적 측면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어승생 오름의 높이는 무려 해발 1,169미터. 한라산과의 차이가 겨우 781미터인 데다가 북한산이 해발 약 836미터인 점까지 고려하면 얼마나 높은지 대략 가늠이 될 것이다.

한라산과 나란히 있으면서 한라산보다는 작은 어승생 오름은 사실 엄밀히 말하면 한라산의 형뻘이다.

어승생 오름이 한라산보다 먼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p.64


2장에서는 많은 오름중에 왜 어승생 오름을 택하게 되었는지, 어승생 오름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어승생 오름과 어승생 오름에서 내려다볼 수 있는 장면을 사진으로 담아놓아 어승생 오름에 한 번은 올라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3장과 4장에서는 어승생 오름에서 볼 수 있는 식물과 동물에 대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담아놓았다.


이처럼 험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 나무들이 있는가 하면 어승생 오름에는 바위 위에서 자라 신비로움을 더하는 나무도 있다. 바로 일본과 제주에서만 자라는 식물로 알려진 섬개벚나무(107쪽)다. p.108


섬개벚나무의 사진은 어승생 오름에 신비로움을 더한다.


동물 이야기는 새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새를 좋아하고 탐조를 다니는 나는 이 부분이 가장 잘 읽혔다.


5장은 아흔아홉 골짜기만큼의 이야기들이 나오는데, 제주의 아픈 역사를 담고 있다.


어승생 오름의 매력을 하나만 꼽자면 풍경이라고 한다. 제주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는 건 어승생 오름의 최고의 장점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런 최고의 장점 때문에 군사작전에 이용되었다.


1945년 2월 9일 일본방위총사령관은 미군과의 본토 결전에 대비해 일곱 개의 방어전선을 만들고 담당 부대를 재편해 육·해군 결전 작전을 준비한다. 이른바 '결호 작전'이다.

- 중략 -

그리고 결 7호 제주를 중심으로 한 남한이었다. 결 7호가 유일하게 일본 본토가 아닌 제주에 있었다. p.218


전쟁을 하는 건 일본인데 연합군과의 전투에 제주가 전쟁터가 되었다니….


이뿐만이 아니다. 제주의 가슴 아픈 사연은 해방 후에도 일어난다. 제주 4·3사건의 발발 초기 무장대들이 어승생 오름 인근에서 훈련한 것을 추정할 수 있다고 한다.


그동안 제주는 아름다운 섬으로 오름은 자연경관을 느끼며 걷기 운동을 하는 곳으로만 생각했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제주가 좀 다르게 느껴졌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제주를 대표할 만한 오름으로 선정된 어승생 오름.


이 책을 보기 전까지 이름도 들어보지 못했던 어승생 오름이었지만, 책을 읽으며 자연사, 문화사를 알게 되니 한 번은 꼭 가보고 싶은 곳이 되어버렸다. 이 책을 읽고 어승생 오름에 오르는 사람들은 '자연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하며 어승생 오름은 느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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