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스강의 작은 서점
프리다 쉬베크 지음, 심연희 옮김 / 열림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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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프리다 쉬베크는 1980년 스웨덴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작가를 꿈꾸었고, 블로그를 통해 글을 쓰다가 2011년 발표한 첫 소설 『샬롯 하셀』이 큰 사랑을 받으며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템스강의 작은 서점』은 한국에 처음 소개된 프리다 쉬베크의 장편소설이다. 이 책은 영어와 독일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인 심연희에 의해 번역되었다.

템스강이 보이는 리버사이드 드라이브 187번지에서 30년 넘게 책방을 운영하던 사라의 죽음으로 소설은 시작된다. 스웨덴에서 자신의 회사를 운영하던 샬로테는 어느 날 영국 변호사에게서 전화를 한 통 받는다. 변호사는 샬로테를 영국으로 부른다. 이유는 이모 사라가 샬로테에게 서점을 물려주었기 때문이다. 태어나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이모가 런던 한가운데에 있는 서점을 물려주었다는 소식에 얼떨떨했지만, 상속에 관해서는 본인이 아니면 처리할 수 없기 때문에 꼭 영국에 가야 했다.

영국에 도착했을 때 샬로테는 하루라도 빨리 상속 절차를 마치고, 스웨덴으로 돌아가려고 했다. 하지만, 서점에 들어서는 순간 마르티니크가 너무도 반갑게 그녀를 맞이했고, 샬로테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점점 서점의 매력에 빠져들게 된다.

이곳에 머무는 동안 샬로테는 사라 이모가 살던 서점 2층에 머물며 이모가 왜 자신에게 이 서점을 물려주었는지 이유를 찾는다. 이모의 집에 들어선 순간 자신의 엄마와 이모, 그리고 한 남자가 같이 찍은 사진을 보게 된다.

"왜? 엄마는 내게 이모가 있단 이야기를 하지 않았을까?"

물어보고 싶었지만, 엄마는 몇 해 전 돌아가신 뒤였다.

이모의 집을 정리하며 샬로테는 궁금증을 풀어가기 시작하고, 책의 마지막에는 모든 비밀이 밝혀진다.

마르티니크는 눈가를 훔쳤다. 샬로테는 아직 자신이 준 책에 대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쩌면 지금 또 새로운 책을 추천해 주어야 할까? 샬로테는 자신이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 아니라고 했지만, 마르티니크가 보기에 그 말은 그냥 핑계였다.

누구든 자신에게 맞는 책을 손에 드는 순간 독자가 되는 법이니까. p.236

책을 읽다 보면 동네 작은 서점의 장점을 알 수 있다.

주인공 샬로테를 도와주는 주변 인물로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마르티니크의 성장 이야기도 이 소설을 읽는 재미 중 하나다.

거절을 못 해서 이렇게 또 스트레스를 받는구나. p.125

자신은 어떻게든 좋은 엄마가 되고 싶었지만, 아이들은 날 이렇게 키워주면 된다는 설명서를 달고 태어나는 게 아니었다. 그래서 마르티니크는 아무리 노력해도 잘못을 저지르기만 하는 기분이었다. p.126

마르티니크는 다른 사람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서 스트레스를 받는다. 딸과 동생은 마르티니크에게 처음엔 부탁을 했지만, 어느 순간 부탁이 아닌 당연히 마르티니크가 해야 하는 걸로 생각하게 된다. 거절하고 싶지만, 입 밖으로 '아니, 안 돼."라는 말을 하지 못하는 마르티니크….

마르티니크가 소설 속에서 거절의 말을 했을 때, 독자로써 통쾌함이 느껴졌다.

『템스강의 작은 서점』은 극적인 반전이나 역동적인 부분은 찾기 힘들지만, 우리 삶 속에서 일어날 수 있는 잔잔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소설이다.

한정적인 공간인 서점과 몇 명 되지 않는 인물들이 전부인데, 600쪽이 넘는 이 책을 읽는 동안 지루함을 한 번도 느끼지 못했다.

잔잔한 영화 한 편을 본 듯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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