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공룡 둘리가 원작인 『둘리, 고길동을 부탁해』는 2023년 5월 시작한 영화 《아기공룡 둘리 : 얼음 별 대모험 리마스터링》 개봉 기념 에디션으로 나온 책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만화 아기공룡 둘리의 원작가는 김수정이다. 김수정은 1983년 만화 잡지를 통해 『아기공룡 둘리』를 탄생시켰고, 한국만화가협회장을 역임하였다.
둘리가 탄생한지 40년 만에 영화로 나오게 되어 어른이 된 내게 어린 시절을 추억하게 했는데, 『둘리, 고길동을 부탁해』라는 책은 중년이 넘은 내게 마음의 위로를 줬다.
"혼자 힘내지 말고 함께 힘내요."
둘리는 1983년 홀로 한국(서울)에 도착했다. 눈을 떠보니 엄마도 없고 낯선 곳에 도착한 것이다. 하지만, 특유의 친화력으로 정겨운 친구들과 함께 지구에서 살아간다.
어릴 때는 참 별로라고 생각했던 캐릭터, 고길동. 하지만 내가 중년이 되니 고길동은 진정한 휴머니스트라는 생각이 든다.
고길동은 둘리 하나도 감당하기 힘든데, 또치와 도우너까지 먹여 살려야 할 식구가 자꾸 늘어난다. 둘리와 친구들이 나가라고 순순히 나갈 녀석들도 아니고, 고길동은 화를 주체할 수 없어 두 손으로 자신의 가슴을 친다.
그걸 본 도우너가 둘리에게 이야기한다.
"저러다가 길동이 미치겠다."
이 장면에서 둘리의 말이 정말 가슴에 와닿았다.
"생각 안 해도 될 걸 생각하고, 화내고, 생각하고, 화내고…."
그 옆에 있던 또치가 이야기한다.
"좋은 기억들은 남겨두고, 나쁜 기억들만 싹 지워버릴 수 있는 요술 지우개 같은 게 있으면 좋을 텐데…."
작가 김미조는 위의 만화 내용을 보고 이렇게 글을 썼다.