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를 위한 논어 - 두 번째 인생을 준비하는 지혜의 말 100가지
사이토 다카시 지음, 김윤경 옮김 / 타인의사유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의 작가 사이토 다카시는 메이지대학교 문학부 교수이다.

예순 살의 고개를 넘을 무렵이 되면 그동안 보았던 것과는 다른 풍경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면서 멈춰 서게 됐을 때, 나는 <논어>를 읽어 보기를 권한다. p.5 머리말 중

작가는 60대가 되면서 그전과는 마음 상태가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경쟁 속에 오르막길만을 오르면 시절에서 벗어나 60대가 되면 올라가야 할 길이 사라진 듯 느껴진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어깨의 힘을 빼고, 여유를 갖는 것이다.

인생에서 모든 것을 빽빽하게 그려 넣지 않아도 좋다는 여백의 감각이 필요하고, 그런 정신의 여백을 갖기 위해선 <논어>의 명언을 읽어볼 것을 독자에게 권한다.

작가는 <논어>에 나오는 말 중 60대에게 도움이 될 만한 내용으로 구성했다.

1장. 굳은 머리와 마음을 부드럽게 하는 가르침

2장.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잡기 위한 가르침

3장. 존경받는 어른이 되기 위한 가르침

4장. 세대를 넘어 세상과 소통하기 위한 가르침

5장. 행복한 군자가 되기 위해 알아야 할 가르침

각 장은 10개의 이야기로 풀어놓았다.

목차만을 봤을 때 가장 읽고 싶었던 부분은 3장. '존경받는 어른이 되기 위한 가르침'이었다.

감정적인 마음은 예로 다스린다. 옹야편 25장

군자박학어문 약지이례

역가이불반의부

군자는 널리 글을 읽고 예로써 자신을 다스린다. 그렇게 하면 도에서 벗어나는 일은 없다. p.46

공자는 유난히 예를 지켜야 한다는 말을 강조했다.

주위를 둘러보면 예순 살 전후부터 '툭하면 화를 내는 사람'과 '차분하고 온화한 사람' 이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쉽게 화를 내는 노인이 되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이때 중요한 것이 바로 예를 갖추는 일이다. p.48

나이가 들수록 남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자신이 할 말만 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지하철에서 자리를 양보하지 않는 경우 어르신들 중에는 "요즘 애들은 예의가 없어."라는 말을 하는 경우가 있다. 모든 어르신이 그런 건 아니지만, 같은 나이대의 사람이 보기에도 민망할 정도의 심한 말을 하는 경우가 있다.

앉아있는 사람이 어르신을 보지 못했을 수도 있고, 너무 피곤해서 또는 아파서 일어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어쩌면 일어날 타이밍을 놓쳐서 불편한 마음으로 그냥 앉아있을 수도 있다.

요즘 애들이 예의가 없을 수도 있지만, 현실에서는 고령자들이 상식을 벗어나 억지를 쓰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럴 수 있는 것은 연장자에게 큰 소리를 내거나 주의를 주는 사람은 별로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모르겠지만 점점 더 거리낌 없이 함부로 행동하는 고령자들도 있다.

이런 '폭주 노인'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진지하게 '예'와 마주해야 한다고 이 책에서는 이야기한다.

60대에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으로써 '예'는 반드시 필요하다.

가장 무서운 적은 집착과 완고함 자한편 4장

자절사 무의 무필 무고 무아

공자에게는 네 가지가 없다. 사사로운 뜻이 없고, 무조건 해야 한다는 고집이 없으며, 한 가지 일에 집착함이 없고, 자신만을 내세우는 이기심이 없다. p.104

'意(뜻의)', '必(반드시 필)', '固(굳을 고)', '我(나 아)' 이 네 글자는 완고한 고령자의 특징을 예리하게 지적한다.

고집스럽고, 완고하고, 자기 생각만 내세우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이런 고집불통의 노인이 되면 안 되겠다.'라는 생각을 참 많이 한다.

생애 주기별 특징을 다룬 수업을 들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 강사가 우스운 소리로 이런 말을 했다.

"고령자와 유아의 특징은 거의 같습니다. 단 차이점이 있다면, 유아는 추억이 없고, 고령자는 추억이 있다는 것 그것 하나입니다."

강사는 웃으라고 이야기했다고 했지만, 전혀 그렇게 들리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나이가 든다는 것과 어른이 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것을 느껴서일까?

언젠가부터 제대로 된 어른으로 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꼰대가 되어가는 나를 느끼면서 앞으로는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강해지는 순간에 이 책을 만났다.

"예순, 군자가 되어라!"

꿈꾸는 예순에게 논어가 건네는 말

나에게는 엄격하게,

타인에게는 관대하게 위령공편 14장

궁자후이박책어인 즉원원의

자신의 잘못에는 엄격하고 타인의 잘못에는 관대하라. 그러면 남에게 원망을 들을 일이 없다. p.142

평소 나는 자신에게는 한없이 관대하고, 타인에게는 엄격한 잣대로 비판을 하곤 했다.

그런데 책에서는 반대로 하라고 이야기한다.

청년층을 엄하게 지도하는 역할은 40~50대에게 맡기고 자신은 될 수 있는 한 관대해야 한다고 한다. 어느 정도 지긋한 나이가 되어서도 청년층에게 핏대를 세운다거나 무슨 문제가 일어났을 때 책임을 회피하는 행동은 그다지 보기 좋은 모습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 행동은 어른의 행동이 아니라는 것이다.

<논어>에 나오는 말을 알기 쉽게 풀어 해석한 것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예를 들어 설명하는 부분에서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았다.

꼭 60대가 아니더라도 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은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것이 많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