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옳다는 착각 - 내 편 편향이 초래하는 파국의 심리학
크리스토퍼 J. 퍼거슨 지음, 김희봉 옮김 / 선순환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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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옳다는 착각』은 책 제목과 표지가 내 눈길을 확 사로잡았다. 강렬한 노란색 표지도 그랬지만, 캐릭터가 더 이상 남의 이야기는 듣지 않겠다는 결연한 표정으로 귀를 꽉 막고 있는 것이 제목과 너무 잘 어울린다.


지은이 크리스토퍼 J. 퍼거슨은 미국 플로리다에 있는 스텟슨대학교의 심리학 교수다. 퍼거슨은 범죄와 폭력, 반사회적 행동을 주로 연구하고 있다. 폭력적인 비디오게임, 미디어 속 섹스, 자살을 주제로 한 미디어 등 미디어가 시청자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다양한 연구를 하고 책을 내기도 했다.


책은 파국, 화장지가 금값, 당황하지 말 것, 핵 공포, 하늘의 공포, 학교 총격, 인종차별적 계산, 상어가 뛴다, 불이야, 문 앞의 야만인, 이성의 종말, 모든 것은 파국으로 끝나는가? 이렇게 폭력, 살인, 테러, 전쟁에 대한 이야기, 총 12개의 장으로 이루어졌다.


우리가 이렇게 살아온 밑바탕에는 소통의 부제와 나만 옳다는 착각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불통과 오만이 낳은 결과가 많은 사건, 사고를 일으켰다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자신이 이성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세계를 인지하고 이를 바탕으로 내가 내리는 결정은 객관적이고 데이터에 기초한다. 내가 한 행동으로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면, 나는 곧바로 행동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비이성적이고, 감정적이며, 재난 앞에서 계속 실수를 저질러대는 사람도 있지만, 분명히 나는 아니다. p.11


나도 그렇지만, 내 주변에서도 같은 경우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술이 몸에 해롭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나는 언제고 마음만 먹으면 술을 끊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그렇다.

나는 아직 술을 끊을 결심을 하지 않았을 뿐,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단주를 할 수 있다고 머릿속으로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생각한다. 음주운전, 음주로 인한 간암과 치매 등은 나와는 분명히 거리가 멀 것이라고…. 그냥 그렇게 나 자신을 안심시키곤 한다.


이렇게 글로 적고 보니 나도 큰 착각 속에 살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다른 사람의 잘못이 더 잘 보이는 이유는 우리가 그 일에 감정적으로 매달리지 않기 때문이다. p.11


인간은 공포, 분노, 낙담과 같은 감정이 생기면 판단력이 흐려진다. 나 자신의 일은 감정적이 되기 쉽기 때문에 자신의 실수를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다른 사람의 잘못을 볼 때 우리는 감정을 섞지 않고 보기 때문에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고 작가는 이야기한다.


1장에서는 재앙이 닥쳤을 때 인지 편향에 대한 설명이 주를 이룬다. 과잉 일반화, 파국화, 독심술, 이분법적 사고, 개인화, 반박 불가능, 정서적 예측, 탓하기 총 8개로 나눠 설명하고 있다.


『나만 옳다는 착각』은 위와 같은 방법으로 우리가 갖고 있는 착각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책의 마지막 11, 12장에서는 이런 세상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작가는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놓았다.


※ 개인으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경청한다, 무엇으로 반박할 수 있는지 묻는다, 데이터가 도움이 된다, 인내심을 가져라, 물러설 때를 알아야 한다.


※ 사회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리더의 나쁜 행동에 대한 보상을 중단한다, 우리의 과학 및 학술 기관은 개혁이 필요하다, 사회적 제도를 발전시켜야 한다.


작가의 명확한 생각을 정리해 놓은 부분에서 충분히 공감이 가는 내용도 있었지만, 그렇지 못한 부분도 있었다.


우리가 고칠 수 있다!

한 가지 좋은 소식은 사람들이 실수하는 이유를 이해하도록 도울 수 있으면 앞으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도울 수도 있다는 것이다. p.330


작가는 희망적인 내용으로 책을 마무리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나이만 먹는다고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가끔 하게 된다.


책을 읽으며 어떤 상황이 닥쳤을 때 결정을 내리는 결정권자도 사람이기 때문에 실수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느꼈다.


사람은 실수는 할 수 있지만,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선 실수하는 이유를 찾고, 이유를 이해하도록 서로 돕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나만의 생각에서 벗어나 세상에 대해 관심을 갖고, 소통하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독자에게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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